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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정의 참견] 문대통령, 추미애에게도 '마음의 빚' 있나


입력 2020.09.08 07:00 수정 2020.09.08 04:40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文, 秋 아들 '황제 휴가' 의혹 꼬리 무는데 관망

제2의 조국 사태 우려…임명권자가 결자해지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1월 2일 청와대 본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월 2일 청와대 본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저는 아주 크게 마음에 빚을 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 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한 말이다. 문 대통령이 자신의 곁을 떠난 조 전 장관에게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낸 것인데, 문제는 조 전 장관이 가족 비위 의혹 등 '불미스러운 일'을 계기로 사임했다는 데 있다. 이때부터 문 대통령의 '마음에 빚' 발언은 인사 스타일과 엮여 조롱의 소재가 됐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도 '마음에 빚'을 진 모양이다. 문 대통령은 추 장관 아들의 '황제 휴가' 의혹이 꼬리를 무는 상황에서도 관련 언급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 번 믿고 기용한 사람에게는 여러 기회를 주기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예가 조 전 장관이다. 야권에서 추 장관 사태를 '조국 사태'에 빗대 맹공할 만하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추 장관이 검찰 개혁의 칼자루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쉽사리 교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임기 후반기의 핵심 정책으로 검찰 개혁을 내세우고 추 장관을 임명한 만큼, 개인 의혹으로 내친다면 국정 동력을 상실할 게 뻔해서다.


하지만 '엄마 찬스' 비아냥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이를 방관한다면, 결국 자기 자신에게 칼을 꽂는 형국이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미 '조국 사태' 당시 민심이 양극단으로 나뉜 아픔을 겪었다.


추 장관의 검찰 인사와 수사지휘권 발동 등으로 그의 해임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은 지난 7월 24만7560명의 동의를 받았고,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인물로 추 장관이 꼽힌 본보 여론조사도 8월 발표됐다. 이미 민심은 추 장관으로부터 돌아선 지 오래다.


검찰은 추 장관 아들의 의혹 관련 고발장을 접수한 지 8개월이 지나도록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그 사이에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압력 의혹, 국방부·육군본부와 국회 관여 의혹까지 제기됐다. 지난 6일에는 '서일병 탈영 의혹 사건의 진실을 밝히게 하소! 폐하(陛下)'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추 장관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임명권자인 문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 "아직 검찰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말로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것도 한두 번이면 족하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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