'5선 의원' 출신 추미애 법무장관, 싸우러 왔나
"그래서 어쨌다는 것이냐"며 스스로 답변 중단하기도
"질문이십니까?"
"그래서 어쨌다는 것이냐"
"난리는 제가 한 게 아니고 의원이 인과관계가 성립되는 질문을 해야죠"
"여자인 법무부장관은 '수명자' 쓰면 안된다고 하면서 박원순 시장 피해자는 그렇게 안타까워하느냐"
추미애 장관이 대정부질문 첫 날인 22일 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다 '버럭'하며 쏟아낸 답변들이다.
추 장관은 이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한 입장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긴장 관계 △법무부 입장문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 사전 유출된 경위 등을 묻는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문에 화를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추 장관의 '1차 버럭'은 아들에 대한 언급이 나온 직후였다.
김 의원이 "아들 문제에 대해선 '내 아들 건들지 말라'고 아주 세게 말하던데 (고 박원순 전 시장) 2차 가해자들한테도 아들처럼 강력 대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추 장관은 "제 아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 바람직하지 않다"고 소리치며 "질문에도 금도가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불화와 관련해 추 장관이 초선의원 시절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법안 발의에 참여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랬던 분이 지금은 검찰총장을 겁박하고 있다"고 하자 추 장관은 '버럭'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추 장관은 김 의원을 노려보며 "질문이냐"고 반문한 뒤 "검찰총장이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침해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직무상 지도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최강욱 대표와 법무부 알림을 사전 공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면서는 두 사람 사이의 긴장감이 완전히 폭발했다.
김 의원은 최강욱 대표가 페이스북에 '수명자'라는 단어가 들어간 법무부 입장문 초안을 올렸다가 논란이 된 사안을 지적하며, 최 대표가 법무부 입장문 초안 작성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 대표는 해당 표현을 자주 쓴 반면 추 장관은 그동안 발언에서 '수명자'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법률 용어다. 법전에 있는 말이다", "그래서 어쨌다는 것이냐"며 강력 반발했다. 추 장관의 이러한 태도에 의원석에서는 "싸우러 왔느냐", "국회의원이 우습냐"하는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추 의원은 대정문질문 자리가 '싫은 소리'를 듣는 자리라는 지적에도 "싫은 소리를 들을 자세는 돼 있는데 정확한 근거를 제시해야지, 모욕적 단어나 망신주기 위한 표현은 삼가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재차 "최강욱이 작성에 관여했다는 의심이 있어서 물어보는 것인데 왜 난리냐"고 했고 추 장관은 "난리는 제가 한 게 아니고, 의원이 논리적으로 인과관계가 성립되는 질문을 해야한다"고 맞받았다.
김 의원은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는 것이냐고 읊조렸고, 추 장관은 "여자인 법무장관은 '수명자'라는 용어를 쓰면 안 된다고 하면서 박원순 시장에 대한 피해자는 그렇게 안타까워하고, 제 아들 신상까지 결부시켜 질문을 하니까 제가 오늘 질문이 연결이 잘 안 돼서 죄송하지만 이 정도밖에 답변 못함을 양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한 뒤 자리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