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CD´ 공갈폭로에 "법대로 처리하면 될 것" 국민에게 진실의 판단 맡겨
나경원 "전혀 새로울 것 없다. 공갈협박 행위 용납할 수 없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후보는 16일 "BBK는 내가 설립했다"고 언급한 자신의 발언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된 것과 관련,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당당하게 대응하라"며 의연함을 보였다.
이 후보는 이날 박계동 공작정치분쇄특별위원장, 정두언 선대위 총괄기획팀장, 박형준 대변인 등으로부터 동영상 CD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이 같이 말하면서 "법대로 처리하면 될 것"이라며 진실에 대한 판단을 국민에게 맡겼다.
이 후보는 이어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간부 대표단과 접견한 자리에서도 신당의 네거티브 공세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인사말을 통해 "(대선이)불과 3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정책으로 대결해야 할 시점에 상대를 비난, 험담하고 그것을 넘어 음해성 선거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선거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러나 다행이라 생각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은 위대하기 때문에 이런 것에 흔들리지도 않고 속지도 않는다는 사실"이라면서 "이런 음해성 발언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누구에게 이 나라를 맡겨야 할 지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3일간 매우 겸허한 자세로 우리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고 어떻게 하면 한국의 미래를 밝헤 하고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가를 걱정하면서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의 이 같은 의연함 속에 정두언 의원은 "이미 검찰에 의해 수사가 끝난 사안을 갖고 대선일에 임박해 또다시 무책임하게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선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CD를 가지고 공갈협박을 하는 등의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이 후보 또한 의연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대변인도 "이명박 후보가 지난 2000년 10월 광운대에서 행한 연설에서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했다´는 발언은 회사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정확한 표현"이라며 공개된 CD와 관련해서도 "이미 일간지 보도나 검찰 조사 과정에서 다 나온 이야기고 (이명박 후보가)회사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정확한 표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박 대변인은 "동업자 관계인 김경준씨 회사와 여러가지 회사를 뭉뚱그려서 홍보를 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며 이 후보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동영상 공개의 뒷거래 의혹도 제기됐다.
홍준표 당 클린정치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당의 모 의원이 ´30억원+α´를 주겠다고 얘기하고, 나중에는 가격이 100억원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정동영 후보의 경우 직접 공갈배와 통화하고, 이회창 후보측 변호사가 10억, 10억 등 20억원을 할부로 주겠다고 (CD 제공자에게) 얘기했다는 말도 있다"고 전했다.
홍 의원은 또 "(CD)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이 있지만 그 당시 김경준을 추켜주는 과정에서 그런 말을 한 것으로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며 "실체적 진실과 다른 마지막 폭로"라고 규정했다.
그는 "동영상 내용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라 이미 경선과정부터 제기됐던 것"이라며 "동영상에는 BBK의 설립 주체가 나오지 않고 있고, BBK 설립 일시도 틀리다. 검찰에서 수 없는 자금추적과 관련자 진술, 주식 분포도를 전부 조사했는데 그 내용과 실체적 진실이 틀리다"고 지적했다.
박형준 대변인도 "공갈범이 신당측을 먼저 찾아가 모 의원에게 30억원을 요구했는데 우리가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설립했다´는 얘기만 나오면 우선 딱 덮고 3개(30억)를 주고, 나머지를 보고 α를 준다고 협상을 했다"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저희들은 (공갈범으로부터) 제안이 들어왔을 때 심각한 문제라고 보고 처음에 돌려보낸 뒤 다음에 바로 신고했다. 실체적 진실이 거리낄게 없어 적극 신고해서 잡힌 것"이라고 전했다.
한나라당은 또 "동영상 조작 여부도 명백히 조사해봐야 한다"면서 "강연이 1시간 이상 하는데 일부만 떼서 보면 오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