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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오류 투성이” 지적에도 침묵…설민석, 역사 전달자로서의 입지 흔들릴까


입력 2020.12.21 14:21 수정 2020.12.21 16:44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고고학자 곽민수 "'설민석 강의, 사실관계 틀린 것 많아...언급하기 힘들 지경"

설민석·tvN, '벌거벗은 세계사' 오류 지적에도 입장 발표 無

ⓒ뉴시스

“설민석은 역사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연예인이죠” 설민석의 강의를 그간 지켜본 한 역사 전문가의 평가다.


지난 19일 방송된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강의한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편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고고학자 곽민수 씨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설민석 방송 내용을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곽 씨는 설민석의 방송에 대해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것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라며 아예 보지 말라고 언급했다.


곽 씨의 글이 대중의 시선을 끈 이유는 설민석의 방송 내용을 지적했기 때문만이 아니다. 곽 씨는 글에서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한다고 사실로 확인된 것과 그냥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거리를 섞어서 말하는 것에 저는 정말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그런데 설민석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그 문제의식의 극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역사적 사실과 풍문을 함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역사 이야기를 할 때 관심을 끌기에 분명히 좋은 전략이지만, 하고자 하는 것이 그냥 ‘구라 풀기’가 아니라 ‘역사 이야기’라면 그 두 가지를 분명하게 구분해서 이것은 사실이고, 이것은 풍문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언급해 줘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는 그간 설민석 강의에서 여러 번 지적된 부분이다. 재미있는 입담과 과장된 연기력으로 역사에 대한 호감도를 대중에게 이입시키고,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했지만 ‘사실’을 제대로 전달했는지에 대해서는 적잖은 역사 전문가들이 의구심을 품어왔다.


ⓒtvN

그 예로 3.1운동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태화관을 ‘룸싸롱’이라고 말해 한동안 격한 비판을 받았었다. 당시 설민석은 “민족대표 33인을 폄훼할 의도는 없었다”고 사과했지만 유족회에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 설민석은 1400만원의 위자료를 물어주게 됐다.


또 그는 삼국지를 언급하면서 공손찬에 대해 ‘손찬이형’이라고 말한 부분도 지적을 받았다. 가수 나훈아가 소크라테스를 언급하며 ‘테스형’이라 부를 수 있지만, 역사 강의에서 공손찬을 ‘손찬이형’이라 부르는 것은 민망한 이야기다.


곽 씨는 설민석 강의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이후에 또 다른 글에서 “이번 논란 속에서 소위 '설민석 류'라고 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조금은 더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적었다. ‘설민석 류’의 강의 내용이 역사를 강의하는 과정에서 사실을 바탕으로 하긴 하지만, 본질은 풍문 중심의 흥미 위주의 ‘구라 풀기’임을 명백하게 한 셈이다.


설민석과 tvN은 아직 정확한 입장 표명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빠른 시일 내에 입장 표명은 분명 필요해 보인다.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는 이제 겨우 2회만 나갔다. ‘강의 전반이 잘못된 지식이라서 아예 보지 않는 게 낫다’는 평가를 받는 역사 전달자의 목소리를 시청자들이 또 찾아볼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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