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현-현주엽 고비마다 맹활약
‘신산’ 신선우의 맞춤형 전술 전력 극대화
창원 LG가 초반 3연승을 달리며 선두로 급부상했다.
‘2007-08 SK텔레콤 T 프로농구’ 개막 전까지만 해도 LG는 중위권으로 분류됐다. 전주 KCC, 부산 KTF 등 경쟁팀들이 알찬 전력보강에 성공한 것과 달리 LG는 선수 구성상 10개 구단 중 가장 변화가 없었다. 게다가 지난 시즌 팀내 주포 역할을 담당했던 찰스 민렌드의 공백은 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였다.
신선우 감독도 “1라운드는 5할 승률만 거둬도 만족”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초반부터 3연승의 파죽지세를 달리며 순조로운 출발에 흐뭇해하고 있다.
개막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KTF를 누른데 이어, 외국인선수 1순위 테렌스 섀넌이 버틴 전자랜드, 그리고 김승현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2연승을 달리던 오리온스마저 거푸 무너뜨렸다.
3연승의 원동력은 역시 ‘베테랑의 힘’이라고 할만하다. LG는 외국인선수를 제외하고 지난 시즌과 주전 라인업이 바뀌지 않은 유일한 팀이다.
지난 2년간 대형 선수 영입으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LG는 올 시즌엔 FA 영입이나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보강보다 조직력 강화를 통해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했다.
경쟁팀들이 김태술(SK)-양희종(KT&G)-이동준(오리온스)-함지훈(모비스)같은 대형 루키들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면, LG는 조상현과 현주엽 같은 30대 스타들의 경륜이 돋보인다.
주포 조상현은 지난 21일 KTF전에서 3득점에 그쳤지만, 종료직전 자신의 유일한 3점슛을 결승포로 꽃아 넣는 해결사 기질을 드러냈고, 23일 오리온스전에서는 3점슛 4개 포함 17득점으로 팀의 외곽포 공세를 진두지휘하며 91-71 대승을 견인했다.
돌아온 ‘매직히포’ 현주엽도 이날 2~3쿼터에서 오리온스의 ‘특급루키’ 이동준을 상대로 ‘특강’을 펼치며 17분간 14점(3도움 3리바운드)을 몰아넣으며 부활을 알렸다.
2년차를 맞이한 가드 이현민은 아직 완급조절에서 다소 부족한 면이 없지 않지만, 공수에서 한결 원숙해진 기량을 선보이며 부상으로 빠진 포인트가드 박지현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 당초 높이에서 다소 의문부호를 받았던 캘빈 워너와 오다티 블랭슨은 기대이상의 인사이드 파워로 기대와 달리 LG의 골밑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
무엇보다 LG의 연승행진에는 부족한 팀 전력의 2%를 채워주는 백전노장 신선우 감독의 ‘맞춤형 전술’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 변칙전술을 즐겨 쓰는 신 감독은 시즌 초반 철저한 로테이션 수비와 효과적인 템포 바스켓으로 높이의 약점을 커버하며 순항하고 있다. LG는 3경기를 치른 현재 평균 67.0실점으로 전체 1위를 기록하는 ‘짠물 수비’를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신선우 감독은 아직 팀 전력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3연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이현민이 홀로 이끌어야하는 리딩은 A급 가드를 보유한 팀과의 경기에서는 불안한 면이 적지 않고, 이기기는 했지만 최근 3경기에서 모두 턴오버가 많았다.
다소 무리한 플레이를 펼치는 캘빈 워너에 비해, 오다티 블랭슨은 오히려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평가. 오리온스 전처럼 외곽슛이 갑자기 폭발하는 경기가 아니라면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신선우 감독은 “박지현이 복귀하고 팀의 조직력이 갖춰질 2~3라운드에야 완벽한 LG의 농구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G는 27일 울산 모비스를 상대로 리그 4연승 행진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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