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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홍보사이트에 ´김일성 찬양 글´ 파문


입력 2009.05.13 14:46 수정        

문광부 운영 ´대한민국 정책포털´에 김일성 업적문건 게재

담당자 "홍보용 아니라 기록용일듯…정확한 경위는 모른다"

대한민국 정책포털에서 찾아낸 김일성 찬양 내용이 담긴 문건. 검색어에 ´516´을 치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부기관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이적성 게시물이 ‘버젓이’ 게재돼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정책이나 국정운영 등에 대해 대국민 홍보 역할을 담당하는 공식 사이트라는 점에서 이같은 친북 성향 게시물이 3년 간 방치된 것은 관리 소홀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인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1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사이트 ‘대한민국 정책포털(www.korea.kr)’에 김일성의 인민군 창설 업적 기사 스크랩이 올라와 있으며, 이는 네티즌이 올린 게 아니라 사이트 관리자에 의해 올려진 공식문건”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게시물은 ‘5.16 전선 신문’이라는 제목의 스크랩 기사다. 게재 날자는 2006년 10월 29일. 당시 북한의 1차 핵실험이 이뤄진 직후다.

‘혁명전선’이라는 신문명이 맨 위에 선명히 보인다. 중앙에는 숲을 배경으로 3명의 남자가 차렷 자세로 정면을 바라보는 사진이 배치돼 있다. 옛날 군복 차림의 딱딱한 세 남자의 사진 밑에는 ‘民族(민족)의 太陽(태양) 金日成 將軍(김일성 장군)님과 그분께 충직한 혁명전사들’이라는 주석이 달려 있다.

“民族(민족)의 太陽(태양)이신 위대한 수령 金日成 將軍(김일성 장군)님께서 40년전 이날에 朝鮮人民革命軍(조선인민혁명군, 당시 반일인민유격대)을 창건함으로써 朝鮮人民軍(조선인민군)이 탄생하게 되었으며 그의 영광된 역사가 시작되었던 것이다”로 시작하는 기사의 내용은 북한 김일성 주석의 항일유격대 시절 업적 등 찬양이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1932년 4월 25일 항일 게릴라부대인 반일인민유격대(조선인민혁명군)를 결성한 날을 인민군 창건일로 지정해 기리고 있다.

대한민국 정책포털은 정부 정책 및 국정 운영 홍보는 물론, 정부 수립 이후 현재까지의 모든 자료를 통해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역사성 등을 알리고 있다. 대통령 기록영상, 국가기록사진, 정부기록사진집, 해외홍보사진, 문화기록영화, 대한뉴스 등 시청각 컨텐츠가 망라됐다는 점에서 ‘온라인의 대한민국’인 셈이다.

대한민국 정책포털에 2006년 10월 29일 당시 운영자가 올린 문건으로 추정되는 김일성 관련 기사는 항일유격대 시절 등 찬양 일색이다.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김일성 주석의 인민군으로 인해 6.25이라는 비극이 한반도에 일어났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정책포털’에 김일성 찬양 기사가 오른 것은 우리 공직사회의 기강과 정보관리 체제가 엉망으로 흐트러져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평양의 당 기관 웹사이트에 한국의 경제기적을 자랑하는 기사가 올랐다면 어떻게 됐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대한민국 정책포털 운영과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홍보성이 아니라 기록용으로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게시물은 ‘정부 기록’과 관련한 자료를 업데이트하면서 받은 것이기 때문에 게재한 정확한 경로나 경위 등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해당 게시물을 관리하는 정부발표지원과는 “지금에서야 이 게시물이 올라간 것을 알았다”며 “우리가 북한 자료를 홍보할 이유는 없지 않나. 다만 정부 기록을 디지털로 DB화하는 과정에서 착오로 올라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8만여건에 달하는 방대한 자료를 관리하는데다 자료 목록에는 제목만이 표기돼 있어, 내용은 미처 기억할 수 없다”면서 “김일성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보관하고자 복사한 자료인데, 고의는 아니고 실수로 다른 자료와 함께 올라간 것 같다. 이런 게시물은 이 사진 1장뿐이며,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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