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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논란→해명無→‘다시보기’만 삭제…tvN의 ‘마이웨이’ 대처


입력 2021.04.08 09:21 수정 2021.04.08 09:26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빈센조'·'철인왕후' 동북공정 빌미· '윤식당2' 인종차별 오역

프로그램 홍보는 활발

'후안무치'란 사자성어가 주인을 만났다. tvN이 '빈센조'의 동북공정, '윤식당'의 인종 차별 논란에도 불구 부끄러움 없는 뻔뻔한 행태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최근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역사논란과 동북공정의 빌미를 줬다는 논란으로 방송 2회 만에 폐지됐다. SBS는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에 80% 진행된 촬영분을 포기하고 폐지란 결정으로 대중에 사죄했다.


SBS와 신경수 감독, 박계옥 작가 뿐 아니라 감우성, 강동윤, 박성훈, 이유비, 정혜성 등 주연 배우들도 역사 왜곡 논란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우매하고 부끄러운 행동을 해 죄송하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조선구마사'가 비난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책임을 지는 사이, 비슷한 논란으로 입방아에 올랐던 tvN은 이 사태 뒤에 숨어버렸다. 앞서 tvN은 드라마 '빈센조'에서 비빔밥을 중국 기업 제품 PPL로 노출해 지적을 받은 바 있다. tvN은 해당 논란이 불거지자 "확인 중"이란 입장만 내놓은 뒤 사과나 해명은 하지 않았다.


이후 '조선구마사'가 철퇴를 맞자 tvN은 해당 PPL이 노출된 장면만 슬그머니 삭제했다. 일부 매체를 통해 tvN이 중국 제품 PPL 계약 취소를 논의 중이란 이야기만 전해졌을 뿐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은 없는 상황이다. 방송 관계자 사이에서는 tvN이 크게 논란이 된 '조선구마사'를 방패삼아 이 사건을 유야무야 넘어가려는 꼼수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철인왕후'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역사왜곡, 동북공정 등 '조선구마사'와 마찬가지로 거센 비난을 받은 '철인왕후'는 공식 사과 후 높은 시청률로 마무리 지었지만, '조선구마사'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의 전작으로 또 다시 문제의 주인공이 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tvN은 별다른 고지없이 네이버TV,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 유튜브 등에서는 철인왕후의 다시보기, 클립 영상 서비스를 중단했다.


두 프로그램에 이어 3년 전 방송했던 '윤식당2'도 비난이 대상이 됐다. '윤식당2'가 외국인의 인종차별 발언은 그대로 해석하지 않고 오역했기 때문이다. 2018년 3월 2일 tvN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윤식당2' 본방송 편집본에서 한 독일 남성이 이서진을 보고 한 말에 "여기 잘생긴 한국 남자가 있네"란 자막이 달렸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독일인이 한 말의 의미는 '잘생긴'이 아닌' 게이'(gay)라는 의미라고 정정했다.


또 다른 영상에는 외국인 커플이 이서진을 보고 "저 남자는 혼혈일거야"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아시아인을 향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확산됐다. 최근 미국에서 아시아인을 향한 혐오 범죄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으로 시청자들은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시청자들은 오역을 검수하지 않고 내보낸 tvN에게 항의를 시작했고 이번에도 tvN은 해명 없이 유튜브 채널에서 관련 영상을 내렸다.


논란엔 침묵하고 있는 반면 프로그램 홍보에는 열을 올리고 있다. ''마우스’ 초조 불안 이승기 VS 착잡 연민 이희준, 싸늘한 공기 휘감긴 살얼음판 투샷', ''유 퀴즈 온 더 블럭' 인형병원 원장→종양내과 의사 시간을 넘나드는 마술사 자기님들과 떠나는 몰입감 200%의 사람 여행',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박보영-서인국, 1차 티저 영상 공개 '이 세상 초월 케미', '새로운 어른 세대 이야기 담을 'tvN STORY' 5월 1일 공개' 등 논란이 불거진 후 지난 7일 하루 동안 tvN 측이 보낸 일부 보도자료 제목이다.


이같은 tvN의 선택을 두고 관계자들은 입장을 내놓음으로써 공식적으로 문제를 인정한 꼴이 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아니냐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언반구 없이 다시보기만 삭제해, 아무일 없다는 듯 '즐거움엔 끝이 없다'고 말하는 tvN의 이중적인 행태가 아쉽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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