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서 당내 반발에 ‘찬성’당론 확정 유보...고진화·배일도 ´반기´
한나라당이 이라크 자이툰부대 파병 연장동의안에 대한 당론 확정을 놓고 혼선을 겪고 있다. 그동안 이라크파병 문제에서 만큼은 정부 방침에 동의를 해왔던 한나라당이 예기치 않은 당내 반발에 부딪혀 ‘찬성’당론 확정을 유보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는 것.
한나라당은 당초 사실상 이 안에 대한 ‘찬성’ 당론을 확정하기 위해 24일 오전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소속의원들을 국회본관으로 소집했다. 이날 의총에는 이명박 대통령후보가 처음으로 참석, 의총 단상에 올라 파병연장에 동의해 줄 것을 의원들에게 특별히 당부하는 ‘특별연설’까지 했다.
이날 이 후보의 의총참석은 당초 예정되지 않았다가 전날 오후 늦게서야 결정돼 기자들에게 통보됐다. 이미 일찌감치 당론이 사실상 ‘찬성’으로 결정된 만큼 이 후보가 특별 연설을 한 뒤 소속 의원들이 후보 의견에 동의하는 모습을 연출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서 그동안 이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였던 정치적 현안에 대한 결단력과 당내 영향력, 위신 등을 과시하고자 했었을 터.
그러나 이 후보의 연설 뒤 의총 단상에 오른 안상수 원내대표는 표결 없이 박수로 ‘만장일치’로 당론을 확정할 것을 제안했고, ‘찬성’입장이 확정되려는 순간, 고진화·배일도 의원이 ‘반기’를 들고 나서면서 분위기는 일순간 반전됐다.
고 의원은 “오늘 (동의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회의를 하러 온 것 맞느냐”고 이의를 제기했고, 배일도 의원도 “반대의견이 있다”며 문제를 삼고 나섰다.
그러나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 후보도 (찬성) 입장을 밝혔다. 아직 (정부의 파병연장) 동의안도 안 넘어왔는데 그때 가서 반대의견을 듣고 당론으로 할지 결정하면 된다”고 중재에 나섰고, 결국 한나라당은 결정을 미루기로 했다.
고, 배 의원은 의총 뒤 무소속 임종인 의원과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 등 파병 연장 반대파 의원들과 함께 국회 기자실로 내려와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의 찬성 입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라크 전쟁은 부시 정권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벌인 침략적 전쟁임이 이미 밝혀졌다”면서 “전쟁은 인류에게 가장 끔찍하고 처참한 상황을 초래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기본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반대이유”라고 밝혔다.
이날 박형준 대변인은 “파병연장안 동의는 사실상 당론으로 ‘채택’된 것이고, 정부의 동의안 제출 이후 반대의견을 수렴해 당론으로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