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이젠 노빠가 싫다´"? 댓글 놀이 폭발
‘전인권 “이젠 마약이 싫다”’발언에 패러디 댓글 확산
사회현상에 대한 냉소어린 댓글…풍자 불구 씁쓸한 뒷맛
허경영 “이젠 박근혜가 싫다”(?)
지난 대선 당시 허무맹랑한 주장을 펼치다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구속된 허경영(경제공화당)씨가 네티즌들에 의해 또다시 인터넷 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른바 ‘댓글 놀이’에서다.
사건(?)의 발단은 엉뚱한 데에서 비롯됐다. 필로폰 투약 등의 혐의로 항소심을 진행중인 가수 전인권 씨의 13일 재판 발언이 대뜸 네티즌들을 동요시킨 것이다.
전씨는 이날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피고인이 다시 마약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느냐”는 재판부의 추궁에 “지금은 마약이 싫다. 이제는 병원에서 대상포진 치료를 위해 주는 마약 성분 약도 줄이겠다”고 대답했다.
전씨의 이같은 발언은 몇몇 언론사에 의해 <전인권 “이젠 마약이 싫다”>라는 제목으로 기사화 됐고, 이는 곧바로 네티즌들에 의해 ‘기사 제목 패러디 댓글’로 확산되고 있다.
이 기사가 게재된 한 포털사이트에는 이날 하루 동안 무려 2500여개의 댓글이 달린 상황. 90%이상이 이같은 패러디 댓글이다. 즉 ‘홍길동 “이러쿵저러쿵”’형식으로, 거듭된 마약 복용 파문을 일으킨 전 씨의 이날 발언이 한마디로 ‘믿기 어렵다’는 것을 전제로 갖가지 사건에 빗대고 있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앞서 언급한 ‘허 씨 시리즈’를 비롯해 전두환 “이젠 29만원이 싫다”, 김정일 “이젠 핵이 싫다”, 중국 “이제 짝퉁이 싫다”, 일본 “이젠 독도가 싫다”, 노무현 “이제 노빠들이 싫다”, 안톤 오노 “이젠 반칙이 싫다”는 등의 패러디를 만들어내면서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최근 정치현안을 비트는 웃지 못할 내용도 다수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의 ‘오렌지’발언 해프닝을 빗댄 이경숙 “이젠 오렌지가 싫다”,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의 대운하 추진을 비판한 이명박 “이젠 대운하가 싫다”, 인수위의 영어교육 강화 추진 정책을 비꼰 인수위 “이젠 영어가 싫다”는 등이 그것들.
또 BBK 주가조작 사기사건을 떠올린 김경준 “이젠 주식이 싫다”, 김종필 전 총리의 긴 정치인생을 비판한 JP “이젠 정치가 싫다”, 민노당의 ‘친북’ 성향을 꼬집은 민노당 “이제 북한이 싫다”는 등 날카롭고 기발한 댓글이 다수 올라왔다.
그밖에 숭례문 방화사건을 일으킨 방화범의 성을 딴 채 씨 “이제 불 지르기 싫다”, 울산 어린이 살해사건을 비판한 계모 “이젠 아동폭력이 싫다”는 등 분노 섞인 패러디 댓글도 넘치고 있다.
이같은 네티즌들의 패러디 댓글은 대부분 단순한 분풀이식 말장난 수준이지만, 현 사회현상에 대한 냉소어린 민심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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