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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발언 85%" vs "야당 입장 경청, 성의 있게 설명"


입력 2024.05.01 00:00 수정 2024.05.01 00:00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윤재옥 "영수회담은 협치라는 어려운 여정 첫걸음"

이재명 향해 비판 쏟아낸 여권 "항복문서 받으러 온 듯"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에 대해 "영수회담은 협치라는 어려운 여정의 첫걸음을 내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권 내에선 이재명 대표를 향해"항복 문서 받으러 온 느낌" "삼전도의 굴욕 보는 듯"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권한대행은 30일 "어제 2시간 넘게 진행된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담은 21대 국회 내내 평행선만 달리던 여야가 협치로 나갈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대통령께서 15분에 걸친 이 대표의 모두발언을 비롯해 여러 현안에 대한 야당 입장을 경청하고 정부의 입장을 성의 있게 설명했다"고 했다.


이는 전날 영수회담 이후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비공개회담에서) 이 대표가 화두를 꺼내면 윤 대통령이 답변했는데, 답변이 상당히 길었다. 천 비서실장이 계산을 해보니 (윤 대통령과 이 대표 발언 비율이) 85 대 15"라고 말한 것에 대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행은 "비록 이견이 일소에 해소되지 않았지만,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직접 서로의 생각을 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회담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며 "특히 의료개혁에 대한 같은 뜻을 확인한 만큼, 세부적인 방법론에서만 의견이 조율 된다면 계획을 추진해 나가는데 큰 힘이 실릴 것"이라고 했다.


비공개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난 윤 대행은 '여당 패싱' 지적에 대해선 "실무단계에서 협상 상황을 공유했고, 어제 협상 결과도 충분히 전달 받았다"며 "패싱이라고 주장하는데, 모처럼 여야 협치를 하기 위해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나는데 '나도 참여해야 한다'고 처음부터 주장하는 상황이라면 회담이 성사되겠느냐. 회담 성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 상황을 이해하고 우리 당의 입장을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준영 사무총장 직무대행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는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야당의 말씀을 충분히 경청한 만큼 오늘부터는 국회의 절대 권력인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목소리를 귀 기울이고 소통하며 협치하기를 기대한다"며 "그것이 어제 회담을 수포로 돌아가게 하지 않는 첫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국회 운영에 대해서도 경청하는 자세를 가지길 기대한다"며 "국민의힘도 진정 민생을 위한 일이라면 얼마든지 손을 맞잡을 준비가 돼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여권 내에선 이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용태 당선인(경기 포천·가평)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윤 대통령 앞에서 약 15분간 작심 발언을 쏟아낸 것을 겨냥해 "이 대표가 (대통령) 면전에 대고 스웨덴 연구기관의 독재화를 말씀하시고 이런 건 싸우려고 온 것 아니냐"며 "야당이 과연 대통령을 존중하고 있는지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상휘 당선인(경북 포항남·울릉)은 BBS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 문제를 에둘러 언급한 것을 겨냥해 "가족사 문제를 공식적인 석상에서 얘기한다면 과연 협상과 소통이 시작이 될까"라며 "정치적으로 접근한다면 대립은 팽팽하게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비판했다.


신동욱 당선인(서울 서초을)은 YTN라디오에서 "국가를 운영하시는 분들은 어쨌든 만나야 한다. 다만 마치 선거 이후에 우리 입장에선 마치 강화도조약 같은 분위기였다는 건 좀 아쉽다"며 "(이 대표가) 약간 항복 문서 받으러 오신 분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김영우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소통은 늘 필요하지만, 그 소통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상생과 민생을 위해 협치 차원에서만 의미가 있다. 어제 영수회담은 그런 차원과는 멀어도 너무나 멀다"며 "정치의 소통이 아닌 정쟁의 고통이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시작부터 그랬다. 15분 동안 대통령에게 삼권분립과 의회주의·독재정치·법치주의·국제정치에 대한 특강이라니…"라며 "순간 방탄국회와 싱하이밍, 쎼쎼라는 말이 떠올랐다. 협치가 아니라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작심하고 전장에 나온 장수 이재명 대표는 가슴에서 뽑은 서너장의 A4용지로 협치를 난도질했다"고 비판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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