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기획┃여전한 BJ 일탈①] “돈이 최고”…편법에, 규제 무시까지


입력 2020.10.11 00:00 수정 2020.10.10 21:3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

개인방송 플랫폼에서 경솔한 BJ들의 언행이 논란이 되는 일이 이제는 익숙할 정도다.


지난해 6월 인터넷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에서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BJ 감스트, 남순, 외질혜가 동료 BJ들을 언급하며 성희롱 발언을 논란이 일었다. 외질혜는 남순에게 여성BJ를 언급하며 “XXX(자위를 뜻하는 비속어)를 치냐”고 물었고, 남순은 “당연하지”라고 답했다. 남순 역시 감스트에게 또 다른 여성 BJ의 이름을 대며 똑같은 질문을 했다. 당시 이 방송을 지켜보고 있던 시청자는 4만 명이 너었고 특정 여성 BJ를 성희롱했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이들은 논란이 거세지자 사과 영상을 게재했다.


최근에도 BJ들의 폭로전이 잡음을 일으켰다. 지난 9월 아프리카TV BJ 엉두가 BJ 케이와 세야가 옷을 벗고 술을 따르게 했다고 주장한 것. BJ엉두는 케이 집에 갔다가 술을 먹여 옷을 다 벗게 해 수치스러웠다며 이용만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케이는 엉두가 강제로 옷을 벗긴 적은 없고 자살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요구해 어쩔 수 없이 돈을 주고 합의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세야도 "함께 술을 마셨지만 술집 여자 취급을 하지 않았다"고 엉두와 나눈 메시지를 공개하며 해명했다.


1인 크리에이터, 유튜버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고 있지만, 이들의 시작은 2005년 서비스를 시작한 아프리카TV의 BJ(Broadcasting Jockey)이었다. 한때는 일부 마니아들만 아는 B급 문화 카테고리에만 머물렀지만, 스마트폰의 보급과 모바일의 발달은 이들에게 영향력을 부여했다. 그러나 문제는 확대된 영향력 대비 일부 BJ들이 보여주는 행태는 ‘저질 방송’으로 치부되던 2005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사례를 포함해 이들은 아프리카TV와 팝콘TV 등 여러 플랫폼에서 논란성 행동을 이어갔다. 여자 BJ들은 야한 옷과 섹시한 춤을 추며 선정성 논란을 키웠고, 실시간 방송을 하며 욕설, 음주, 폭력성 등 BJ들의 일탈이 여과없이 노출됐다. 또한 '별풍선깡', '과도한 후원', '도박 홍보', '음주 운전 방송' 등 BJ들이 범죄도 생겨났다.


이런 BJ들의 행동에 방송통신심위위원회는 지난 2015년 아프리카TV 등 인터넷방송사업자에 대한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은 ▲인터넷방송에서 금지하는 불법?유해정보 내용을 구체화한 자율규제 기준 확립 ▲실시간 방송 모니터링 강화 ▲BJ (방송진행자)관리 강화 ▲어린이 청소년 보호대책 강화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BJ 관리에 대해 방송 제제 및 재개 기준 명확화, 자격 유지 및 등급 상향을 위한 법규 및 언어 교육 이수 의무화, 인기도와 등급 등에 따른 차별적 제제 및 상위등급 BJ에 대한 가중 제제 기준 등을 세부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TV 역시 계속되는 BJ들의 논란 반복에 2016년 기존 정책을 변경했다. 아프리카TV는 유저들을 위해 지나친 상업성과 불법적인 형태의 방송을 사전에 심의하고, 개인 또는 업체나 마케팅으로부터 홍보와 상업성을 목적으로 제작된 상업 방송을 사전에 반드시 협의하도록 제한했다.


또 하루에 최고 6000만원을 후원한 구독자가 생겨나는 등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BJ들이 더 많은 금액을 후원 받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일삼자 별풍선 결제 한도를 하루 100만원으로 제한하고 미성년자 결제 경고 안내 및 법정대리인 고지 절차를 마련했다.


이처럼 정부와 방통위, 플랫폼이 손잡고 BJ들의 일탈을 사전에 막고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하기 위해 규제가 마련됐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특히 유료후원아이템 결제 가이드라인이 발표된지 8개월 만에 아프리카TV 한 여성 BJ가 1억 2000만원언치 별풍선 120만개(개당 100원)를 선물 받는 일이 발생했다. 아프리카TV에 따르면 후원한 사람은 아이디 2개를 활용해 100만원씩 총 60일을 충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율규제의 사각지대를 파고들어 사실상 실효성이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최근에는 BJ들의 해외선물 대여계좌 논란이 수면 위로 올랐다. 해외선물은 원자재, 환율 등 다양한 지수에 투자하는 파생 상품이며, 대여계좌는 말 그대로 계좌를 대여해주는 행위다. 증권사를 대신해 계좌를 신설해주고 홈트레이딩시스템을 제공하면 돈을 입금 받아 선물 계약을 진행한다.


유튜버 기자왕 김기자는 “투자 방송을 하는 유튜버들이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대여계좌를 쓰고 있으며, 정식 증권사가 아닌 사설 선물옵션 업체를 홍보하는 것”이라며 “선물거래소의 총판(모집책) 역할을 해, 끌어들인 시청자가 회원가입을 하면서 추천인에 특정 유튜버 이름을 써주면 그 회원에게서 난 수익이 유튜버에게 흘러간다. 또 시청자가 잃은 돈 일부를 방송하는 총판이 가져가는 구조”라고 폭로했다.


끊임없이 BJ들의 문제가 되는 행동을 지적하고, 규제가 마련됐지만 허울 좋은 모양새일 뿐 '대리계좌'란 새로운 유형의 범죄를 만들어냈다. 자율규제인 만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와 1인 미디어 관련 법안 정책이 조금 더 구체적 마련되어야 한다는 시선이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