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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야구 징크스 ´한국에 망언하면 패한다´


입력 2008.08.22 16:54 수정        
일본 야구대표팀 호시노 센이치 감독.


한국 야구에 온갖 독설과 망언을 퍼붓던 일본 야구가 ´말로 흥하면 말로 망한다´는 의미를 다시 한 번 일깨웠다.

‘아시아 최강’이라고 자부하던 일본은 2008 베이징올림픽 준결승 한일전에서 2-6으로 역전패했다.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에 4번이나 패하고 말았다. 이른바 ´야구 선진국´ 위용에 타격을 입게 됐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일본 야구는 한국전을 앞두고 심리전에서 이기기 위해 도발적인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는 점이다.

2년 전 WBC에서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30년 망언´으로 오만함을 보이더니 이번 올림픽에서는 일본 대표팀 ´수장´인 호시노 센이치 감독이 몇 차례 자극적인 발언을 내뱉다 혹독하게 당했다. ‘한일전을 앞두고 망언하면 패한다’는 일본 야구의 ´새로운 징크스´가 올림픽 4강 한국전 패배로 완전히 성립된 것.

그 시작은 아직도 회자되는 이치로의 30년 망언이다.

그는 2006년 2월 WBC를 앞두고 "한국과 중국, 대만이 앞으로 30년 동안 일본을 이길 수 없도록 하겠다"는 망언으로 한국 팬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한국 야구의 저력을 무시한 그의 망언은 일본이 한국에 두 번이나 패하는 역효과로 나타났다.

이치로의 망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일본이 WBC 결승전에서 쿠바를 꺾고 우승하자 "이길 팀이 이겼다"며 한국을 겨냥한 망언을 퍼부었다. 야구에서 한국에 두 번이나 패해 자국 네티즌들이 ´일본 야구를 후퇴시켰다´는 반응을 잊은 듯, WBC에서 전승이라도 하고 우승한 듯, 오만방자한 태도로 비난을 샀다.

2년 뒤 호시노 감독이 그것을 반복했다.

지난해 11월 대만서 열렸던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예선에서 한국의 ´위장 오더´를 공격대상으로 삼은 것. 올림픽 시작 전부터 "한국의 경계 대상은 선수가 아닌 위장오더"라고 비아냥거렸고, "한국은 특출한 선수가 없으니 오더나 바꾸지 말라"며 한국의 전력을 깎아 내렸다.

그런 호시노 감독은 지난 13일 쿠바전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당하는 망신을 사며 국제야구연맹(IBAF)로 부터 벌금 2,000달러를 부과받기도 했다. 3일 뒤에는 한국전에서 3-5로 무너져 뼈아픈 일격을 맞았다. 일본 일간지 <데일리 스포츠>는 "호시노 감독의 발언이 한국을 자극했다"며 한국을 깔봤던 그의 망언을 비판했다.

호시노 감독은 자국 언론을 비웃기라도 하듯 한국을 향한 입방정을 멈추지 않았다. 20일 미국전이 끝난 뒤 "한국이 22일 일본전에서 김광현을 선발로 올리는데 일본도 선발을 예고하나‘라는 한국 기자단 질문에 "그건 한국 멋대로의 생각이다"고 일축했다. 같은 날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한국은 본선에서 전승했지만 준결승에서 한 번만 지면 끝난다. 아무리 김광현이 나오더라도 이번 준결승에서는 본선처럼 되지 않는다"며 다시 한 번 한국을 자극했다.

그러나 호시노 감독 생각과는 다르게 일본 야구는 한국과의 22일 준결승전에서 2-6 역전패를 당하며 금메달을 향한 꿈이 무산됐다. ´일본 킬러´ 김광현은 8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고 이승엽이 8회말 역전 투런포(2점 홈런)를 작렬하며 호시노 감독을 패장으로 몰아넣었다.

그동안 일본 야구는 아시아 최강자로 군림했고 ´야구를 할 수 있는´ 저변에서는 한국에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 스스로 자초했던 자만심 때문에 한국에 2년 간 4번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일본 야구는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에 망언하면 패한다´는 징크스의 희생양이 되어 ´금메달 없이´ 본국으로 쓸쓸히 돌아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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