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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대한민국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입력 2006.09.10 14:38 수정        

동북공정·독도도발에 대한 모호한 정부 대응에 네티즌 비난 봇물

"현 정권 매국노로 규정할 것", "외교부인지 왜(倭)교부인지 헷갈려"

제61주년 광복절을 맞아 경북 포항시 남구 대보면 주민들이 독도는 우리땅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해상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계속되는 ‘독도 도발’에 ‘조용한 외교’를 표방하는 현 정권과 외교 정책에 대한 네티즌의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중국의 사회과학연구소가 고구려, 발해 등 한국의 고대 왕국을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편입한 논문을 대량 게재한 데 이어 백두산에서 2008 동계 아시안 경기대회 성화를 채화하는 등 ‘동북공정’에 적극적으로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모호한 태도로 일관했던 것.

여기에 한일 양국이 9일 독도 인근 해역에서 구 소련이 핵 폐기물 투기로 인한 방사능 오염에 공동조사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정부의 외교정책 실효성에 의구심과 비판이 강해지고 있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독도 인근 해역 등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과학조사를 실시할 경우 조사 계획을 상대에 미리 알리는 ‘사전통보제’를 주장해 왔다.

‘사전통보제’는 상대의 ‘동의’없이도 조사를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일본은 한국과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이 중첩된다는 이유를 들며 ‘사전통보제’의 정당성을 수차례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일본측의 중첩수역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독도 인근 해역에서 방사능 오염 조사를 비롯한 과학조사를 실시할 경우 한국 정부의 허가를 받는 ‘사전동의제’로 맞섰다.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의 집요한 ‘사전통보제’의 대안으로 ‘실사구시적 공동조사’에 합의함에 따라 양국 간 ‘사전통보제’를 둘러싼 신경전은 일단락됐다.

정부는 “일본이 기본적으로 방사능조사와 4월 보류된 해양조사 카드를 활용해 마찰을 유도하려는데 이런 의도를 적절히 차단하면서 한일간 마찰도 진화시키는 외교적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공동조사 합의는 한국의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 한국은 독도의 배타적 권리를 주장해 왔으나 이같은 결정으로 한국과 일본 양국이 독도 인근 해역에서 동등한 권리를 갖게 돼 지난 99년 한-일 어업협정과 같이 향후 경제적 배타수역 경계 확정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네티즌 “외교부는 왜교부”맹비난

이번 독도 인근 해역 방사능 오염 공동 조사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은 정부의 굴욕 외교가 낳은 결과라는 비판과 잇따른 일본,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에서 한 수 밀리고 있다는 냉소가 대부분이다.

더욱이 일본이 ‘사전통보제’를 빌미로 독도 인근 해역 방사능 오염 조사를 강행함으로써 ‘독도 영유권’ 분쟁을 유도하려 했던 사실이 10일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은 한국의 ‘조용한 외교’의 현주소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7월 5일 인근 해역 해류조사를 강행한 바 있는 한국의 방법을 답습, 일본은 공선인 해양조사선을 나포할 수 없는 점을 이용해 방사능 오염 조사를 감행하려 했던 것.

이같은 일본의 ‘무리수’에는 여론을 환기시킴으로서 독도에 대한 일본의 의지를 천명하는 한편, 독도 영유권에 대한 인식을 흔들겠다는 속셈이 깔려 있다.

현재 네티즌들은 중국의 대대적인 ‘동북공정’에 이은 이번 한일 방사능 오염 공동조사 합의에 “이러다 대한민국이 50년 안에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네티즌의 비판 댓글들
일부 네티즌들은 지난 6일과 7일 개최된 배타적 경제수역 경계확정을 위한 제6차 협상에 이어 제3차 한일 차관급 전략대화에서 일본이 잇따라 ‘사전통보제’를 제기한 것은 ‘독도영유권’ 분쟁을 염두한 행위였음을 지적하며 “독도가 지닌 경제적 가치를 노리고 일본은 차근차근 준비를 실행하고 있는데 한국은 어떤 방안이 있느냐”고 질타했다.

네티즌 ‘wtd861127’는 “독도 밑에 있는 하이드레이트란 메탄가스는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라며 “아시아인근의 독도심해에 특히 많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본이 독도를 걸고 넘어지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4월 일본의 독도 주변 해역의 해양조사를 두고 양국의 갈등이 증폭되는 일을 피하고 양국의 이익을 증진하는 방향에서 합의했다고 밝힌 정부의 ‘실사구시적 공동조사’라는 설명에 네티즌들은 “궁색한 변명”이라며 “아직도 사대주의에 물들어 있다”고 맹비난했다.

ID ‘masolitudes’인 네티즌은 중국의 ‘동북공정’에도 정부는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고 상기시키며 “이번 공동조사로 한국에게 실익이 있느냐, 강경하게 나가기로 했으면 강경하게 나가야지. 조용한 외교가 굴욕외교인가, 아직도 외교부는 사대주의에 물들어 있느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아울러 네티즌들은 지난 99년 신 한일어업협정으로 배타적 경제수역 경계확정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상기시키며 “그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셈이냐”고 맹렬히 비난했다.

네티즌 ‘zeta_’는 “외교부는 왜교부”라며 “또 실수했구만, 도대체 머리는 디자인이냐, 똑똑똑 거기 개념있습니까”라고 비아냥대는 한편, 또 다른 네티즌인 ‘tk6104’는 “지난 정권 때의 공동어업구역때문에 독도가 힘들어진 상황을 그사이 잊었는가”라고 개탄했다.

독도본부 “독도 영유권 심각한 마당에...현 정권 매국노로 규정하겠다”

이와 관련 독도수호운동을 벌이고 있는 민간단체인 독도본부(의장 김봉우)는 11일 오전 10시 외교통상부 앞에서 ‘독도수역 공동조사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결정에 반대의 뜻을 표하기로 했다.

독도본부는 기자 회견에 앞서 배포된 성명서에서 “국민의 상식대로라면 독도는 분명한 대한민국 영토이고, 독도의 배타적 경제수역 역시 대한민국 관할아래 있는 수역”이라며 “독도 영유권 문제를 심각하게 다투고 있는 시점에 한국정부가 대한민국의 주권수역 안에서 연안국의 권리에 속하는 사항에 대하여 영토 경쟁 상대국인 일본과 공동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일본의 권리가 보장되는 조치를 취한다면 영토주권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단체는 “한일 외교 당국자 회담에서는 언론발표보다 훨씬 깊은 대화와 약속이 이루어져 온 관행을 고려한다면 검토가 아니라 실질적인 약속, 그것도 독도수역에서 한일 공동조사를 하자는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보아도 크게 무리는 아닐 것”이라고 이번 결정이 불러올 파급효과에 우려했다.

단체는 “공동조사를 피할 수 없다면 러시아와 국제 원자력기구 등을 포함시켜 해양 오염 조사의 의미를 살리고 한일영유권 분쟁에 따른 법률적 책임도 피해가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이를 외면한다면 현 정권과 외교팀을 매국노로 규정하고 반드시 응분의 처벌과 책임을 지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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