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탈당 예정 의원들에 누가 군침 흘리나
창조한국당, 민주당, 자유신당 동상이몽 부푼 꿈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호(號)’가 출범 초부터 좌초 위기에 처하고 있다.
이해찬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한 친노그룹 및 충청권 의원들의 탈당 움직임, 창조한국당 등의 신당 의원 영입 작업 등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손 대표 선출 직후 탈당한 이 전 총리는 현재 태국의 한 휴양지에서 머물며 ‘친노 신당’ 카드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가 신당 카드를 꺼내들 경우 유시민 이화영 김형주 의원 등의 합류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신당 이화영 의원은 1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 총리가 태국에서 구상을 가다듬을 것으로 알고 있다. 결과를 지켜보고 같이 움직일 계획”이라며 “현재의 대통합민주신당이 호남의 대안이라고 볼 수 없는 만큼 새로운 당을 만들 경우 호남에서 신선한 바람이 불어올 수 있다”고 밝혔다.
신당내 충청권 의원들의 기류도 심상치 않다. 이들은 충청을 지역기반으로 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자유신당에서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고 있다. 당내에선 충청권 의원들의 ‘무더기 탈당설’도 오간다. 이미 오제세(충북 청주 흥덕갑) 의원 등은 자유신당 합류를 예고했고, 김종률 의원 등도 자유신당 합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전 총재는 지난 1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신당내 충청권 의원들이) 대체로 진정한 보수의 시각을 가진 분들로 자유신당의 취지에 동조해서 오신다면 우리는 좋다”고 구애의 손짓을 보냈다.
여기에 창조한국당도 신당 의원 영입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전언. 문국현 대표도 “그쪽(신당)이 현재 분화가 진행 중인데 아무 얘기가 없으면 이상한 거 아니겠느냐”면서 “영입이 아니라 그쪽 분들이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왔다가 뒤로 물러났다 하고 있다”고 접촉 사실을 내비쳤다. 영입 대상으론 지난 대선 당시 문 대표를 지지했던 이계안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함께 손 대표의 당내 최대 경쟁자인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당내 최대 계파를 형성하고 있는 정 전 장관측이 대선 참패로 인해 지금은 “묵언수행”을 하고 있지만, 손 대표의 당내 장악 과정에서 반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범여권의 한 인사는 최근 <데일리안>과 만난 자리에서 “핵심은 정동영이다. 손 대표와 정 전 장관이 모두 5년 뒤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갈등은 필연적일 수 밖에 없다”며 “정 전 장관이 신당에서 그대로 있으면 정치재개를 못할 가능성도 있다. 정 전 장관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향후 범야권의 전체가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손 대표는 수도권 인사를 당직에 전면 배치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손 대표는 이날 사무총장에 386정치인의 맏형 격인 신계륜 전 의원을, 대변인엔 우상호 의원을, 대표 비서실장엔 이기우 의원을 임명하는 등 첫 당직 인선을 단행했다.
우 대변인은 당산동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당직 인선에는 수도권 인사 전면 배치의 의미도 담겨 있으며 통합과 쇄신이라는 당의 중요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힘 있는 통합형 사무총장직 수행을 위해 3선급 신 전 의원을 모신 것”이라며 “추가 당직은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계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저녁 중진·원로 회동 등을 거쳐 금주 안에 당직 인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최고위원 인선과 관련, 정균환 최고위원의 유임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유인태 임종석 우원식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