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추석 차례상 1년 새 ‘金상’ 됐다… 파전 하나 올리기도 ‘빠듯’
입력 2022.09.02 22:11
수정 2022.09.02 22:11
"명절 앞두고 채소 가격이 금 값 됐어요"
추석 연휴를 일주일 앞둔 지난 8월 31일 오후 1시경 서울 마포구 망원 시장. 채소 상인 김 씨(60대)는 다가오는 명절에 근심을 내비쳤다. 지난 여름 가뭄에 수해까지 겹쳐 채소 가격이 훌쩍 뛰었기 때문. 김 씨는 "손님들이 가격을 보곤 발길 돌리는 일이 허다하다"며 "추석을 앞두고 이러니 속상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맞는 첫 추석이지만 치솟는 물가로 명절 상을 간소하게 차리려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과 7월 두 달 연속 6%대까지 치솟았고 지난 8월의 경우 5.7%로 상승세는 꺾였으나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공산품은 물론 농산물 가격까지 오르니 차례상 준비 비용도 덩달아 비싸졌다. 이에 명절 성수기를 기대하던 전통시장 상인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8월 24일 한국물가정보가 발표한 '올해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에 따르면, 전통시장은 지난해보다 9.7% 오른 30만 1000원, 대형 마트는 6.4% 오른 40만 8420원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대형 마트보다 저렴하다고 인식되는 전통 시장 역시 물가 폭등의 타격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른 폭염과 폭우로 대추 생산량이 급감한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명태 등 수산물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다. 기름에 튀겨야 하는 한과나 약과 가격도 식용유 값이 오르자 덩달아 뛰어 올랐다.
채소 가격은 주요 식재료 위주로 크게 올랐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8월 31일 기준 배추 한 포기의 소매 평균 가격은 7032원이다. 1년 전보다 104.6% 급등한 가격이다. 시금치(1kg) 소매가도 3만 418원으로, 전년 대비 34.1% 올랐다. 무도 1개 당 3059원으로 전년 대비 73.8% 상승했다.
속 재료가 많고 식용유를 다량으로 쓰는 전집은 더욱 근심이 크다. 식용유(1.8ℓ·백설표 대두유)는 7980원으로 지난해 동 기간보다 약 44%나 올랐다. 부침 가루(1kg)는 3020원으로 전년 대비 22% 올랐으며 콩기름(900mL)은 5603원으로 전년 대비 35%가 올랐다.
전집 상인 이 씨(20대)는 "계란과 밀가루, 부침가루 가격이 모두 올랐다. 특히 식용유 가격이 뛰어오르자 전 가격도 지난해보다 50% 넘게 올랐다"고 한숨을 쉬었다. 손님들은 전 냄새에 이끌려 가게 앞까지 왔으나 지갑을 열기엔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씨는 "전을 살아오는 손님들도 예년보다 많이 줄어 들었다. 명절 앞두고 많은 손님을 기대했으나 실망이 크다"고 토로했다.
한편 2일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제7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정부는 추석 물가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성수품 공급계획을 역대 최대규모인 23만t으로 늘렸다"며 "8월말까지 누적 16만7000t을 선제적으로 공급해 당초 계획했던 15만9000t 대비 10.5%를 더 공급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