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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3구 중개업소 '보릿고개' 언제까지


입력 2012.09.07 09:59 수정         지현호 기자 (hyunho0520@dailian.co.kr)

올 들어 주택매매 계약건수 평균 1.14건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기까지 한 서울 서초동 일대 부동산중개업소.

서울 역삼동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이 모씨는 올 초 중개업소를 개업하고 운영에 나섰지만, 9월까지 단 1건의 매매거래를 성사시켰을 뿐이다. 그나마도 급매로 나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이었다. 여기에 주변에 경쟁 업소도 많아 경험이 적은 정씨는 좋은 매물이 나와도 거래로 이어가기 힘든 상황. 이제는 월임대료가 부담되기 시작해 하루하루 한숨만 쉬고 있다.

수도권 주택시장 불황이 만성화하면서 투자 1번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가 직격탄을 맞았다.

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강남3구에서 영업 중인 중개업소 수와 올해 해당 지역 주택실거래건수를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중개업소당 평균 주택매매건수는 1.14건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8개월간 아파트, 단독주택, 다세대 등 모든 주택유형의 거래량을 합쳐도 중개업소당 주택매매계약서를 1건밖에 쓰지 못한 셈이다.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강남3구 중개업소 중에서도 강남구가 가장 힘든 상황이다. 총 2027개 중개업소 중 휴업 및 업무 정지된 41개 업소를 제외한 1986개 업소가 지난 8월까지 1844건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즉 평균 주택거래량이 0.93건으로 1건도 거래를 못 한 곳도 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주택거래가 실종된 상황이다.

서초구 역시 마찬가지 상황. 1307개 중개업소가 영업 중인 데 거래된 주택실거래는 1229건으로 중개업소당 평균 주택거래량이 0.94건에 머물렀다.

송파구는 1556개 중개업소가 2451건의 주택을 매매해 평균 1.58건을 기록, 강남3구 중 가장 나은 상황이다.

강남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이 없는 건 아니다. 문의 전화도 있다. 하지만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며 "5년이 넘게 중개업을 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다. 아직 더 떨어질 거라는 기대감 때문인지 망설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강남3구 중개업소는 각 지역 쏠림 현상이 두드러져 일부 지역은 동네 중개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초구는 1322개 중개업소 중 서초동(447개)과 방배동(331개)에 58.8%가 밀집해 있다. 강남구도 역삼동(492개)과 대치동(345개)에 41.2%의 중개업소가 몰려있다. 송파구는 잠실동(313개)과 가락동(194개) 일대에 32.3%의 중개업소가 집중됐다.

한편 강남3구 중개업소 중 휴업이나 업무정지에 들어간 중개업소는 전체의 1.34%로 조사됐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투자 1번지 노릇을 하던 강남3구가 위축된 주택거래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며 "주택매매량 감소는 결국 중개수요 위축과 중개업소 매출에 직격탄을 날릴 수밖에 없어 휴·폐업을 고민하는 중개업소의 갈등이 점차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데일리안 = 지현호 기자]

지현호 기자 (hyunho05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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