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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연예인? 웬 쇼?”…문재인 정권, 이 거짓 쇼는 언제 끝날까?-4


입력 2020.08.10 06:00 수정 2020.08.09 22:06        데스크 (desk@dailian.co.kr)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 3권분립(三權分立)의 원칙이 훼손

국민들은 언제까지 이런 허망한 쇼를 참고 보아야 하는가

청와대와 여당은 남의 직역(職域) 넘보지 말아야 한다

ⓒ데일리안 DB ⓒ데일리안 DB

‘트럼프 정부’가 맞을까 ‘트럼프 행정부’가 맞을까?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라고 쓴다. 다시, ‘문재인 정부’가 맞을까 ‘문재인 행정부’가 맞을까? 우리는 ‘문재인 정부’라 쓴다.


행정부와 정부, 같은 대통령제 국가인데 어디에서 이런 차이가 올까? 어떤 차이가 국민·언론들의 관행적인 언어습관을 만들까?


바로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 가운데 하나인 3권분립(三權分立)의 원칙이 훼손되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와의 차이 아닐까?


옛날에 배운 책을 펴보자.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은 대외적으로는 국가의 원수이지만, 국내적으로는 행정부(行政府)의 수반이다. 국내 권력의 3분의 1이다. 나머지는 ‘입법부(국회, 國會)’와 ‘사법부(司法府)’가 각각 3분의 1씩의 권력을 차지한다. 나라의 권력을 이렇게 세 덩어리로 나눠서 서로 견제하고 협력하고, 또 그를 위해 협의하고 양보한다.


국민과 국가에 가장 이롭게 법을 만들고, 이 법에 따라 행정을 하고, 어긋났다면 처벌을 받거나 책임을 지도록 한다는 이 간단한 원리가 왜 지켜지지 않는가?


하긴 간단한 것이 지키기는 제일 어렵다고 한다. 가령 ‘부부는 평등하고 서로 사랑해야 한다’라고 했는데, 잘 지키고 있냐고 누가 물으면, 우리는 때로 대답이 궁색해 진다. 하지만 사랑에 의한 무기한의 관계인 부부와 정해진 임기 동안 봉사하겠다고 한 대통령, 국회의원과의 비교가 무리이긴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좀 ‘이상한 억양’(박범계 의원)이지만, 간혹 진정성이 엿보이는 말을 한다.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취임사 중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대통령의 제왕적 권한을 최대한 나누겠습니다. 권력기관은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겠습니다.”


대통령 취임사(就任辭)의 무게와 결혼식 주례사(主禮辭)의 그것과는 좀 다르다. 5년 동안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전적으로 쥐고 흔들 수 있는 대통령은 헛소리를 하거나 거짓 약속을 하면 안 된다. 온 국민과 전 세계가 주목하고 분석한다. 엉성하게 지키면 실없는 사람이 되고, 취임사와 반대로 하면 나라 안팎으로 무시당한다. 작은 나라도 대한민국을 우습게 본다.


취임사에서 ‘대통령의 제왕적 권한’을 운운한 것을 보면, 문제가 뭔지는 알고 있었다. 이제 3년이 지났고 내년부터는 있으나 마나한 입장이 될 텐데, 제왕적(帝王的) 권한 가운데 나눈 것이 뭔지 묻고 싶다.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을 잡아넣고 적폐(積幣)라며 온 동네를 시끄럽게 만든 ‘적폐 쇼’가 대충 끝난 것 같은데, 사라진 적폐가 얼마이고 새로 쌓인 적폐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혹시 사람만 가고 적폐는 늘어난 것 아닌가?


그렇다면, 다음 집권자도 또 적폐쇼를 해야 할 텐데, 이 쇼는 정말 재미없다. 자랑스런 대한민국이 쇼 하는 스튜디오도 아닌데 국민들은 언제까지 이런 허망한 쇼를 참고 보아야 하는가? 대한민국은 어디를 향하고 있으며, 우리 자식들은 작은 집이라도 사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 부부는 힘든 노년을 보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물어볼 말이 많다.


취임사에서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겠다고 했는데, 임기 끝나기 전 지금, 장마 끝나거든, 한번 국민과 소통(疏通)해 보면 어떨까? “광화문 광장에서의 대토론회”는 바라지도 않는다.


또 “권력기관은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 시키겠다고 했는데, 인간 도처 갑을관계(甲乙關係)지만, 국민은 청와대, 국회, 사정기관 이런 곳을 권력기관으로 본다. 사정기관(司正機關)은 대개 검찰, 경찰, 국정원, 감사원, 군 기무사 등을 말한다.


이 가운데 청와대와 국회는 정치로부터 독립은커녕 정치 그 자체이거나 하수인(下手人)이 돼 버렸다. 청와대는 행정부 수반(首班)인 대통령을 ‘제왕적 통치자’로 행세하게 만들었고, 국회 또한 국내 권력의 3분의 1을 책임지는 당사자로써 행정부와 사법부를 견제하고 균형추를 잡으려는 노력을 스스로 방기하거나 청와대에 갖다 바친 존재니까, 국민들이 심판할 기회가 올 것이다.


사정기관의 경우, 그 중에는 이름도 바꾸면서 거듭 난 기관도 있지만, 현재 검찰을 장악하기 위해 온갖 무리수를 쓰는 집권층의 작태와 제 할 일 하고 있는 감사원장에게 악담을 퍼붓고 있는 여당 의원들을 보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아직 멀었구나 하는 아득한 생각이 든다.


얼마 전 KBS의 개그콘서트가 막을 내렸다. 21년 만이다. 소재에 제한이 없고아무 말이나 막해도 되는 코미디 막장극과 성추행 극이 전국 도처에서 전개되는데, 소재(素材)나 말이 제한되고 금지되는 코미디가 될 턱이 없다.


지난 주말 문재인 행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항의하는 집회에서 “니들이 연예인이냐? 왜 쇼 하나?”라는 외침이 나왔다. 연예인들이 들고 일어나서 진짜 쇼를 하기 전에, 청와대와 여당은 남의 직역(職域) 넘보지 말고, 자기일에 충실하기를 바란다.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 상도의(商道義)가 있어야지!


ⓒ

글/강성주 전 포항MBC 사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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