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여전히 ‘천황´ 호칭 방치…누리꾼 비난
누리꾼 "실수라고 생각하기엔 중대한 문제, 국가관 의문"
일본의 독도영유권 명기 망동 와중에도 청와대가 여전히 일왕을 ‘천황’ 또는 ‘천왕’으로 표기하고 있어 누리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누리꾼들이 15일 올린 청와대 홈페이지 화면을 보면 대통령 동정란에서 ‘4월 21일 정상외교 순방’ 내용에 “일본 ´천왕´ 내외 면담”이라고 표기되어 있었던는 것. 반면 16일 청와대는 홈페이지에서 ´천왕´ 대신 ´일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천황’이라고 표기된 것도 여전히 남겨져 있다. 16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려진 4월 7일자 대변인 브피링을 살펴보면 “4월 21일 한일정상회담을 갖게 된다”며 “천황 내외 면담이 있고...”라고 적혀 있다.
이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렸던 지난 2월 25일에도 대변인 브리핑에서 "일본천황의 대통령 취임 축하메시지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16대 대통령 취임식 때도 없었다"는 것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이 같은 표기는 청와대 뿐만이 아니다. 외교통상부도 지난 4월 15일 유명환 장관의 내외신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의 일본 방문 일정을 설명하며 ‘일본 천왕 내외 면담’이라고 표기했고 여전히 남겨져 있다. 이런 명칭 사용을 언론들도 그대로 따라 해 ‘천황’ 또는‘천왕’이라고 표기했다.
누리꾼들은 15일 관련 내용을 갈무리해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며 “일왕을 천황(왕)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잘못이다”고 비난했다.
DVD프라임의 누리꾼들은 “3단계코스 천황-천왕-일왕으로 변경한 건가요? 오히려 이 정부에겐 천왕이 성격상 맞을지도 모르겠다” “여론을 의식해서 ‘천황’을 ‘천왕’이라고 한 것이냐”고 꼬집었다. 한 누리꾼은 “국가관도 없고, 생각도 없고, 과거는 잊고...”라며 비난했다.
다음의 한 블로거는 “일왕이라고 써도 되는데 왜 천왕이라고 했을까요”라고 물은 후 지난 일본 방문에서 일왕과 머리숙여 악수하는 이 대통령의 사진을 실었다.
미디어다음 아고라의 다른 누리꾼은 “청와대 홈페이지는 국가를 대표하는 곳이다. 천황(왕)과 국왕의 차이를 모른단 말인가”라며 “실수라고 생각하기엔 너무나 중대한 문제다. 위정자의 국가관에 의문을 던지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천황’은 일본 국민들이 자국의 왕을 신성시해 부르는 호칭으로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상징성과 일본이 한국보다 상국의 위치에 있다는 인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반면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4월 언론을 통해 "상대국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정부는 일본에서 부르는 ´천황´이라는 호칭을 사용해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왕 방문을 언급하며 ‘천황’이라고 호칭해 논란이 일자 해명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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