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의 불구가 되고만 학생들 "차기 대통령은 나쁜 사람이다"
어린 학생들은 행동이나 사고에 명확한 주체성을 갖지 못한다. 아직 가치관과 인생관이 성숙하지 못하고, 아직은 교육의 틀에서 가르침을 받아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은 그들이 한 행동의 결과에 죄가 없는 법이다. 만약 죄가 있다면 어른이 잘못 가르친 죄가 있을 뿐이다.
나는 이번 대선이 끝나고 한 가지 사실로 인해 충격에 휩싸여 있다. 대선이 끝나자, 학교에서 어린 학생들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선생님, 이번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은 아주 나쁜 사람이래요.”
“사기꾼이라고 하던데요.”
정동영은 지난 대선 내내 이명박 후보를 향해 일국(一國)의 대통령이 갖춰야 할 도덕적 덕목을 설파(說破)하였다. 스스로는 도덕과 비도덕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으면서도 그는 집요하도록 타인의 어두운 면만을 부각시키고 공격하였다. 어쩌면 마치 짜여진 시나리오를 읽는 것처럼 정동영과 신당 측 인사들은 다 같이 이명박 후보의 비도덕성을 입에 달고 다녔다.
그 결과 참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선거 후유증이 어린 학생들에게 나타난 것이다. 학생들은 향후 5년 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하면서 국정을 이끌어 나갈 우리의 대통령에 대해 “나쁜 사람, 사기꾼‘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대통령이라는 지엄(至嚴)한 목적을 이루고자 정동영은 참으로 치졸한 네거티브를 선택하였던 것이다. 그는 자기의 정책으로 어떻게 나라와 국민을 풍요롭게 할 것인가에 대하여 골몰하지 않았다. 당당하고 광명정대(光明正大)한 방법 대신 그는 소인배들이나 할 수 있는 비열한 방법을 택하였다. 정동영은 오직 이명박 후보를 욕함으로써 거기서 나오는 반사이익만을 취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결국 그는 우리 모두를 슬프게 만든, 흔히 만나는 비열한 정치인의 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동영이 네거티브를 선거 전략으로 택한, 그 결과는 학생들에게 나타났다. 어린 학생들은 차기 대통령에 대한 바른 인식과 사고를 하지 못하는 부정적 사고라는 사고의 불구(不具)가 되고만 것이다.
‘차기 대통령은 나쁜 사람이다.’
‘사기꾼이다.’
우리 학교만이 아니었다. 호남인 80%가 신당을 지지하고 정동영의 네거티브에 동조한 결과, 우리 호남의 아이들은 대부분 정동영이 뿌린 네거티브식 사고의 희생자가 되고 있었다. 그러나 정동영은 선거 패배 후에도 호남을 떠나지 않고 있다.
정동영은 그런 네거티브식 선거를 하면서 어린 학생들이 이 나라의 대통령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어린 학생들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주창하는 ‘선진조국 건설’에 어떤 자세로 임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을까. 만약 이 아이들이 선진조국 건설에서 사각지대 혹은 변방(邊方)에 머무른다면 이만큼 큰 죄는 없을 것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 했으면서도 광명정대(光明正大)하지 못한 방법을 선택한 사람. 그 결과 자라나는 어린 청소년들에게 대통령과 나라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 사고에 들게 한 사람. 나라의 사람에게 모범이 되지 못하고, 다시 호남에 기대어 살고자 하는 사람. 이 사람을 우리는 어떻게 단죄하여야 하는 것일까. 무자(戊子)년은 밝았지만, 나는 나라 생각에 이런저런 근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