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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테니스? ´No´...지인들이 바라본 ´코트위의 이명?


입력 2007.12.25 08:53 수정        

검소한 옷차림, 해진 운동화, 6년된 라켓... 황제의 ´황´자와도 거리

대통령 당선후 첫 운동 "대통령이라고 해야 되나요" - "편하게 불러"

이명박 당선자가 22일 대통령 당선 후 첫 주말을 맞아 청와대 인근 안가 내 테니스장에서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
"뭐! 황제테니스라고요?... 이제서야 말이지만..."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당선자와 관련해 어떤 ´오해´들을 안고 살아가고 있을까?

<오해> ´그릇되게 해석하거나 뜻을 잘못 알고 있다´는 의미의 단어다.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면서부터 이 당선자는 정치권 안팎에서 가해오는 네거티브 공세와 흠집내기, ´묻지마 폭로´로부터 한시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 당선자는 숱한 고비마다 "눈이오면 맞아야지"라며 애써 넘겨버렸고, ´카더라´식 폭로에 따른 ´진실여부´는 또 다른 이슈의 생산과 함께 유야무야 묻혀져 버렸지만 그로인해 파생된 ´오해´들은 새 시대를 열기에 앞서 말끔히 씻고 가야 할 짐으로 남아 있다.

자신을 향해 덮쳐오는 정치공세에 서울시장 재직시절은 물론,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과 대선 본게임을 거치며 이 당선자 본인도 힘들었겠지만, 주변에서 그런 그를 바라보며 가슴졸이면서도 행여 섣부른 ´말´들이 또 다른 시비로 이어지지 않을까 애태웠던 이들이 적지 않다.

김 여사가 마련한 동짓팥죽

대표적 주변인은 김윤옥 여사다. 김 여사는 테니스 마니아인 이 당선자가 대통령 당선 후 맞은 첫 주말인 지난 22일, 오랜만에 지인들과 만나 테니스를 즐긴 청와대 인근 안가 내 테니스장을 찾았다.

지난해 4월 이른바 ´황제테니스´ 논란 이후 라켓을 잠시 놓았다 오랜만에 몸을 푼 이 당선자의 얼굴에도 미소가 흘렀지만 테니스 코트를 찾은 김 여사의 눈가에도 연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는 것이 이날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김 여사는 이 당선자가 테니스를 좋아하는데다 바쁜 일정상 별도로 운동을 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남편이 테니스장을 찾을 때마다 과일이며 떡, 음료 등을 손수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 당선자가 운동하는 곳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김 여사이지만 마침 동짓날이었던 이날은 현장에 ´동짓팥죽´을 직접 공수(?)해왔다고 한다.

그 덕에 오후 1시부터 3시 30분까지 운동을 한 뒤 조촐하게 차려진 팥죽파티에서 테니스 동호회원들은 물론, 수행한 의원과 비서진들도 든든히 배를 채웠다.

동지는 만물이 새롭게 탄생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 절기. 이때 우리 선조들은 한 해 동안 묵은 찌꺼기를 버리고, 삿된 기운을 물리치기 위해 천지신명의 밝은 기운을 상징하는 팥죽을 끓여 먹었다.

이 같은 의미 때문일까?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그간 "이 당선자를 겨냥한 각종 네거티브 공세에 고생이 많았죠"라는 지인들의 위로에 "본인이 마음 고생 많았죠..."라며 "견뎌야지 어떻게 하겠어요"라고 답했다.

김 여사의 팥죽공수에 화답하는 뜻으로 지인들도 즉석에서 조촐한 축하파티를 마련했다. 앞서 19일은 이 당선자의 생일이자 김 여사와의 결혼기념일, 그리고 염원했던 대통령 당선일. 지인들은 케익을 준비해 당선 축하곡을 합창했고, 김 여사는 케익을 손수 잘라 기쁨을 나눴다.

"구멍난 운동화... 6년 된 테니스 라켓"

이 당선자와 평소 테니스를 쳐왔던 동호회원 등 지인들은 ´황제테니스´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울화가 치민다. "구멍난 운동화를 신고 계시기에 함께 테니스를 치던 선수가 하나 사다드렸다", "그런 모습을 봤다면 황제에 황자를 붙일 수 있었겠나...".

지난해 4월 열린우리당은 이 당선자가 남산실내테니스장을 독점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를 ´황제테니스´로 명명하고 논란에 불을 지폈다.

여기더해 몇몇 의원들은 이 당선자가 테니스 동호인 및 여성들과 별장에서 ´여흥´을 즐겼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이른바 ´별장파티´ 의혹을 제기해 본인은 물론, 온전히 운동을 즐겨온 동호인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힌 것이 사실.

검찰은 몇개월 뒤 “이 전 시장이 테니스 모임에서 남산실내테니스장을 독점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테니스장 사용비용 역시 부정기적으로 테니스장을 이용하는 대신 만찬비용을 지불하는 식으로 생각했다가 나중에 이용료를 모두 지불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로비의 실체를 부정했다.

이후 황제테니스 논란은 유아무야됐지만 당시 정치권의 무책임한 폭로로 인한 오해와 피해를 입은 동호인들의 가슴속에는 아직까지 앙금이 가시지 않았다.

동호인들은 "어떤 사실을 폭로하기에 앞서 진실로 그사람이 어떻게 행동을 하고 다니는지 제대로 살펴봤으면 한다"며 24일 ´이명박 테니스´에 대한 실상을 털어왔다.

지난 주말 이 당선자의 테니스 모임에 참석한 김지선 코치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에 당선이 됐어도 평상시 처럼 자연스럽게 테니스를 쳤다"며 "큰 숙제를 하나 마무리하고 오신 것처럼 공만 보고 쫓아다녔다. 개구장이 같았다"고 전했다.

"이 시장에게 테니스는 정신을 맑게 가다듬고 여가를 즐기기 위한 스포츠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이제껏 이 당선자와 게임을 하며 김 코치가 느낀바라고 한다.

김 코치는 운동을 향한 이 당선자의 순수함을 강조하면서 "몇해전 테니스를 치다. 시장님이 해지고 구멍난 운동화를 신고 공을 치시길래 깜짝 놀랐다"며 "함께 공을 치던 선수가 그것을 보고 신발을 바꿔 놓고서야 그것을 신고 운동하셨다"고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라켓은 6년째 쓰시는 거에요"라는 ´정보´(?)도 털어놨다. 김 코치에 따르면 통상 선수들은 라켓의 탄력을 우려해 3~4개월 단위, 보통사람도 주 1차례 테니스를 친다고 가정할 때 1년에 한번씩은 라켓을 교체한다는 것.

자루당 라켓의 가격은 10만원에서 20만원 선. 그러나 ´대통령에 당선도 되셨으니 하나 바꾸시죠"라는 권유에 이 당선자는 이날 "대통령이 돼서도 바꿀 생각이 없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고 한다.

운동할 때 이 당선자의 검소한 옷차림과 작은 물건 하나라도 챙기는 습관은 ´황제테니스´라는 단어와 더욱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이 당선자는 시합을 하기 전 손목시계를 풀어 놓고는 깜빡 잊고 가기를 여러차례 했다고 한다. 3년 전 어느 날은 당선자가 자신의 시계를 찾는 통에 당일 시합을 함께한 동호인들과 수행한 비서진들이 ´숨은시계찾기´를 한적도 있다는 것.

다행히 동호인들이 시계를 찾았지만 ´가죽줄´에 낡고 허름한 시계가 당선자의 것이 맞는 것일까에 대한 의문이 들어 확인해 보니 "한 1~2만원 정도 할 것"이라는 비서진의 답변이 나왔다.

김 코치는 그동안의 일상적인 에피소드를 털어놓으면서 "피자를 시켰을 때 통신회사와 제휴돼 피자값을 20% 할인해 주는 것을 보시고는 호기심에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으시거나 ´소문난 진빵´이라며 얼굴만한 진빵을 사다가 간식을 나눠주시는 모습을 옆에서 볼때 황제테니스라는 단어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이 시장은 순수한 스포츠 정신을 가진 테니스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당선자는 "당선되셨으니 이제 대통령이라고 해야되나요"라고 묻는 지인들에게 "아직 아니야. 편하게 불러"라며 평소와 다름 없는 평온함으로 대했다고 김 코치는 전했다.

때문에 "시장님"이라는 호칭이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아직 익숙하게 통용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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