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래일리 향기’ 스트레일리, 8위 롯데 암울한 현실


입력 2020.08.01 14:53 수정 2020.08.01 18:02        이용선 객원기자

‘리그 최고 투수’ 스트레일리, 고작 5승 뿐

지난해 레일리-올해 스트레일리, 득점 지원 못 받아

1.95의 평균자책점에도 5승에 그치고 있는 롯데 스트레일리 ⓒ 롯데 자이언츠 1.95의 평균자책점에도 5승에 그치고 있는 롯데 스트레일리 ⓒ 롯데 자이언츠

8위 롯데 자이언츠가 좀처럼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달 31일 안방 사직구장에서 KIA 타이거즈와 경기를 치렀다. 이날 경기에 앞서 5위였던 KIA에 승리하면 롯데는 34승 34패 승률 0.500을 달성하며 승차를 3경기 차까지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롯데는 에이스 스트레일리가 선발 등판한 이날 경기에서 한 번도 리드를 잡지 못하고 2-3으로 패했다.


이로써 롯데는 33승 35패 승률 0.485로 8위에 머물렀다. 5위 LG 트윈스에는 벌써 4.5경기 차로 처져 있다.


롯데 선발 스트레일리는 6이닝 6피안타 2사사구 10탈삼진 3실점(2자책)의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호투에도 패전 투수가 됐다. 그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롯데 타선은 한 점의 득점도 지원하지 못했고 치명적인 수비 실책으로 부담만 떠안겼다.


스트레일리는 16경기에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1.95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529로 압도적인 투구 내용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리그 평균자책점 2위이며 탈삼진은 107개로 리그 1위다. 101.2이닝을 던져 소화 이닝은 리그 2위로 이닝 이터의 면모도 과시하고 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4.53으로 리그 투수 중 역시 1위다. 리그 최고의 선발 에이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 스트레일리 2020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롯데 스트레일리 2020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하지만 스트레일리에 대한 롯데 타선의 득점 지원은 고작 2.92로 3점이 채 되지 않는다. 규정 이닝을 채운 26명의 투수 중 최저다. 롯데 타선의 경기 당 평균 득점 4.97에도 크게 못 미친다. 규정 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 중 7.55점으로 가장 많은 득점 지원을 받고 있는 루친스키(NC)와 비교하면 차이가 심각하다.


롯데 타선이 스트레일리가 등판할 때면 유난히 득점 지원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심리적으로 접근하는 시각이 있다. 어느 팀이든 에이스가 등판하는 경기에서 승리를 쌓아가아만 팀 성적이 상승할 수 있다. 롯데 타자들도 이를 모를 리 없다. 하지만 스트레일리 등판 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타자들의 부담감이 오히려 경기력을 떨어뜨려 득점력 저조와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롯데의 에이스 등판 시 타선 침묵 징크스는 지난해 에이스 레일리도 마찬가지였다. 2019년 레일리는 30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38 피OPS 0.704 WAR 3.9로 준수했다.


하지만 그는 5승 14패로 승리와는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롯데 타선이 레일리의 선발 등판 경기에서 3.68점의 득점 지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레일리와 이름이 비슷한 스트레일리도 동일한 '저주'가 내려졌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리그에서 가장 저조한 득점 지원을 받고 있는 스트레일리 ⓒ 롯데 자이언츠 리그에서 가장 저조한 득점 지원을 받고 있는 스트레일리 ⓒ 롯데 자이언츠

스트레일리는 득점 지원뿐만 아니라 다른 각도에서도 ‘고독한 에이스’이기도 하다. 롯데 선발 로테이션에는 스트레일리를 제외하면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투수조차 없다. 모두 5점대 이상의 평균자책점으로 저조하다. 따라서 스트레일리가 등판하는 경기를 롯데가 잡아야 하는 이유가 더욱 커지지만 그렇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에는 투수의 승리는 순전히 운에 달린 것이며 다른 세부 지표들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선발 투수의 승리가 본인은 물론 팀 전체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감안하면 결코 승리 자체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향후 스트레일리가 타선의 넉넉한 득점 지원 속에서 승리를 쌓아가며 '레일리의 저주'를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정보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