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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가드 ‘4룡 전쟁’…최고의 야전사령관은 누구?


입력 2007.11.20 10:13 수정         이준목 객원기자

김승현-양동근 군입대 및 부상 이탈

이상민-주희정-김태술-표명일 대약진

올 시즌 프로농구의 10개 구단의 ‘야전사령관’ 경쟁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시즌 포인트가드 ‘빅3’ 구도를 형성했던 김승현(오리온스)-양동근(모비스/ 현 상무)-신기성(KTF)의 트로이카 체제가 저물며, 새로운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한 것.

올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포인트가드들의 경합은, 표명일(32‧원주 동부)과 주희정(31‧안양 KT&G), 김태술(23‧서울 SK), 그리고 이상민(35‧서울 삼성)으로 이어지는 ‘4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이들의 맹활약을 앞세워 소속팀들도 나란히 좋은 성적을 거두며 상위권에 위치해있다.


루키에서 베테랑, 톱스타에서 대기만성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개성과 이력이 제각각인 4인방의 최고 가드 경쟁은 올 시즌 프로농구 코트를 한층 흥미진진해하게 달구는 요소. 특히 최근 몇 년간 볼 배급에 치중하는 전통적 의미의 포인트 가드가 퇴조하고, 공격력과 리딩을 겸비한 ‘듀얼 가드’들이 상한가를 기록하며 각 팀 전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추세가 눈길을 끈다.


김태술, 겁 없는 루키의 자신감

올 시즌 가장 주목할 만한 샛별은 역시 ‘매직키드’ 김태술이다. 올해 갓 데뷔한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경기당 11.3점, 9.5도움을 기록하며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도움부문 전체 1위에 올라있는 김태술은 2001-02시즌 김승현 이후 신인으로서는 6년 만에 도움왕-신인왕 동시 석권을 노리고 있다.

특히 내로라하는 리그 정상급 가드들과의 맞대결에서도 크게 위축되지 않는 배짱과 자신감, 그리고 신인답지 않은 노련한 플레이는 향후 10년간 한국농구를 대표할만한 차세대 포인트가드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 지난 시즌까지 5년 연속 PO진출에 실패한 SK는 김태술의 가세이후 약점이던 조직력이 크게 안정되며 팀 성적도 눈에 띄게 향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희정, 스피드에 외곽포까지 장착

‘쌕쌕이’ 주희정은 올해 최고의 런앤건(Run & Gun) 팀으로 꼽히는 안양 KT&G의 캡틴이다. 지난 시즌 KT&G 이적 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주희정은 올 시즌 12.6점 7.8도움(전체 2위)의 맹활약을 펼치고 있고, 포인트가드임에도 경기당 4.8리바운드로 국내선수 6위에 올라있을 만큼 다재다능함이 돋보인다. KT&G는 올 시즌 팀 속공이 76회(경기당 5.8개)로 KBL 10개 구단 중 최고를 자랑한다.

예전부터 리딩과 속공전개 능력에서는 최고수준으로 꼽히는 주희정이었지만, 김승현, 이상민 등 리그 일급 가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받았던 이유는, 부정확한 외곽슛에 있었다. 그러나 비시즌간 지독한 슈팅훈련을 바탕으로 올해는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점슛을 시도하여 무려 44%(27/62)의 높은 적중률을 보일 정도로 공격력에서도 크게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상민, 노장의 회춘

‘산소같은 남자’ 이상민은 올 시즌 유력한 ‘기량발전상’ 후보가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전성기를 능가하는 눈부신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농구선수로서는 환갑에 가까운 36세의 나이에 경기당 15.6점 7.0도움 4.2리바운드를 기록, 2점슛 성공률 54%(33/61), 3점슛 성공률은 무려 52%(24/46)에 이르고 있다.

삼성 이적 후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넘나드는 전천후 플레이를 통해 숨겨진 ‘공격본능’을 과시하고 있는 이상민은, 개인 통산 최고이자 4년 만에 평균 득점이 두 자릿수를 돌파하고 있어 가히 ‘회춘’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표명일, 늦게 타오른 불이 더 뜨겁다

표명일은 그야말로 ‘대기만성’의 표본이라고 할만하다. 작년까지 KCC의 ‘만년 식스맨’으로 활약하며 이상민을 보좌하는 벤치멤버에 지나지 않았던 표명일은 지난 시즌 중반 동부로 전격 이적하며 30대를 넘긴 늦깎이의 나이에 데뷔 이래 첫 주전 포인트가드로 올라섰다.

현재 단독 선두를 질주중인 동부 외곽의 중심축은 단연 표명일이다. ‘연봉킹’ 김주성을 제치고 팀 내 국내 선수 중 득점 선두(13.8점)를 달리는 것은 물론, 무려 경기당 3점슛 2.54개(전체 4위), 성공률 48%(33/69, 전체 6위)에 달하는 정교한 3점포를 앞세워 ‘트윈타워’를 지원하는 외곽의 해결사 역할까지 맡고 있다.

조직적인 플레이를 추구하는 동부의 팀 특성상 도움수치(3.9개)가 다소 낮은 게 흠이지만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맡은바 역할을 120% 소화하는 표명일이 있기에 올 시즌 동부의 내외곽이 한결 균형을 찾을 수 있었다.


좋은 팀 성적은 가드에게 물어보라?

올해도 변함없이 좋은 가드들을 보유한 팀이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부동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원주 동부(표명일)를 비롯하여 창원 LG(박지현-이현민), 서울 SK(김태술), 안양 KT&G(주희정), 서울 삼성(이상민-강혁) 등 중상위권 팀에는 저마다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특급 가드들이 있다.

반면 하위권에 위치한 팀들은 나란히 가드진이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상위권을 호령하던 대구 오리온스와 울산 모비스는 올 시즌 김승현(허리부상)-양동근(군입대)의 공백 속에 나란히 ‘2약’으로 추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았던 전주 KCC와 부산 KTF도 임재현과 신기성의 슬럼프가 장기화되며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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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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