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최고위원-상임고문-중진-경선 예비후보 비공개 연석회의 격론 계속
대통합민주신당이 새 지도부 구성 방식을 놓고 ´합의추대파´와 ´경선파´로 갈린 채 대립을 계속하고 있다.
신당은 5일 오전 10시부터 7시간 동안 당산동 당사에서 최고위원-상임고문-중진-경선 예비후보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마라톤회의에서 지도부 구성 방식과 당권.공천권 분리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였으나 분명한 결론을 맺지 못하고, 오는 7일 열릴 중앙위원회의가 합의추대와 제한경선, 2월3일 전당대회에서의 경선 중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면 승복한다는 데까지만 일단 합의했다.
이에 따라 7일 중앙위 회의가 새 지도부 구성 문제를 둘러싼 신당의 갈등이 분열로 갈 것인 지, 아니면 봉합으로 마무리될 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낙연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연석회의 참석자들은 새 지도부를 경선으로 구성하는 것이 원칙에 맞지만, 당이 처한 현실 등을 감안할 때 이번에는 전당대회 이전에 정치적 합의 등을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방향으로 이날 연석회의의 큰 가닥이 잡힌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김한길 의원은 "어려울수록 원칙과 정도로 가야 한다"며 전당대회 경선을 주장했으나, 신기남 장영달 이석현 의원, 정균환 최고위원, 박광태 박준영 상임고문 등은 정치적 합의를 통하거나 중앙위원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하자고 주장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한명숙 유시민 의원은 중앙위에서 제한경선을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하고 전당대회에서 추대하도록 하자는 중재안을 냈고, 신국환 의원, 추미애 전 의원은 중앙위를 확대 보강한 뒤에 제한경선을 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며, 천정배 의원은 외부인사를 영입해 쇄신지도부를 맡기되 그것이 어려우면 전당대회에서 경선할 것을 주장했다.
경선을 강하게 주장하던 정대철 상임고문은 "강력한 쇄신을 위해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고 보고 전대에 나서겠다고 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한 뒤 "경선을 하지 않더라도 정당정치 복원, 실용주의 강화, 아마추어리즘 극복, 동류(同類) 정당의 통합 추진 등이 쇄신안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회의가 끝난 뒤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해 경선을 강하게 주장하던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선 모양새를 취했다.
대선 때 정동영 후보 선대위 최고고문이었던 이용희 국회부의장은 회의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버림받은 정당인데 리모델링 정도 해서 먹히겠느냐.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대로 가면 ´도로 열린우리당´이 된다는 게 문제"라며 "일부 젊은 친구들이 정동영 책임론을 들고 나왔는데 잔인한 사람들이다. 특정인물이나 추대하려고 해서 되겠느냐"고 재선그룹을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합의추대에 가장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정대철 상임고문에 대해 금명간 정계은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한 초선의원은 "정대철 고문의 행태를 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어서 의견을 모아봤는데 아직 성명서를 낼 지는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이르면 내일 발표할 수도 있지만, 상황이 달라지면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오전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정상모 당 홍보위원장이 당직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정대철 고문도 같이 물러났으면 좋겠다"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정 홍보위원장은 "정치 31년 했다는 사람이..정계은퇴까지 고려했으면 한다"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김원기 정대철 상임고문을 비롯한 중진들과 김호진 쇄신위원장,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와 유시민 의원, 추미애 전 의원 등 30명 안팎이 참석했고,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은 불참했다.
한편 경선을 주장해온 천정배 의원은 최근 ´대선 참패에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당 안팎의 비난여론에 총선 불출마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 의원측 관계자는 "총선 불출마를 포함해 여러 가능성을 고민중인 것으로 알지만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며 "총선에서 한 석이라도 더 건지기 위해서는 출마해야 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