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석, 반려동물 파양 의혹 결국 인정
소속사의 '공식입장'이 오히려 논란 키워
대부분 연예인은 늘 ‘과거’를 경계한 채 살아간다. 온라인에 떠도는 ‘과거 사진’으로 소위 ‘굴욕’을 맛봐야 하고, 과거의 부적절했던 행실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잘 쌓아온 이미지가 한 번에 무너지기도 한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대처하느냐다. 아티스트와 소속사의 해결 과정은 어쩌면 과거보다 더 중요한 과제다. 과정에 따라 매우 다른 결과가 뒤따른다.
지난 26일 온라인을 통해 불거진 배우 박은석을 둘러싼 ‘반려동물 상습 파양 논란’은 이런 흐름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2010년 데뷔한 박은석은 뮤지컬·연극 무대와 브라운관, 스크린을 오가며 연기를 해오다 지난해 방영된 SBS ‘펜트하우스’ 시즌1을 통해 큰 인기를 얻었다. 드라마의 최대 수혜자라고 불릴 정도로 강한 존재감을 발휘했던 그에게 방송 이후 관심도 쏟아졌다.
특히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면서 갑작스러운 관심에 탈이 났다. 그는 반려견 한 마리, 반려묘 두 마리와 함께 하는 일상을 공개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지만, 그의 대학 동기라고 주장하는 네티즌 A씨의 과거 폭로가 나오면서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더구나 그의 SNS 사진을 기반으로 한 또 다른 반려견, 반려묘의 행방 역시 알 수 없다며 ‘상습적인 파양’이라는 프레임까지 씌워졌다.
이에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팬들 역시 이에 동참한 건, 그에 대한 소문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이에 박은석은 팬카페를 통해 “때 마침 이때다 싶어 공격하는 일들이 너무 많다. 나에게까지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게 신기하고 얼얼하다”면서 갑자기 얻은 인기로 생긴 거짓 주장들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문제는 소속사의 공식 입장이 나온 이후 불거졌다. 소속사는 반려동물을 키우게 된 과정과 지인, 친척 혹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입양을 보내야 했던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을 설명하면서도 온라인에 올라온 ‘상습 파양’ 주장은 왜곡되거나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여론은 “어떤 상황이든 본인이 아닌 누군가에게 반려동물을 보낸 건 파양이다”라고 지적했다.
말 그대로 ‘공식’ 입장이기 때문에 수차례 수정을 거듭해 신중하게 나왔어야 했음에도, 왜곡된 폭로에 억울함을 호소하느라 정작 인정해야 할 잘못을 미처 살피지 못하는 등 ‘본질’을 배제한 셈이다. 결국 소속사의 입장 이후 여론의 싸늘한 반응이 이어지자 같은 날 오후 박은석이 직접 나섰다. 그가 파양 사실을 인정하고, SNS에 사과문을 올린 후에야 논란이 일단락됐다.
연예계에서 이와 유사한 일은 종종 있었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입장을 밝혔지만, 오히려 논란을 더 키우면서 대중의 비난을 사는 경우다. 지난해 홍진영은 논문 표절 의혹을 받았을 당시 이를 적극 부인하면서 억울함을 내비쳤다. 중요한 건 표절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스스로 학위를 ‘반납’하겠다고 말하면서 대중의 비난을 받았다. 이후 조선대학교 대학연구윤리원의 표절 잠정 결론 발표가 난 후에야 표절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논란에 입장을 잘못 밝혔다가 과거까지 끌어낸 사례도 있다. 최근 문정원은 이웃 간에 층간 소음 문제 항의를 받고, 해명 자료를 올렸다가 오히려 변명하는 듯한 문체로 질타를 받았다. 진정성 없는 사과는 그들을 지지하던 팬들마저 돌아서게 했고, 과거 장난감을 사면서 값을 지불하지 않은 이른바 ‘장난감 먹튀 논란’까지 부추긴 꼴이 됐다.
이 같은 사례가 보여주는 건 논란에 대처하는 연예인 당사자와, 소속사의 태도의 중요성이다. 일단 덮어두기 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가지 않고 당사자가 사안에 얼마나 진정성 있게 접근하느냐의 문제다. 더구나 ‘공식 입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면 문장 하나, 단어 하나에도 신중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