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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비판 후 떠나는 문찬석 "정치영역이 검찰에 너무 깊숙이 들어와"


입력 2020.08.10 11:44 수정 2020.08.10 12:44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추미애 검찰 인사 반발해 사의 표명

"잘못된 것에 단호히 목소리 내야 해

국민·후배들의 참담한 시선 생각해 주길

윤석열, 충실하게 소임 다하고 떳떳하게 퇴임하길"

문찬석 광주지방검찰청 검사장(자료사진) ⓒ뉴시스 문찬석 광주지방검찰청 검사장(자료사진) ⓒ뉴시스

최근 단행된 검사장급 인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은 대거 배제되고 친정부 성향의 검사들이 요직에 임명된 데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문찬석 광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이 10일 "정치의 영역이 검찰에 너무 깊숙이 들어와 염려된다"며 "잘못된 것에는 단호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지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저는 오늘 출근을 마지막으로 검찰을 떠난다. 이 어려운 때에 먼저 떠나게 되어 미안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8일에도 추미애 법무장관을 향해 "많은 인재를 밀쳐두고 이번 인사에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이런 행태가 우려스럽고 부끄럽다"고 정면 비판한 바 있다.


문 지검장은 "고검장·지검장을 1~2년 더 근무하고 안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며 "우리의 정치적 중립성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다. 우리 검사장들이 주어진 자리에서 소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문 지검장은 "검찰은 특히 각 청을 이끄는 검사장들의 의지가 중요하지 않는가, 검사장들이 검사답지 않은 다른 마음을 먹고 있거나 자리를 탐하고 인사 불이익을 두려워하며 해야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총장은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검사장들은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지검장은 전국의 고·지검장들을 향해 "잘못된 것에는 단호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 눈치보고 침묵하고 있다가 퇴임식에 한두마디 죽은 언어로 말하는 것이 무슨 울림이 있겠는가"라며 "국민들의 시선을, 여러 검사장들만을 묵묵히 보고 있는 후배들의 참담한 시선을 생각해 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서도 문 지검장은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감독권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총장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지만, 저 역시 누구 똘마니 소리 들어가며 살아 온 사람이 아니다. 그저 법률가답게 검찰청법에 충실하게 총장을 중심으로 소임을 다하시고, 역사와 국민 앞에 떳떳한 퇴임을 하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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