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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통 토크쇼´가 없다?!


입력 2007.01.18 23:18 수정         김영기 객원기자

정통 토크쇼?!

한국에서는 정통 토크쇼가 성공하기 힘들다는 한숨 섞인 불평이 많다. 여기서 말하는 이른바 ‘정통 토크쇼’란, 게스트를 초청해 입담 좋은 MC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캐내는’포맷을 뜻한다.

Jay Leno.. Tonight Show

결코 흔치 않은 인상으로 한 번 보면 못 잊을 미국의 ´Jay Leno´. 미국 NBC의 [Tonight show]를 진행하는 그는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대표적인 토크쇼의 전형이다.

한두 번은 채널을 돌리다가 맞닥뜨렸을 그 포맷을 보며, 우리에게도 정통 토크쇼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식의 생각을 가지는 이들이 제법 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정통’이란 상대적인 것이다. 미국인에게 1:1로 마주앉아 하는 대화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눈을 마주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참 주고받는 것은 그들의 오랜 역사로부터 오는 관습이다.

그런 그들의 ‘정통’한 문화를 우리가 굳이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다리를 꼬고 바싹 붙어 앉아 신변잡기를 늘어놓는 내용구성은 우리의 정서상 그다지 승산이 없다.

자니윤에서 이문세까지

물론, 시도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자니윤부터 주병진, 이문세까지 여러 MC들의 줄기찬 시도가 있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새로움이었기에, 시청자들의 반응은 제법 괜찮았다. 이승연이나 김혜수, 이홍렬의 쇼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그것은 여기서 말하는 ´정통´의 모습에서 벗어난, 아기자기한 맛을 주는 사랑방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문화는 마음에 안드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버렸다.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여럿이 어울려 이야기를 주고받는 우리의 사랑방문화는 학교, 회사, 가정 등 곳곳에 숨어서 그 전통의 향기를 풍기고 있다. 감췄던 마음을 드러내려 택한 매개체는 술이었고, 여럿이 모여 마시는 술과 대화는 자연스러운 우리만의 토크 문화가 되었다.

1:1로 바싹 붙어 앉아 주고받는 부담스러운 이야기보다는 여럿이 어우러져 즐기는 잡담이 우리의 ‘정통 토크쇼’인 것이다.

‘술없는 술자리’ 포맷의 프로그램들. [야심만만], [놀러와] 등의 프로그램들이 ‘홍보의 장’이라며 손가락질을 당해도 장수할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토크문화를 잘 담아냈기 때문이다.

우리것이 좋다는 말

우리것이 좋다는 말은 괜한 것이 아니다. 마치 남의 옷을 빌려 입은듯, 어색하게 맞지도 않는 옷을 억지로 ´멋지다´ 떠들어대는 것은 이제 촌스러운 일이다. 자신에게 맞춰 잘입은 옷이 사람을 돋보이게 한다.

2007년, 시대는 한국인들을 절대 편하게 두지 않을 것이다. 끊임없이 달라져야 하고, 늘 그래왔듯 열심히 달려야 한다. 그렇게 달려야 할 때에, 80년대에나 가능했을 미국문화에 대한 막연한 희구는 시대에 뒤처지는 것이다.

더 이상 ‘정통 토크쇼’ 운운하며 미국문화가 정답인 양, 혀 말린 소리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기 바란다. 우리는 우리에게 맞는 멋진 스타일과 패션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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