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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덫'에 걸린 민주당…때릴수록 커지는데 안 때릴수도 없고


입력 2020.08.09 00:00 수정 2020.08.09 05:54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김두관 "윤석열 해임촉구 결의안 낼 것"

홍익표 "정치권이 尹 소환, 부적절…결의안 반대"

당 지도부 "尹 해임결의안 논의하는 일 없을 것"

거취 왈가왈부, 尹 몸집만 키워줄 수 있다는 우려 작용한 듯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월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2020년도 신년다짐회에 참석해 신년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월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2020년도 신년다짐회에 참석해 신년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독재 배격' 발언을 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윤 총장 해임촉구 결의안까지 발의하겠다고 나섰다. 다만 당 지도부는 윤 총장 거취에 대한 말을 아끼며 "당 차원에서 해임촉구 결의안에 대한 논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8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윤 총장 거취와 관련해 개별 의원들의 의견은 있을 수 있지만 당 지도부가 해임촉구 결의안에 대해서 논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별 의원들한테 '윤 총장과 관련된 말을 하라, 하지마라'고 강제할 수도 없다"면서도 "윤 총장 거취에 대한 이야기가 자꾸 당내에서 나오는 게 좋은 모습은 아니다"고 했다.


여당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검찰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을 높이는 게 되레 역풍을 불러오는 것은 물론 윤 총장의 정치적 몸집만 키워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윤 총장은 지난해 조국 사태로 여권과 본격적으로 갈등 관계가 형성된 후 추미애 법무장관과 연일 대립각을 세우면서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또 해임촉구 결의안이 가결된다고 하더라도 법적인 강제력이 없는 '정치적 제스처'에 불과한 만큼, 굳이 정치적 논쟁을 키울 불씨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고려도 한 것으로 보인다. 해임촉구 결의안은 국회의원 10명의 동의만 있으면 발의할 수 있고, 재적 의원 과반 동의로 통과된다.


홍익표 의원도 지난 7일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검찰총장이라는 지위는 매우 정치적 중립성이나 독립성이 유지되는 자리로 정치권에서 자꾸 윤석열 총장을 소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윤 총장의 '독재 배격' 발언에 대해선 "(윤 총장이) 대통령을 향해 독재와 전체주의라고 공격했다는 건 사실관계가 맞지 않고, 그렇게 해석되지 않는다"고 했다. 윤 총장 해임결의안과 관련해선 "탄핵이나 해임하는 것은 조금 더 확실하고 분명한 과오나 잘못이 있었을 때 해야 하는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박용진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통령의 인사권 영역에 대해 여당 내부에서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가 나오는 건 별로 국민들 보시기에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윤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김두관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총장의 (지난 3일) 연설문은 사실상 정치 출사표였다"며 "윤 총장 해임결의안을 준비하겠다. 추미애 법무장관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달라"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해임해야 할 사유는 너무도 명확하다. (윤 총장은) 국민이 뽑은 정부를 독재와 전체주의라고 공격했다"며 "지난 1년간 정치적 중립은 내다 버렸고 정치적 편향은 유래를 찾기가 힘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하겠다는 사람을 검찰총장 자리에 그대로 두는 것은 국회가 역할을 방기하는 것이다. (윤 총장의) 소원대로 정치를 하도록 보내 주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이재정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검찰총장의 발언 하나가 이렇게 헤드라인이 돼서 여론을 달구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윤석열이라는 사람이 정치라는 전장에 뛰어들었다라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윤 총장이 왜 검찰개혁의 걸림돌이 되는 상징으로 버텨야 하는가. 하루도 그 자리에 있을 면목이 없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사퇴를 압박했다.


설훈 최고위원도 지난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총장을 향해 "차라리 물러나서 본격적 정치의 길에 들어서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윤 총장은 지난 3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을 놓고 정치권 안팎에선 '검언유착' 수사 상황 등과 맞물려 여권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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