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경상도 나빠요" vs "잘했어! 경상도"


입력 2004.04.21 10:32 수정 2004.04.22 15:57       

총선이후, 친노-반노세력간 지역논쟁 격화

´경상도 성토´가 ´강남´으로 이어지는 추세

총선이 끝난지 1주일이 다 되어가는 가운데, 친노(親盧)와 반노(反盧) 성향 네티즌간에 ‘경상도’를 둘러싼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총선이 끝난 지난 16일 밤 친노 네티즌들은 ‘경상도 성토’의 포문을 열었다. 제 1당으로 부상한 열린우리당이 경상도 지역에서만 유독 고전을 면치 못하자, 친노 사이트 게시판을 중심으로 경상도에 대한 비난의 글이 도배되 듯 올라왔다.

친노 사이트인 서프라이즈(www.seoprise.com)에서‘수구의 끝물´이라는 네티즌은 ‘경상도여, 솔직히 까놓고 이야기 해보자’는 제목의 글을 통해 영남인이 “탄핵으로 나라를 망가뜨리고 끊임없이 나라를 작살낸 수구원조 한나라당을 싹쓸이로 쓸어주었다.”며 분개했다.

그는 또 영남인에 대해 “이제 당신들을 딴나라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 하련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아미고’ 네티즌은 ‘경상도 니들도 이제 왕따 한번 당해봐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옛날에 전라도가 당했던 그 왕따 이제 니들도 한번 당해봐라”라고 ‘경고’를 하기도.

오마이 뉴스(www.ohmynews.com)의 개표 관련 소식을 전달하는 톱기사에 딸린 댓글 에서도 지난 15, 16일 유독 경상도를 질타하는 글이 많았다. ‘수아’라는 필명의 네티즌은 ‘이제 대구, 경북을 독립시켜 줄때다’는 제목의 댓글에 “속알이도 없는 대구분들 영원히 더럽고 추한 당 밑에서 x이나 닦아 주세요”라는 성토를 했는데, 이 댓글이 15일 밤 9시 기준으로 가장 추천수가 높아 친노 네티즌 다수가 경상도를 비난하는 분위기였다.

‘경상도남’이라는 필명의 네티즌은 “부끄럽다. 내 고향 친구와 이웃이 딴나라당을 응원하는 사람이 더 많다니 쩝 얼른 좋은 세상이 왔으면...”이라는 글을 통해, 영남인인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기도 하는 등 게시판은 온통 경상도에 대한 성토 분위기를 이어갔다.

간간이 지역주의를 극복하지 못한 열린 우리당을 비판하는 글도 보였는데, 서프라이즈의 ‘우하하’님은 “우리당은 과반수에 도취해 잔치를 벌이지 말고, 이번에도 종식시키지 못한 지역주의. TK PK에서의 참패상황을 직시하고, 전국정당이 되지 못했음을 인정하여, 공식적으로 총선 패배를 선언하고 다음 정국운영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을 공표하라”고 주장했다.

일부 친노 네티즌들의 이러한 영남 성토에 대해 반노 네티즌이 이내 반격에 나섰다. 보수 성향의 네티즌의 활동이 두드러진 조선닷컴(www.chosun.com)을 중심으로 “경상도의 표가 1당 독재를 막았다”는 취지의 글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경상도를 비난하는 네티즌에게 “지난 대선때 전라도 지역이 특정 후보에게 90%가 넘게 몰표 던진 건 뭐냐”고 항변하기도 하는 등 게시판은 지금까지 ´경상도 표적´을 놓고 그야말로 ‘전쟁’중이다.

한편, 경상도 뿐 아니라 서울 강남 지역에 대한 비난의 글도 늘어가는 추세이다. 일부 친노 성향 네티즌은 한나라당 후보가 대거 당선된 강남갑, 강남을, 서초갑, 서초을 지역 사람들에 대한 직설적 공격도 서슴치 않고 있다. 인터넷 한겨레(www.hani.co.kr)에는 아예 ‘강남싹쓸이’라는 악의적인 문구의 토론방을 개설해 네티즌의 ‘강남 성토’를 유도하고 있다.

친노 네티즌의 이와 같은 경상도 성토에도 불구하고, 열린 우리당이 얻은 정당 득표율은 부산과 경남에선 각각 33.7%와 31.7%, 지역구 득표율은 각 38.92%와 34.41%로 매우 높은 편이었다. 지난 16대 총선때의 한나라당의 ‘영남 싹쓸이’ 에 비해 서는 괄목할 만한 득표율이다. 한편 정당투표에서 전국적으로 35.8%를 얻은 한나라당은 광주 1.8%, 전남 2.9%, 전북에서 3.4%밖에 얻지 못해서 일부 친노 네티즌이 유독 경상도와 강남만 트집 잡는 것은 별반 설득력이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