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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승리...3자연합 와해


입력 2021.04.02 11:45 수정 2021.04.02 11:46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산은 지분 확보에 조현아·KCGI 등 반대 세력 전선 무너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한진그룹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 후 발생한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1년 3개월만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승리로 귀결됐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의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이 반(反) 조원태 연대를 기치로 형성했던 3자연합이 해체됐다.


KCGI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주주연합(3자연합) 간의 공동보유계약을 해지했다"며 3자연합의 해체를 공식화했다. 그동안 명분과 동력이 약화되면서 서로 결별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날 발표로 확정됐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과 맞물려 KDB산업은행이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10.66%를 확보하면서 감시자 역할을 뺏기게 됐고 이에따라 경영권 다툼을 이어갈 명분과 동력을 사실상 상실한 상태였다.


이날 주식 공동보유계약 해지 발표로 조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은 결별해 각자도생의 길을 가게 됐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이 선친의 공동경영 유훈을 지키지 않는다며 반기를 들면서 본격화됐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월 한진칼 주주인 KCGI, 반도건설과 3자연합을 형성하고 사실상 조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지난해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는 3자연합이 제안한 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부결되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건이 가결되면서 3자연합의 첫 공격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후에도 3자 연합의 공세는 계속됐다.


3자연합은 한진칼 지분율을 45.23%까지 끌어올리며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율(41.4%)을 상회하며 조 회장을 압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3자 연합의 기세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선언하고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을 확보하면서 약화되기 시작했다. 산은은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한진칼 지분 10.66%를 확보했다..


산은은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에 매각해야 하는 입장으로 인해 한진에 우호적인 스탠스를 취할수 밖에 없게 되면서 3자연합은 경영권 분쟁 동력을 상실하게 됐다.


산은을 포함하면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율은 47.33%가 됐고 3자연합의 지분율은 40.41%로 줄면서 표 대결에서 3자연합이 조 회장에게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줄어들게 됐다.


여기에 산은이 한진칼 지분 참여 조건으로 그룹 경영 투명성 제고와 오너 일가의 도덕성 확보 등을 내세우면서 KCGI는 감시자로서의 명분도 약화될 수 밖에 없게 됐다.


KCGI도 이러한 명분과 동력 상실을 우려해 지난해 12월 산은의 투자를 막기 위한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지만 기각되면서 마지막 희망도 사라졌다.


이때문에 3자연합의 '공동전선'은 사실상 와해 수준을 밟아 왔다. 지난해 주총에서 표 대결 패배 이후 올해 주총에서 진검승부를 예고했던 3자연합은 지난달 주주제안도 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에서 손을 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조 전 부사장의 한진칼 지분율은 5.71%에 불과해 단독으로는 조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 전 부사장의 우군 역할을 했던 KCGI와 반도건설 등도 경영권 분쟁이 마침표를 찍으면서 향후 순차적으로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으로서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항공업황 악화로 불거진 경영난을 화물사업 확대 등을 통해 극복해 나가고 있는데 이어 경영권 분쟁에서도 승리하면서 그룹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현대산업개발(HDC)이 중도 포기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선언한 것이 신의 한수가 됐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대한항공이 전 세계 10위권의 초대형 항공사(메가 캐리어·Mega-Carrier)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면서 산은을 우군으로 삼아 안정적인 경영권까지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으로서는 경영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가장 큰 현안을 해결하게 된 것"이라며 "이제 코로나19 극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완료를 통해 제 2의 도약을 꾀하는데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 중구 소공동 한진빌딩 전경.ⓒ한진그룹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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