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경기 연속 더블-더블 신인 1순위 이름값
한국농구 차세대 포인트가드 제2의 김승현 될까?
´명불허전(名不虛傳)´
서울 SK의 특급루키 김태술(23·180cm)이 시작부터 화려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2007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SK에 입단한 김태술은 시범경기에 이어 개막이후 2경기 연속 더블-더블의 기염을 토하며 신인왕 후보다운 자질을 입증했다.
지난 20일 잠실학생체육관서 열린 ‘2007-2008 SK 텔레콤 T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의 홈 개막전에서 팀은 비록 82-84로 석패했지만, 김태술은 11점 11도움 5리바운드 4가로채기 원맨쇼를 펼치며 홈팬들에게 강한 첫 인상을 남겼다.
21일 열린 원주 동부전에서는 40분 풀타임을 뛰며 다시 11점 12도움을 기록, 팀의 올 시즌 첫 승(83-74)을 견인했다.
팀당 2경기를 치른 현재 김태술은 평균 11.0득점-11.5도움-3.0 가로채기로 올 시즌 데뷔한 신인들 중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10개 구단 어느 포인트가드들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 준수한 성적표다.
단순히 수치만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나무랄 데가 없다. 외국인 선수 래리 스미스-트래비스 개리슨과의 안정된 2대2플레이는 물론, 상대의 빈틈을 헤집는 돌파와 자신감 넘치는 슈팅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찬스에서 과감한 슛을 주저하지 않고 속공 상황에서 상대의 높이에 위축되지 않으며 스스로 마무리하는 배짱이 돋보였다. SK는 확실한 포인트가드의 가세로 경기운영의 안정감이 생겼고, 속공이 한층 강화되는 효과를 맛봤다.
김태술의 화려한 데뷔는 여러모로 6년 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김승현(오리온스)의 첫 시즌을 연상시킨다.
2001-02시즌 신인드래프트 3순위로 오리온스에 입단했던 김승현은 당시 인천 SK 빅스와의 개막전에서 15점-10도움, 전주 KCC와의 2차전에서는 19점-10도움을 기록한 바 있다.
그해 김승현은 정규시즌 54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해 경기당 12.2득점-도움 7.96개-가로채기 3.24개의 화려한 성적을 앞세워 사상 최초로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소속팀 오리온스는 김승현의 데뷔 첫해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통합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김태술은 프로무대 데뷔 환경에서 김승현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일찌감치 대학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평가받았지만, 키가 작고 웨이트가 떨어진다는 약점 때문에 프로무대에서의 조기적응 가능성에는 의문부호를 받은 것과 팀 내에 전희철-김병철-마커스 힉스(당시 오리온스), 방성윤-문경은(SK)같이 득점력이 뛰어난 팀 동료들이 많았다는 점. 최대약점으로 꼽혔던 포인트가드 포지션에서 큰 경쟁 없이 주전에 무혈 입성하는 행운을 누렸다는 점 등이 그러하다.
김태술은 전 시즌까지 SK 주전 포인트가드로 활약하던 임재현이 이적하면서 큰 어려움 없이 무혈 입성했다. 유력한 김태술과 신인왕을 놓고 다툴 경쟁자로 꼽히는 드래프트 동기들이 험난한 주전경쟁의 관문을 거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게 사실.
팀내에 자신의 A패스를 받아서 득점으로 마무리해줄 능력을 갖춘 쟁쟁한 선수들이 많다는 점도 김태술의 순항을 기대케 한다.
특히 현재 SK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진 감독은 6년 전 오리온스의 사령탑으로서 김승현을 발굴하고 오늘날의 리그 최고 포인트가드로 키워낸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김진 감독은 오리온스 시절 스타 선수는 많았지만 정통 포인트가드와 조직력 부재로 고전했던 것을 루키 김승현을 영입하며 극복했다. SK에서는 김태술이 그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김태술이 과연 제2의 김승현이 될 수 있을까. 한국농구의 포인트가드 계보를 이을 유력한 적자로 거론되는 김태술이 팬들의 기대만큼 특급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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