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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U, 일본 눈치 볼 수밖에 없는 이유?!


입력 2008.12.12 10:03 수정        
일본 기업 일색의 경기장 광고 보드.


"여기가 일본이야, 한국이야?"

‘2008-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이 열리는 경기도 고양 어울림누리 얼음마루를 찾은 관중이나 TV를 통해 경기를 지켜볼 팬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지도 모르겠다.

빙상장 광고 보드가 모두 일본 회사 일색이니 말이다. 광고 보드에 적혀있는 회사는 모두 대회뿐만 아니라 ISU를 후원하는 11개 업체로 이 중 9개가 일본 업체다.

우선 아콤(Acom)은 일본의 소비자 대출업체다. 흔히 말하는 대부업체로 신용카드까지 발급한다. 우리로 따지면 캐피탈 회사 정도.

왜색이 풍기지 않을 것 같은 아시엔스(ASIENCE)도 엄연히 일본 상표다. 일본의 가오(花王)사가 만드는 샴푸로 일본 피겨 스케이팅 에이스 아사다 마오(18)가 광고 모델이다. ´オ-クネット.jp´로 적혀있는 옥넷(aucnet.jp)은 온라인 중고자동차 판매 등 자동차와 관련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다.

또 고이즈미(小泉)는 주택설비에 관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고, 교세라(Kyocera) 역시 프린터나 복사기 등을 만드는 곳이다. 롯데(Lotte)나 카메라 등을 만드는 올림푸스(Olympus), 시계를 생산하는 시티즌도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일본 회사다.

이름이 생소하지만 종종 한글로 적혀있어 피겨 팬들에게는 어느 정도 눈에 익숙한 마루한(Maruhan)은 파친코에 주력하는 일본 회사다. 한글로 사명을 적는 것은 기업 회장이 재일교포이기 때문이다.

이미 일본은 그랑프리 시리즈 대회 중 하나인 ‘NHK 트로피’를 1979년부터 개최했을 정도로 피겨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섰다.

피겨에 대한 무서운 관심과 인기를 바탕으로 일본 자본이 본격적으로 ISU에 손을 뻗쳤고 이제는 무려 9개 업체가 후원하기에 이르렀다. 일본이 세계 피겨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됐으니 ISU가 일본의 입김을 무시하지 못하고 눈치를 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특정 국가의 회사가 후원하는 불균형과 불합리 때문에 일본 선수에게 종종 유리한 판정이 나올 가능성은 상존한다.

자국 기업의 든든한 후원을 등에 업고 있는 아사다 마오와 안도 미키 등 일본 선수와 경쟁하는 김연아는 ´외로운 사투´를 벌이는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김연아 자신의 힘과 실력으로 자본의 힘을 물리칠 수밖에 없다.[데일리안 =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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