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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선인 ‘MB’ 약칭 공식유통될까


입력 2008.01.15 10:18 수정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정책구상에서 패션까지 MB 붙이기 열풍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자민련총재, 이명박 대통령당선인

‘DJ’, ‘YS’, ‘JP’….

‘3김(金)’으로 통하는 유력정치인 이름의 ‘이니셜 약칭’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DJ), 김영삼 전 대통령(YS),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JP) 등 하나 같이 최고의 권력에 오르거나 근접한 정치인사다.

정치권에선 이들의 이름과 직함을 부르는 것이 오히려 어색할(?) 정도로 이니셜 약칭이 보편화 됐다. 이들의 영문 이니셜은 한 시대를 풍미한 막강한 정치력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최근 일부언론은 기사 제목 등에서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을 ‘MB’로 쓰기 시작했다. 이미 정치권에선 ‘MB’란 호칭이 입에 붙은 상황.

당선인 측에서도 이를 반겼고, ‘MB’보편화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MB’가 대중들에게 불리기 쉽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호칭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당선인 주변에선 ‘MB’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최근 이 당선인의 각종 정책과 옷 입는 스타일 등에 ‘MB’를 붙여 합성어로 활용되고 있다. 인수위에서 추진 중인 경제정책은 ‘MB노믹스’, 당선인의 화사한 넥타이와 점퍼 스타일은 ‘MB패션’이라 명명됐다.

이 밖에도 이 당선인의 팬클럽 이름은 ‘MB연대’, 공신 홈페이지 주소는 ‘www.mbplaza.net’, 홈페이지 내 이 당선인이 살아온 삶을 소개한 코너 제목은 ‘MB이야기’, 일정은 ‘오늘 MB는’이라고 표기하는 등 이니셜약칭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미 이 당선인은 지난해 3월 <데일리안>의 ‘이니셜약칭 사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괜찮으나, 언론에 비해 일반 국민들은 약칭을 널리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복수의 마케팅전문가는 “정치인이 이니셜약칭을 쓰는 것은 부르기 편하고,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과거 정치권의 DJ, YS 사용이 신문의 기사작성 등 편의성을 위한 것이었다면, 최근 정치인이나 연예인의 이니셜은 사용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광고업계에도 ‘이니셜 마케팅’이 시도돼 좋은 반응을 일으켰다”면서 “지속적인 마케팅이 이뤄져야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당선인 측도 “‘MB’는 발음이 쉽고 편해 주변에서 자주 부르며 별명처럼 됐다”며 “언론에서도 ‘MB’사용이 보편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MH’로 불리지 않았다. ‘MH’는 고(故) 정몽헌 현대아산회장의 이니셜로 통한다.

[2007년 3월11일 <데일리안>기사 중에서...]

이니셜 약칭, 얼마나 ‘센’ 사람이 썼나?

정치인에 대한 이니셜 약칭 사용의 뿌리를 찾으려면 박정희 정권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이니셜 약칭은 ‘JH’가 아니었다. 특이하게(?)도 ‘PP’였다. 이는 ‘President Park’의 줄임말이다. 하지만 당시 언론에서 박 대통령을 ‘PP’라고 쓰지는 않았다.

‘PP’에 대한 일화도 있었다. ‘PP’라는 말이 퍼지면서 마침내 박 대통령의 귀에까지 들리게 됐다. 박 대통령은 ‘PP’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청와대직원들에게 물었다. ‘프레지던트 박’의 약칭이라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싫진 않은 별명이었던 것이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92년 대선에 출마할 당시 YS, DJ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이들과 달리 영문 약칭으로 불리지 않았다.

정 회장은 당시 신문제목에 ‘YS’, ‘DJ’가 나오는 것을 보고 “나도 CY라고 불러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CY’라는 약칭은 사용되지 않았다. ‘왕 회장’마저도 정치판에선 영문 이니셜로 통하지 못했던 것이다.

정치권에서 ‘공식 유통된’ 이니셜은 ‘YS’, ‘DJ’, ‘JP’ 등이 사실상 전부인 것이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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