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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글자 그대로 지각변동 일으킬까


입력 2021.03.05 06:19 수정 2021.03.05 06:20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인천 표현한 구단명"

랜더스 지진, 1992년 미국서 지각 변동 일으켜

SSG의 홈구장인 문학구장. ⓒ 뉴시스

한국 야구의 발상지 인천이 6번째 프로야구팀을 맞아들인다.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 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음성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를 통해 “야구단 이름은 이미 정해졌고 다음 주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수 당시부터 팀의 이미지를 결정지을 구단명에 많은 관심이 쏠렸고, 유력한 명칭은 바로 ‘SSG 랜더스(Landers)’다. 실제로 신세계 그룹은 지난달 ‘랜더스(LANDERS)’의 상표권 출원한데 이어 ‘ssglanders’가 포함된 도메인 등록 절차를 마쳤다. 정 부회장도 “인천을 표현할 수 있고, 공항 중심으로 이름을 정했다”고 밝혔다.


‘랜더스’는 프로스포츠 구단들을 돌아봤을 때 매우 이색적인 구단명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KBO리그 팀들은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동물을 주로 사용했다.


원년 팀들인 삼성 라이온즈(사자), 두산 베어스(곰), KIA 타이거즈(호랑이)가 대표적이며, 직전 인천 연고 팀이었던 SK 와이번스도 하늘을 나는 ‘비룡’을 채택했다.


모기업을 상징하는 구단명도 있다. 바로 LG 트윈스가 대표적으로 1990년 창단 당시, 모그룹을 대표하는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착안해 구단명을 결정했다.


연고지의 상징물 또는 대표 이미지를 구단명으로 사용한 구단은 NC 다이노스다. NC는 연고지 창원 진동리에 공룡 발자국 유적지가 있다는 점을 착안했고, 강한 힘을 상징하는 공룡 이미지까지 더해 다이노스라는 이름을 완성했다.


SSG가 사용하게 될 랜더스는 ‘착륙’, ‘상륙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착륙’은 인천공항, ‘상륙’하면 바로 떠오르는 말이 바로 ‘인천상륙작전’으로 KBO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겠다는 구단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SSG의 홈구장인 문학구장. ⓒ 뉴시스

지역을 상징하는 구단명은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NBA의 대표적인 명문 구단인 LA 레이커스는 말 그대로 ‘호수’를 뜻하는 구단명을 지니고 있다. 다만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리스는 호수와 거리가 먼 지형. 하지만 구단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


LA 레이커스는 1947년 미네소타주의 주도인 미네아폴리스에서 역사를 시작했다. 팀명이 레이커스였던 이유는 미네소타에 호수가 많았기 때문.


휴스턴 로케츠도 빼놓을 수 없다. 재미있는 점은 휴스턴 교외에 NASA의 존슨 우주 센터가 위치해있고 자연스럽게 휴스턴 로케츠로 이어졌다. 그러나 흔히 알려진 NASA의 우주선 발사센터인 케네디 우주센터는 휴스턴이 아닌 플로리다에 위치해있어 웃음을 자아낸다.


오히려 SSG 랜더스와 더욱 비슷한 유형의 팀은 NBA 로케츠가 아닌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우주)와 NFL 휴스턴 오일러스(텍사스 정유 시설에서 유래, 현 테네시 타이탄스)다.


랜더스라는 이름은 전 세계 프로스포츠에서 아직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구단명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1992년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을 강타했던 지진과 이름이 같다는 점이다.


‘랜더스 지진(Landers earthquake)’으로 명명된 이 지진은 진도 5.5의 강진이었고 주변의 지각과 단층들이 파열돼 지질학자들의 주요 연구 대상이 되기도 했다. 과연 SSG 랜더스는 KBO리그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까.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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