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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전소는 봉황의 저주 때문?


입력 2008.02.13 15:30 수정        

블로그에 실린 글 급속히 확산…엉뚱한데서 원인 찾으려는 심리 편승


“남주작이 진노했다?”

국보 1호인 숭례문 화재 사건의 용의자가 구속된 가운데 이번 숭례문 화재의 원인은 “봉황의 저주 때문”이라는 황당한 주장이 인터넷 마당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모 언론사 블로그란에 실린 ‘남대문 화재 봉황(南朱雀)의 저주’가 문제의 글. 이 글은 “이명박 정권이 청와대 봉황 엠블렘을 제거해 남주작인 봉황이 진노했다”는 주장을 담고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주장인즉슨 새 정부 출범전에 ‘봉황의 저주가 내려졌다’는 것.

봉황은 수컷 봉(鳳)과 암컷 황(凰)이 합해져 예로부터 상서로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상상의 새로, 조선시대에는 군주의 표시로 사용돼다가 박정희 전 대통령 때부터 봉황 두 마리가 마주 서 있는 것을 ‘청와대 엠블럼’으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오는 25일 취임식을 맞을 새 정부는 기존의 봉황의 이미지가 너무 권위적이라는 이유로 대통령 엠블렘에서 봉황무늬를 제거키로 결정했다. 새 정부의 대통령 취임식 엠블럼인 태평고(太平鼓)에는 봉황이 없다.

이 글은 “봉황은 사신도의 남주작보다 더 오래된 동양의 오래된 용과 봉의 용봉 사상의 상징”이라며 “봉황은 1967년에 ‘대통령 표장에 관한 공고’가 제정된 이래 대통령 표장과 대통령기 엠블렘 문양으로 채택했다. 그것을 이명박 당선인이 40년간 이어온 봉황 표장을 제거하려 했다. 그런 와중에 남대문 화재가 발생했다”고 연결지었다.

‘봉황의 저주’를 주장하는 이들은 태평고의 ‘Q자 불꽃모양’을 문제삼는다.

글은 “´Q´의 이미지는 ´Questionalble´한 Q이다. 안그래도 대통령 취임도 전에 이명박 특검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오랜 역사적인 용봉사상을 바탕하여 박정희 대통령이 세운 표장을 없애버리겠다는 이상한 결정은 남대문 화재로 더욱 기이한 사건으로 다가온다”고 적었다. 또한 "Q자 닮은 로고가 봉황의 목을 잘라놓은 듯하다"고 주장했다.

이 당선인의 종교와 출생 그리고 일명 ‘이명박 특검’과도 연결짓는다.

글은 “이것이 이명박 당선자의 종교 때문에 봉황을 미신스럽게 생각해 제거하려 했다면 더욱 어리석은 짓”이라고 했고, “일제가 침략해 들어온 상징으로 그들이 ´국보1호´로 지정한 그 남대문이 이제 오사카 출생의 이명박이 그것을 그 자신이 서울시장 때 개방하고 그리로 오사카 일제 화마가 다시 쳐들어온 것이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당선인의 이름 중 ‘명(明)’자와도 연관지으며 “<삼국유사>에서 말하는 영일만에서 연오랑과 세오녀가 바위를 타고 일본으로 가서 해와 달이 되었다(明)는 것은 오사카에서 해와 달이 돌아온 것이 아니라 불꽃(明)이 되어 들어왔다. 일제 말발굽이 짓밟고 들어온 그 남대문에 불꽃이 일고 있다. 봉황의 저주는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봉황 표장을 결정한 것을 상기시키며 “박정희 대통령이 결정한 봉황 표장의 청와대 엠블렘은 오랜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서 “이명박 당선인이 포항을 ´고향´이라 엉거주춤 표방하면서 봉황문양을 청와대에서 제거한다는 것은 역사에 대한 반동적인 행태임이 틀림없다” 고 주장했다.

조선시대에도 큰 화재나 홍수 같은 인재, 천재가 발생하면 민심이 동요, 원인을 엉뚱한데서 찾으려는 여러가지 소문이 돌게 마련이었는데 ´봉황의 저주´를 비롯 갖가지 괴소문들이 21세기의 총아라할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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