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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연장 반대´ 정동영, 예전엔...


입력 2007.10.23 18:07 수정         김현 기자 (hyun1027@ebn.co.kr)

정 후보, 2003년 이라크 파병당시 "북핵문제 해결과 국익위해" 찬성

민주 "선거전술상의 잔꾀에 불과" … 정 후보측 "새롭게 입장 정리한 것"

“내가 이라크 파병 문제를 고민하고 판단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는 ´북한 문제를 풀어 가는 데 있어 어떻게 하면 한·미 간의 합의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인가´하는 점이었다. 미국과 각을 세워 한·미 간 갈등과 불신이 증폭되면 북핵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한국과 미국이 각각 각자의 길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조건을 만들게 될 것이다.”(2003년 3월 30일 자이툰 부대 파병을 찬성했던 정동영 새천년민주당 상임고문의 글 중에서)

“지금은 6자회담이 성공적 결실을 맺어가는 국면에 있으며 남·북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서고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이 모두가 미국의 참여와 협력 없이는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운 일들이며 그 어느 때보다 한·미간의 긴밀한 공조가 절실한 시점이기 때문이다.”(2007년 10월 23일 자이툰 부대 파병연장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 중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통령 후보가 이라크 자이툰 부대의 파병연장을 반대한 것과 관련, 논란이 일고 있다.

2003년 자이툰 부대 파병 당시 찬성입장을 밝혔던 정 후보가 파병연장을 반대하자 대선을 의식한 정략적인 판단 때문이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노 대통령과의 각을 세우면서 차별화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

정 후보는 22일 공동선대위원장들과 함께 발표한 ‘5인 공동입장문’을 통해 “대통령과 정부가 한·미동맹 등을 고려해 자이툰 부대 파병연장 동의안을 제출한 취지는 이해하지만 지난 해 국회는 파병을 1년만 연장하기로 국민과 약속했으므로 자이툰 부대는 철군해야 한다”며 “철군문제에 당이 일사불란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후보의 파병연장 반대 입장은 자이툰 부대 파병 당시 ‘나는 왜 파병을 찬성하는가’라는 글을 통해 펼쳤던 상기 주장과는 배치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6자 회담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미국의 공조가 필요한 시점에서 자이툰 부대의 철군을 주장하는 지금의 정 후보의 태도는 당시와는 명백히 모순된다는 것이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난 2003년 정동영 후보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나는 왜 파병에 찬성하는가’라는 글을 올렸다”며 “지금 정 후보와 신당이 일부병력의 주둔 연장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선거전술상의 잔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신당이 이라크 자이툰부대 파병연장 반대 당론을 결정하고 정 후보도 명백한 반대 입장을 밝힘으로써 노 대통령과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면서 “신당은 노무현 정부의 공과를 계승한다고 하면서 이런 국가중대사와 관련해 국익을 외면하고 정치적 이해타산에만 골몰하는 무책임하고 기회주의적 처신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측 최재천 대변인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기초조건이 변화됐기 때문에 번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4년간의 상황변화·남북관계의 진전·이라크에 투자한 인적, 물적 자원에 대한 평가·6자회담 진전에 따른 다자화된 현실 등의 국제정세에 대한 개인적·주관적 판단과 더불어 국민과의 약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새롭게 입장을 정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당초 올해말까지 철군시킬 예정이었던 이라크 파병 자이툰부대를 1년 더 주둔하되 병력을 현재의 절반인 600여명 수준으로 줄이기로 방침을 확정했다면서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하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노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이라크 주둔 자이툰 부대의) 철군 시한 연장에 대한 반대 여론이 더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국민 여러분께 드린 약속을 지키는 것이 도리인 줄 안다”면서 “그러나 이 시기에 더욱 중요한 것은 국익에 부합하는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파병연장이 불가피한 이유로 “지금은 6자회담이 성공적 결실을 맺어가는 국면에 있으며 남북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서고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라며 “이 모두가 미국의 참여와 협력 없이는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운 일들이며 그 어느 때보다 한·미간의 긴밀한 공조가 절실한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이툰부대의 평화와 재건 활동은 우리의 에너지 공급원인 중동지역의 정세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고, 자이툰부대가 현지 주민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얻고 동맹군들 사이에서도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이라크 정부와 쿠르드 지방정부가 자이툰부대의 주둔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경제적 측면은 당초부터 파병의 목적이 아니었지만 지난해부터 우리 기업의 이라크 진출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역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현 기자 (hyun1027@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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