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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역행하는 음반시장①] 음반 판매량, 5년새 3배 ‘껑충’


입력 2020.08.01 09:46 수정 2020.08.01 09:47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2015년 이후 국내 음반시장 꾸준한 성장세

올해 음반 판매량 3000만장 돌파 예상

ⓒ픽사베이 ⓒ픽사베이

중학교 시절, 거리를 걷다보면 시선을 압도하는 가게가 있었다. 가게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통유리를 뚫고 오묘한 빛을 뿜어내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바로 레코드 가게다. 내부에 설치된 특유의 조명을 받은 CD는 그야 말로 동경의 대상이었다. 잡음도 없고, 노래도 많이 담기고, 게다가 크기까지 작은 이 CD는 레코드, 카세트를 압도하며 음반시장 최대의 호황기를 이끌었다.


‘음반시장 황금기’로 불리는 1990년대에는 음반 100만 장을 파는 밀리언셀러 가수를 찾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수많은 명곡들이 쏟아져 나왔고, 다양한 장르와 가수들이 존재했던 시기다.


하지만 MP3 음원으로 시장의 주 플랫폼이 바뀌고 불법 복제가 이어지면서 2000년을 기점으로 음반시장은 큰 폭으로 추락했다. 혹자는 축소를 넘어 오프라인 시장 자체가 완전히 붕괴된 수준이라고 평했다.


2000년부터 시작된 음반 시장의 불황을 ‘붕괴’로 봐도 크게 무리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당시 4000억원 수준이었던 오프라인 음반시장이 2005년에는 1000억원 이하로 추락했고, 그 틈을 온라인 음반시장이 메꾸는 식으로 음악시장이 재편됐다.


이 당시 가수들은 CD를 내면서도 “기둥뿌리를 뽑아 만들었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했다. 제작비용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익 때문이었다. 이런 가수들의 발언은 그 시절 시장의 붕괴를 확인시켜줬다.


그런데 최근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21세기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는 세계 음반 시장에서 2015년을 기점으로 국내 음반 시장이 성장세로 돌아서고, 그 이후로 매해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가온차트 집계에 따르면 연간 앨범 판매량(상위 400위 합계)은 2015년 838만 여 장이던 것이 2016년 약 1081만 장으로 1000만 장을 돌파했고, 2017년에는 1690만장, 2018년에는 2300만장에 근접한 수치를 기록하면서 단 2년 만에 2배가 훌쩍 넘는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또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8%가량 성장한 2400만 장에 달했다.


올해는 성장세를 탄 음반 판매량에 날개를 단 시기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앨범 판매량만 봐도 전년 대비 40%가량이 증가하면서다. 가온차트 집계에 따르면 1~26주차(2019년 12월 29일~2020년 6월 27일) 상위 400위권 앨범 판매량은 1808만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판매량 1293만장에 비해 39.8%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2509만장)의 70%에 달해 올해는 3000만장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가온차트가 2010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 기록이다. 반면 음원 이용량을 살펴보면 지난 1~5월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온차트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은 “음원 시장이 하락한 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위협에 따른 재택근무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출퇴근 시 음악을 집중 소비하는 루틴이 깨지면서 나타난 결과의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피지컬 앨범 시장엔 코로나19의 영향이 없는 것에 대해 “앨범 시장이 팬덤이 주도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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