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직 교수, 뉴라이트폴리젠과의 인터뷰서 오마이뉴스에 정면 반박
“악의와 무지로 가득한 왜곡…정치집단·음모가집단이냐” 비판
“기본적으로 우리를 비난하기 위한 악의와 무지에 기초해 우리가 하지 않은 발언을 자신들의 구미대로 조작하고 있다.”
뉴라이트재단의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는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가 교과서포럼 시안과 ‘식민지적 근대성에 관한 연구’, 연구기금의 출처 등에 대한 오마이뉴스의 보도에 대해 정면 반박에 나섰다.
안병직 교수는 13일 뉴라이트폴리젠과의 인터뷰에서 “오마이뉴스는 완전히 악의적인 해석으로 자신들이 조작한 사실에 기초해서 기사를 쓰고 있다”면서 “이런 오마이뉴스가 과연 언론기관인지 악의를 가진 정치집단인지 구분할 수가 없을 뿐 아니라 기사를 작성한 사람도 기자인지 음모가인지 알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안 교수는 ‘조작’ ‘왜곡’ ‘악의적 해석’ 등의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강한 불만을 드러내는 한편, ‘사실관계를 멋대로 해석했다’고 힐난했다.
그는 교과서포럼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시안과 관련, 오마이뉴스가 ‘도요타재단의 연구기금을 받았다’며 연구의 윤리성과 목적성을 문제삼은 데 대해 “우리가 도요타재단에서 돈을 받았다는 것은 연구결과로 제출한 3권의 연구서 서문에 다 나와 있는데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도요타재단에서 의도하는 바를 수행하기 위해 자금을 받았다면 그것은 밝혀서는 안 될 일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안 교수는 “오마이뉴스는 기사에서 ‘도요타재단의 야마오카 씨가 우리 연구의 기획에서부터 출판에까지 관여했다’며 도요타재단이 기획을 하고 출판까지 주도한 것처럼 써놓았다”며 “(오마이뉴스가) ‘조선의 근대화는 일본의 힘’이라고 따옴표를 쳐서 인용해 놓았는데 연구서에는 전혀 이런 기록이 없는데 기사에는 마치 사실처럼 따옴표를 해놓았으니 완전한 조작”이라고 분노했다.
안 교수는 “당시 우리가 일본과 한국 양쪽을 오가면서 얼마나 충실한 연구를 했는지는 오마이뉴스 기사에도 잘 나타나 있는데도 그 점은 무시하고 무슨 음모행위인 것처럼 말했다”며 “기사는 기본적으로 사실관계를 보도하는 것이 생명인데,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해석하는 것이 주목적이 된 오마이뉴스가 정말로 제대로 된 보도기관이고 거기에 속한 기자들이 제대로 된 기자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안 교수는 도요타재단의 연구기금을 받은 배경을 “요즘은 BK21도 있고 기업 등에서도 재단을 만들어 연구비를 풍부하게 주지만 1988년 당시는 연구용역비 받기가 힘들었고 더욱이 한국과 일본의 공동연구였기 때문에 한국에서 연구용역비를 따기란 매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한일협력연구에 나선 이유로 “새로운 연구시각과 새로운 전망“을 꼽으면서 ”한국의 일반적인 국민정서에 있어서 일본과의 관계를 정상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일본에 대한 편견을 하루빨리 극복하는 것이 우리가 편견으로부터 해방되는 길이라는 생각에서, 사회발전을 위해 지식인은 꼭 해야 할 진실로 국민을 계도할 의무가 있는 만큼 그같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또 안 교수는 자신의 연구가 ‘식민지근대화론’으로 규정된 것과 관련, “진보적 학계에서 낙성대연구소의 연구를 도덕적으로 비난하기 위해서 붙인 이름”이라면서 “나는 식민지근대화라는 개념이 너무나 추상적이기 때문에 시비와 다른 가치판단이 있을 수 있어 근대화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경제성장론, 즉 통계에 의해 경제가 어떻게 움직여왔는지를 중심으로 연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안 교수는 청와대 이병완 비서실장이 ‘교과서포럼의 논의내용은 일본 극우파의 한국적 변형이고 결과적으로 일본 식민지지배를 찬양했고 한국 민주주의 운동을 폄하했다’고 비난한 데 대해 “몰락에 임박한 단체의 히스테리”로 규정하고 “근본적 차이를 무시하고 몇 가지 특징만으로 일본의 새역사교과서를만드는모임(새역모)와 같다고 몰아붙이고 있다”고 역공했다.
그는 “이 비서실장은 ‘일제시대에 한국이 주체적 근대화를 했다’고 교과서포럼의 시안을 인용했는데 하지도 않은 말을 마치 한 것처럼 사실을 조작했다”며 “인용을 했으면 최소한 몇 페이지에 있는지 정도는 밝혀야 하는데 청와대의 무능은 다른 사람의 주장을 올바르게 인용조차 못할 정도니 참으로 한국의 미래가 암담하다”고 비꼬았다.
이어 안 교수는 “역사적인 사실을 전체의 어떤 구조 속에 넣어서 해석하는가를 기준으로 이념적 동일여부를 따져야 하는데 교과서포럼의 대안교과서는 일본 제국주의 침략을 정당화하지 않을 뿐 더러 일본의 침략과정을 분명히 써놓았다”며 “그런데도 이 부분은 빼버리고 ‘침략과정에서 한국사회가 근대적으로 변모하고 있었고 한국인도 따라서 근대적으로 변모되어 왔다’는 측면만 떼어서 말하면 일본인과 한국인이 동일한 인간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통렬히 비판했다.
아울러 안 교수는 뉴라이트전국연합 김진홍 상임의장이 일제의 정신대 강제 징발을 부정했다며 비판한 것과 관련, “정신대와 위안부를 구별하지 못하고 있고 자기가 발언해야할 문제와 발언해서는 안 될 문제가 무엇인지조차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과연 이 사람이 지식인인가, 이런 사람이 과연 사상운동을 할 수 있을까 심히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평가했다.
그는 “나에 대해 여러 군데서 비판을 했는데 무엇을 기초로 해서 나를 비판했는지 전혀 알 수가 없고 전체적으로 보면 횡설수설하고 있다”며 “(김 의장이) ‘정신대를 강제동원한 흔적이 없다는 것은 무슨 소리냐? 수많은 대한민국 여성들이 끌려가 희생을 당한 살아있는 흔적이 있다’고 했는데 이는 정신대가 아니라 위안부 이야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정신대 부정’ 논란에 대해 “위안부를 강제 동원했다는 자료가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을 뿐이지 위안부를 강제동원 했다, 안했다라고 이야기한 바가 없다”고 단호히 말하고 “일부 위안부의 증언 등으로 강제 동원의 가능성도 있지만 본인의 증언은 방증자료로 쓸 수는 있어도 본격적인 역사자료로 채택하지 않는다. 즉, 실제 사실여부는 명확히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 교수는 뉴라이트전국연합 제성호 대변인이 ‘전과기록을 지웠다고 범죄자가 선량한 시민이 되느냐’며 비난한 것과 관련, “제성호 교수는 강제가 없으면 자발적이라고 말했지만 이는 심각한 논리적 한계를 갖고 있다”면서 “가난한 사람들이 강제적으로 가난한 것이 아니라고 해서 자발적으로 가난을 택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는 없듯이 한국의 수많은 위안부들이 강제동원된 것이 아니라면 모두 자발적이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