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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투표 오류’ 스스로 밝힌 엠넷이 안은 두 가지 과제


입력 2021.01.23 08:19 수정 2021.01.23 08:1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캡틴' 0% 시청률에 투표 오류까지...여전히 시청자 시선 '싸늘'

ⓒ엠넷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향한 대중의 신뢰는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 그럼에도 꾸준히 반등을 노리고자 ‘공정성’을 강조하면서 여러 유사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예상대로 초라한 결말을 맞고 있다.


그러던 중 엠넷이 스스로 투표 오류를 밝힌 것을 두고 ‘엠넷이 달라졌다’는 말이 나온다. 엠넷은 파이널 생방송을 하루 앞뒀던 지난 2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파트너사 ‘오잉’을 통해 이뤄진 투표 프로그램의 오류로 해당 투표분을 전원 무효처리하고 순위 결정에 반영하기 않기로 결정했다. 제작진의 사과 발표와 함께 공식 홈페이지 투표만 순위 결정에 반영키로 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프로듀스’로 치명타를 입은 이미지를 벗어내기 위한 노력은 이전부터 계속돼 왔다. ‘아이랜드’ ‘포커스’ ‘캡틴’ ‘쇼미더머니9’ 등 줄줄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선보이면서 CJ ENM 시청자위원회를 출범하고, 시청자 투표가 이뤄지는 모든 프로그램에 ‘외부 참관인 제도’를 도입하면서 투표와 데이터 반영 과정을 제3자가 감시할 수 있도록 했다. 외부 업체를 통해 진행되는 투표 데이터도 검토 과정을 거친다.


엠넷의 이번 투표 오류와 관련된 선제 조치 역시 이런 노력 중의 하나다. 이는 앞서 ‘프로듀스’ 시리즈 투표 조작으로 쓰게 된 오명을 벗어내고 적절한 대응과 판단으로 과거 ‘오디션 명가’의 이미지를 회복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엠넷의 대처가 이전과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전의 엠넷이 정상적이지 못했을 뿐, 당연했어야 할 조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이번 오류가 불신을 키운 측면도 있다, 불신과 무관심 속에 출발한 ‘캡틴’은 0%대 시청률은 둘째 치고, 케이팝 주수요층인 또래 팬들 사이에서 관심을 사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 가운데 투표 시스템 자체에서도 허술하다는 평가까지 받게 된 셈이다.


ⓒ엠넷

‘프로듀스’ 투표 조작 사태로 엠넷은 물론 타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TV조선의 ‘미스트롯2’, JTBC ‘싱어게인’ 등 타사 경연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얻고 있다. 반면 엠넷은 ‘쇼미더머니9’가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을 뿐, ‘보이스코리아 2020’ ‘캡틴’ ‘포커스’ ‘아이랜드’ 등 나머지 경연 프로그램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어지는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의 실패는 대중의 시선을 고스란히 반영한 결과다. 이런 상황에서 ‘캡틴’의 경우는 참가자의 부모님을 출연시키면서 나름 독특한 구성을 앞세웠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몇몇 학부형이 과도한 개입, 부모들 사이에서 각종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말다툼으로까지 이어지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캡틴’ 방영 이후 엠넷에게 주어진 과제는 명확해졌다. 투표 등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유지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 그리고 제작 과정과 방식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정성 부분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 하더라도, 현재까지 이어오던 고전적인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것은 시급하다. 저조한 성적이 ‘신뢰’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말이다.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등장하는 시기에 존재 가치를 상실한 프로그램에 더 이상 시청자들도 호응하지 않는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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