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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천왕만세´ 외치는 사람과 ´일본문화 마니아´는


입력 2007.04.06 23:23 수정         이충민 객원기자 (robingibb@dailian.co.kr)

일본 드라마 ‘여왕의 교실’의 아마미 유키, 시다 미라이, 카호, ‘백색의 거탑’의 에구치 요스케, 카라사와 토시아키, 야다 아키코.

‘샤프리’의 이토 미사키, 카메나시 카즈야, ‘노부타를 프로듀스’의 호리키타 마키, 토다 에리카, 야마시타 토모히사, ‘성자의 행진’의 히로스에 료코…

일본 국민 가수 오다 카즈마사, 쿠사나기 츠요시(=초난강), 나카이 마사히로, 키무라 타쿠야, 이나가키 고로, 카토리 신고로 구성된 5인조 그룹 스맙, 대표곡 마츠켄 삼바의 마츠다이라 켄, 코미디언 겸 프로레슬러 레이쟈라몬HG (일명 하드게이)…

상실의 시대로 대변되는 아시아 최고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의 아버지 미야자키 하야오, 공각기동대, 인랑, 기동경찰 패트레이버(OVA) 등을 감독한 오시이 마모루 등.

이들은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일본문화의 중심 공인들이다. 일본문화는 한국문화와 달리 표현의 자유가 제한적이지 않아 매력이 넘친다. 소재가 다양하고 짜임새 있으며 신선함과 활력이 넘친다. 연기자나 가수, 예술가들은 표현의 자유가 허락된 심의규정 속에서 탁월한 연기와 가창력, 기발한 상상력을 뽐내며 대중과 같이 호흡한다.

일본판 환상특급 드라마라고 정의내릴 수 있는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만 봐도 알 수 있다. 자유분방함으로 대변되는 일본문화의 예측불허 상상력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러나 일본문화를 좋아한다고 해서 ‘일본’이라는 나라를 ‘마냥’ 좋아하진 않는다.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정부의 모순을 좋게 봐줄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일본문화 팬들 대부분도 이에 뜻을 같이 한다.

6일 ´일본녀´가 온라인 주요 관심사 한복판에 섰다. 일본녀란 한 포털 사이트 블로그 이용자 ‘귀족’의 별명. 네티즌은 귀족이 일본을 지나치게 사랑하는 것 같아 일본녀라고 별명을 붙여줬다.

귀족은 자신의 ´일본녀 블로그´ 뿐만 아니라 언론기사, 게시판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일본 사랑을 외친 바 있다. 일본 사랑을 외친다는 건 취향차이이기 때문에 문제 삼을 것은 없다. 다만 일본을 칭송하기 위해 조국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사실이 문제다.

일본녀 귀족은 독도를 서슴없이 일본 땅이라고 주장했으며 일본천황에 대한 존경심마저 보였다. 한국음식에 대해서도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 맵고 짜며 고춧가루 같은 이물질이 잘 끼고 더러운 음식이라고 정의내린 것. 김치를 제외한 한국음식은 볼품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러나 초밥의 나라 일본 음식에 대해서는 격찬을 아끼지 않는 모순을 보였다.

이쯤 되면 비판이 아니라 비난이라는 게 네티즌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심지어 한 네티즌은 일본녀 귀족을 매국노라 칭하며 한국을 떠나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일본녀 귀족은 사태가 악화되자 문제의 글을 비공개로 전환한 뒤 입장을 밝혔다. 자신은 그 누구보다 조국 대한민국을 사랑한다면서 “언제나 미래를 통찰하는 것은 힘들다. 또한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소리를 받아들이기도 힘들다. 그렇지만 이런 것을 받아들일 때만이 진정한 발전이 일어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네티즌들은 어이없어 했다. 문제는 일본녀의 망언이 6일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단순히 일본문화만 좋아하는 이들도 싸잡아 매국노 취급당한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일본문화를 좋아하는 사람과 일본천황만세를 외치는 사람은 다르다는 것.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조국에 등 돌리는 ‘일본녀’와 달리 순수 일본문화를 좋아하는 이들 대부분은 사물을 삐딱하게,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좋은 것은 기꺼이 취하지만 배제할 것은 철저히 외면하고 걸러낸다.

일본녀 귀족의 망언은 현재 온라인에서 유행하고 있는 일종의 낚시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일본녀로 인해서 네티즌들이 일분문화를 좋아하는 이들까지 부정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본천황만세를 외치는 정신 나간 듯 보이는 사람과 순수일본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을 함께 싸잡아 매도하는 행위는 없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 ´가슴녀다´…도자기녀와 플룻녀의 공통점?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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