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푸·카를로스 잇는 ´공격형 풀백´
현대축구의 상징과도 같은 포지션에서 맹활약
슈퍼스타들이 대거 이적한 올여름은 그 어느 해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축구 천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히카르두 카카는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받고, 레알 마드리드에 이적하면서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 다비드 비야(발렌시아), 카림 벤제마(리옹),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인터밀란) 등 특급 공격옵션들도 영입경쟁을 부추기며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주로 공격옵션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명문클럽들의 영입대상에 올라 있는 대형 수비수 더글라스 마이콘(28·인터 밀란) 행보도 관심거리다.
브라질의 오른쪽 풀백으로 활약하며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 진출을 이끈 마이콘은 최근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첼시의 영입대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성이 높은 클럽들에게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가치는 입증된 셈이다.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카푸와 호베르투 카를로스가 세계 정상의 풀백이었다면, 현재는 마이콘이 그 위치를 대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이콘 ´현대 축구 트렌드 상징?´
풀백은 팀 전술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고 현대 축구의 트렌드를 상징한다. 특히, 수비형 풀백보다 공격형 풀백들이 인정받는 추세다.
마이콘을 비롯해 다니엘 알베스(FC 바르셀로나) 세르히오 라모스(레알 마드리드) 필립 람(바이에른 뮌헨) 파트리스 에브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애슐리 콜, 조세 보싱와(이상 첼시)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공격형 풀백으로서 인정받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왕성한 기동력과 강철 같은 체력, 견고한 수비력, 날카로운 크로스와 패싱력에 득점력까지 겸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뛰어난 공격력과 수비력을 지녔더라도 골 결정력이 떨어지면 좋은 풀백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마이콘은 공격형 풀백 중에서 단연 군계일학으로 평가받는다. 포지션은 오른쪽 풀백이지만 더 정확하게 말하면 ´공격형 풀백´이라 할 수 있다.
브라질 대표팀 선배인 카푸처럼 오른쪽 측면에서의 활발한 오버래핑과 부지런한 기동력으로 팀의 측면 공격을 주도한다. 공격 침투 방향이 예측불허인 데다, 그 움직임이 날카로워 상대팀으로선 매우 위협적인 존재다.
여기에 안정적인 경기운영 능력까지 더해 세계 최고의 풀백으로 자리 잡았다. 큰 부상이나 슬럼프 없이 가파르게 성장, 지금의 자리에 이른 것이다.
마이콘은 전술적인 역량을 중시하는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이미 가치를 인정받았다. 4-3-1-2에 윙어를 두지 않는 인터 밀란에서 오른쪽 공격을 책임진 것은 물론, 수비에 대한 임무까지 골고루 도맡으며 팀의 믿을맨으로 자리 잡은 것.
´인터 밀란의 오른쪽 공격은 마이콘의 발에서 시작되고, 마이콘에서 끝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른쪽 측면을 지배했다. 그의 역동적인 경기력은 카푸, 카를로스를 연상케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마이콘의 진가는 그대로 드러났다.
마이콘은 미국과의 2차전에서 공수양면에 걸친 탄탄한 경기력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기동력을 발휘한 공격과 수비 가담, 날카롭고 예리한 패싱력, 수비 능력과 동료 선수와의 유기적인 움직임까지, 그는 팀의 오른쪽 측면 뒷공간을 완벽하게 커버했다. 그의 활약 덕분에 브라질은 일방적인 페이스로 경기를 주도하며 3-0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반면, 마이콘의 백업요원 다니엘 알베스는 예선 1차전 이집트전에서 수비에 가담하는 타이밍을 번번이 놓쳐 포백의 균형을 깨뜨리고 말았다. 알베스는 마이콘 못지않은 폭발적인 공격력을 자랑했지만 수비에선 한 수 아래라는 평가다.
현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으로 떠오른 풀백에서 ´No.1´으로 자리 잡은 마이콘은 이미 명문 클럽들의 영입대상 1호. 그의 발길이 어느 팀을 향할 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데일리안 = 이상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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