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재선거 4곳 초반 판세, 지역별 윤곽 점차 드러나
대구 동을·울산 북·경기 광주 혼전 양상
모두 4곳에서 새 국회의원을 뽑는 10.26 재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운동 초반 지역별 우열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아직까지 여야 모두 확실한 우세를 장담할 지역은 없는 편이지만, 각종 여론조사와 현지분위기를 감안할 때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이 전체적으로 다소 열세 속에서 중.종반 이후 반전을 모색하며 바짝 추격하는 형국으로 보인다.
재.보선에서 유난히 강세를 보여온 한나라당은 대구 동을, 울산 북, 부천 원미갑 3곳에서 우세 내지 접전·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절대강자´자리를 굳히지는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노동당은 유일하게 당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울산 북에서 ´노동자의 힘´에 희망을 걸고 있으며, 실제로 한나라당 후보와 상당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 대구 동을 =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열린우리당 이강철 후보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최측근 참모인 유승민 후보가 맞붙은 ´빅 매치´ 지역답게 박빙의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
열린당은 ´대구 발전을 위한 큰 일꾼론´이 먹혀들고 있어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3∼4% 포인트 차이로 한나라당 유 후보를 앞서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한나라당의 ´텃밭´에서 일을 내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유 후보가 여전히 리드하고 있으며 추격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오랫동안 조직표를 다진 이 후보와의 격차가 2∼3%포인트에 불과하다면서 "절대 방심 할 수 없다"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각종 여론조사도 박빙 경합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지역신문 조사에서 불과 1.3% 포인트 차로 유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난데 이어 지난 11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와 ´더피플´ 조사에서도 2.8% 포인트 차의 혼전 양상이 계속됐다.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지내며 당락에 끼칠 변수가 주목되던 무소속의 조기현 후보는 아직 지지율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 지역 선거는 4.30 재.보선 당시 경북 영천 때 처럼 이른바 ´박풍(朴風.박근혜 바람´이 선거의 향배를 가르게 될 결정적 변수로 떠오를지가 주목되고 있다.
◇ 울산 북구 = 민주노총 핵심 사업장인 현대자동차가 위치한 이 지역에서는 예상대로 한나라당 윤두환 후보와 민주노동당 정갑득 후보간의 팽팽한 양강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일단 한나라당은 자체조사 결과 국회의원을 지낸 윤 후보가 10% 포인트 이상 차이로 민노당 정 후보를 따돌리고 있으며, 투표 참여층에서도 격차는 조금 줄어들지만 우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노당은 당 지지도가 한나라당을 웃돌고 있고, 조직 대결에서도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현대차 노조위원장 출신인 정 후보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다만 민노당이 지역에 ´기여´한 것이 무엇이냐는 다소 냉소적인 정서가 일부 있는데다, 최근 민주노총 비리 사태가 선거 결과에 미칠 영향이 부담이라는 게 민노당 내부의 우려이다.
지금까지 나온 조사기관의 지지도 여론조사는 엇갈리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메트릭스가 지난 12∼13일 500명의 선거구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윤 후보 36.5%, 정 후보 30.2%로 6.3% 포인트 차이로 윤 후보 지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루 앞선 지난 11일 실시된 울산방송(UBC) 조사에서는 정 후보 33.0%, 윤 후보 28.7%로 민노당 정 후보가 오히려 4.3% 포인트 차로 리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대부분의 조사에서 울산시 행정부시장 출신의 열린당 박재택 후보는 아직까지는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 경기 부천원미갑 = 한나라당 임해규 후보가 다소 앞선 가운데 3선의원 출신인 열린당 이상수 후보가 상승세를 보이며 바짝 추격하는 양상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임 후보가 여전히 오차 범위 밖의 넉넉한 격차를 유지하면서 이 후보를 제치고 있다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반면 열린당은 최근 이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지역발전을 위한 힘있는 일꾼론이 먹혀들면서 임 후보를 맹추격하고 있으며, 당 자체조사 등에서는 오차 범위인 5% 포인트 이내로 임 후보와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매트릭스 관계자는 "재선거가 실시되는 4개 지역 가운데 부천원미갑은 50%에 가까운 가장 많은 부동층이 있는 것으로 조사돼 선거운동 결과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민주당 조용익, 민노당 이근선, 무소속 안동선 후보 등은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경기 광주 =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의 표밭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보수 한나라당의 고정표 분산에 따른 지역민심의 선택이 어떻게 나타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지사 정책특보를 지낸 한나라당 정진섭 후보와 ´탄핵주역´이라는 이유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데 반발해 무소속 출마에 나선 홍사덕 후보간에 치열한 선두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당 이종상 후보가 그 뒤를 쫓는 양상이다.
한나라당은 무소속 홍 후보의 초반 상승세의 ´거품´이 걷혔으며, 자당 소속 정 후보가 4% 포인트 이상 차이로 홍 후보를 따돌리며 지지율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공천 잡음으로 선거 초반 홍 후보쪽으로 잠시 이탈했던 공조직도 다시 돌아오고 있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를 벌려나갈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반면 홍 후보측은 적어도 5%포인트 이상 차로 홍 후보가 리드중이며, 부동층 흡수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또 진정한 한나라당 후보는 홍 후보이며, 지역발전을 위해 경륜이 풍부한 ´6선 의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열린당은 깨끗한 후보, 일 잘할 수 있는 후보론을 내세우며 지역 발전을 위해 힘있는 여당 후보를 찍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