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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책 "명백한 범죄자 미네르바 띄운건 조중동 책임"

  • [데일리안] 입력 2009.01.18 15:44
  • 수정
  • 윤경원 기자

<인터뷰>전원책 변호사 "허위 사실 유포하며 방어논리 일관"

"인터넷에 속임수문화 증폭…가진자에 대한 반감 확산 심각"

전원책 변호사는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에 “미네르바 편을 드는 대중들이 많으니까 사람들이 그 반대편에서 이야기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모양”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전원책 변호사는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에 “미네르바 편을 드는 대중들이 많으니까 사람들이 그 반대편에서 이야기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모양”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아니, 내가 미네르바 죽이는 사형집행인인가요. 나는 미네르바와 하등 상관도 없어요. 내가 미씨도 아닌데….”

15일 오후 전원책(55) 변호사의 사무실. 자장면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한 그는 사무실과 핸드폰으로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분주했다. 미네르바 사건과 관련한 언론사들의 인터뷰 요청이 물밀듯 쇄도했기 때문이다. 전 변호사는 그 중 MBC ‘100분토론’ 작가의 섭외 요청에 이 같은 농담 섞인 말로 기분 나쁘지 않게끔 거절 의사를 밝혔다. 후에 끈질긴 요청에 결국 출연을 승낙했지만 말이다.

한 경제지는 아예 전 변호사의 가부 의사도 묻지 않고 방송 콘티를 메일로 보내놓고 통보하기도 했다. 이것 말고도 4~5개의 인터뷰 요청을 받은 전 변호사는 “미네르바 편을 드는 대중들이 많으니까 사람들이 그 반대편에서 이야기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모양”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인터넷 상에서 그는 ‘전거성’으로 불린다. 거침없고 솔직한 입담뿐만 아니라 군 가산점제, 호주제 폐지 등 사회적 대립이 첨예한 문제에 있어서 ‘인기 없는’보수적인 견해를 드러내는데 있어서 전연 거리낌이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의 강단 있는 모습은 문인이라는 그의 본업(?)에 기초한 것으로도 보인다.

그는 1977년에 ‘백만원고료 한국문학신인상’을 받아 등단한 시인. 한동안 공백기를 지내다가 1990년에 조선일보신춘문예로 재등단을 한 그는 1991년에 ‘슬픔에 관한 견해’, 2005년에는 비매품으로 ‘수련의 집’이라는 시집을 내기도 했었다.

전 변호사를 지난 13일 서초동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 만나 ‘문제의’ 미네르바 사건을 비롯한 우리 사회 전반적인 문제들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그는 미네르바 구속에 대한 비판론에 대해 “법원의 판단까지 태클을 거는 것은 반민주적인 것”이라고 일축했고 이번 파문을 증폭시킨 책임자를 보수언론들로 지목, “사회의 여론을 리드한다는 책임감을 가진 언론이라면 미네르바에 대해서는 간단한 사실보도를 하고 문제점을 짚은 뒤 발을 빼야 한다. 이게 무슨 대단한 사건이냐”고 비판했다.

국회의원들에 대해 그는 “게으름뱅이 아니면 무식한 건달들”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국회가 시급하게 해야할 일로 “특별법이 많아 산만해져 있는 형벌 법규부터 정리해야 한다”고 주문했으며, 민주당 의원들의 골프 외유에 대해서는 “골프 금지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골프 반대론을 주장했다.

특히 그는 “지금 흡수통일을 말 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는데 까놓고 말하면 헌법에는 자유민주주의가 제일 큰 이상”이라며 흡수통일론을 강조했다. ‘정치를 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엔 “난 정치하기엔 공부가 안 돼 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정치인에 대해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분야에 어느 정도 지식이 있어야 하고 비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네르바’라는 필명의 인터넷 논객 박대성씨가 구속된 것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들은 구속이 정당한 법 집행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법원의 판단을 안 믿고 어쩌자는 건가. 수사단계에서 검찰이 수사를 하는 것을 두고 이의 제기와 반론을 할 수는 있지만, 법원이 수사기록을 보고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를 따져서 인신구속으로 판단한 것은 믿어줘야 한다. 법원의 판단까지 태클을 거는 것은 반민주적인 것이다. 이는 자유민주주의의 역사가 깊은 다른 나라에서는 좀처럼 있지 않은 현상이다. 최소한 구속적부심 등 법률적인 방법으로 무죄를 다투는 건 가능하지만 법원 판단을 두고 태클을 건다는 건 잘못됐다. 물론 의견을 표명할 순 있다. 예컨대,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박씨를 구속한 것에 대해 형식적 법치주의라고 의견을 내셨는데, 이는 법조 선배로서 충분히 표명할 수 있지만 정치인 입장에서 말씀하신 것이라면 오버를 하신 것이다. 오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박씨에 대한 처벌은 마땅하다고 보는가.

“그가 폭락과 환율 폭등을 일부 예측했고 정부정책을 비판했다고 해서 검찰이 그를 수사한 게 아니다. 그가 작년 7월 말경 ‘8월 1일부터 외환거래가 정지된다’고 글을 쓴 것까지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12월 30일은 우리나라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생사가 걸린 날이었다. 이날 환율이 1200원, 1300원을 넘어서느냐 마느냐에 따라서 작은 중소 상장기업들, 키코에 가입된 상장기업들의 난리가 날 판이었다. 그래서 외환당국도 사실 비상이 걸려 있었고, 그에 따라 환율 안정을 위해 은행 등에 외환매수 협조를 할 수 있었다. 이런 협조는 어느 나라나 할 수 있다. 그런데 미네르바는 터무니없이 정부가 긴급공문으로 매수 금지를 요청했다는 식의 글을 올렸다. 그게 29일이다. 이것이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겠는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냐, 아니면 익명성의 폐해냐는 판이한 주장이 이번 논란의 핵심인 것 같다.

“미네르바라는 아이디는 인터넷을 통해 자기의 발언 효과를 미치고 증폭된다는 것이 이미 어느 정도 인증이 된 것이고 그도 알고 있었다. 그는 체포되기 전까지 자신을 ‘50대 중반에 증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인물’이라고 교묘하게 포장을 했다. 신빙성,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그렇게 해 놓고 본인은 약자와 서민들을 위해 글을 썼다고 했다. 말이 안 되는 것이다. 그런 허위 사실을 쓰면서 방어적 차원의 말을 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다.

인터넷의 영향력이라는 것은 상상을 초월한다. 어떤 교수가 학생들 앞에서 강의 목적을 넘어서서 특정인을 비판하고 명예훼손을 한 것도 문제가 된다. 그러나 그 전파력은 끽해야 몇 십, 몇백 명이다. 인터넷에서는 한 번 글이 오르면 극단적으로는 몇천만 명이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미네르바 같이 이미 세인의 관심을 끄는 아이디의 것은 엄청난 숫자가 보고 또 전파된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단순한 블로거에 불과하다’, ‘인터넷에 재미삼아서 쓴 글 이 설령 잘못 돼도 그게 무슨 문제냐’고 말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본인이 유명하지도 않고 글 조회수가 얼마 되지도 않은 사람이면 또 모른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이야기 했지만 이것은 사이버모욕죄나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 문제와는 전혀 다른 문제다. 범죄다.”

-일각에서는 30대 한 네티즌의 ‘소동’으로 치부될 정도의 사건이 정치권을 포함한 온 사회의 쟁점화가 되고 있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게 된 데에는 사실 보수언론의 책임이 굉장히 크다. 지금까지 미네르바를 우리 논란의 중심으로 끌어온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조중동(조선, 중앙, 동아일보) 보수언론이다. 특히 <신동아>는 인터뷰까지 내지 않았나. 나는 그것이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 미네르바 글 10편정도를 모아서 죽 읽어봤는데, 누가 봐도 아마추어적인 게 강하더라. 주가가 500간다느니 한다고 했는데, 주식을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주가가 500포인트까지 내려간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을 말이다. 그것은 대공황사태가 아니면 있을 순 없는 일이다. 미네르바는 대공황상태까지 있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사재기를 하라고 했다. 또 ‘자원전쟁’(2008년 1월 발간)이라는 책을 보면 독일 시사지 <슈피겔>기자들이 이미 북경올림픽 전후로 자원가격의 폭등과 대폭락의 가능성을 예측했다.”

-미네르바를 비판하면 인터넷상에서 공격을 받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어제(12일) 저녁 한 모 방송사 라디오 프로그램과 잠깐 인터뷰를 잠깐 했는데, 인터뷰 직후 사무실로 전화가 한 세 통 왔다. 그냥 욕설이더라. 과연 이래도 될까 참 문제다.”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의 특성이 여실히 반영된 사건으로 평할 수 있을 것 같다.

“전 세계에서 인터넷 환경이 가장 발달한 나라는 우리나라다. 광통신망이 이중으로 깔려있어서 누구나 인터넷을 쉽게 이용한다. 일본만 해도 이렇게 돼 있진 않다. 이런 환경에서는 아직까지 ‘치팅 컬처(cheating culture)’, 쉽게 말해 속임수 문화가 끊임없이 증폭돼 나간다. 이것을 두고 자꾸 표현의 자유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경제수준이 올라가고 미디어와 통신이 발달할수록 가장 많이 늘어나는 것이 ‘치팅 컬처’다. 한 사람이 자기를 포장해서 짜깁기를 통해 제대로 된 지식이 아닌 것을 근거가 있는 것처럼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다는 것 모두가 ‘치팅 컬처’다.

여기에서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이 가진 사람, 배운 사람에 대한 반감이 인터넷을 통해 계속 확대.증폭되는 것이다. 이게 증오심의 증폭이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고 욕하고 하면 쾌감을 갖는다. 그리고 이명박의 적은 다 동지가 된다. 또 이들에 대한 적은 그들끼리 동지가 된다. 어떤 이념이나 생각이 같아서 동지가 되고 한 편이 되는 게 아니라, 적의 적은 동지라는 식이다. 인터넷이 점차 그 살벌해지고 속임수가 증폭되고 증오심을 키우는 ‘증오심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인터넷 환경의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가.

“적어도 범죄에 칼을 대야 한다. 표현의 자유나 학문의, 사상의 자유 등 이런 광범위한 자유는 굉장히 중요하고 우리 민주주의의 중요한 요체다. 그런 면에서 사실을 침해하면 안 된다. 하지만 그런 자유가 있다고 해서 어떤 표현으로 상대방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명예훼손을 하면 안 된다. 이런 것은 상대방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예컨대 언론이 보도를 이용해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사생활을 침해했다면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아마 난리가 났을 것이다. 문화일보의 신정아 보도 사건이 대표적이다. 문화일보가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선진국에서는 신문사 폐간 등 견디지 못할 정도의 배상 책임이 내려졌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메이저 신문 중 하나가 공공연히 타인 권리 침해하고도 살아남을 수 있다. 하물며 인터넷은 어떠하겠는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부분이 너무 많다.”

-미네르바를 옹호하는 지식인들의 주장도 많았다.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김태동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는 그를 ‘가장 뛰어난 국민 경제 스승’이라고 칭송하기도 했는데….

“이번에 김 교수가 단적으로 보여줬다. 명색이 한 나라의 권력 심층부에서 수석을 했고,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대학교수를 한 분이 그렇게 흠이 많고 하자가 많고 욕설 투성이 글을 쓴 그를 두고 ‘국민 경제의 스승’이라고 했다. 그런 사람들이 미네르바를 키운 것이다. 또 명색이 시사월간지라는 <신동아>에서 특별기고 형식으로 글을 실어준 것이 미네르바 논란을 증폭시킨 것이다. 정확한 분석이나 검증도 없이 단순히 글 몇 개를 놓고서 말이다. 얼치기 청년의 글에 인터넷환경이 만들어낸 허수에 전 국민이 놀아난 것이다.

전원책 변호사전원책 변호사
-이런 사회적 책임은 누가 져야 한다고 보는가.

“그 범죄 가공의 1등 조립자들이 우리나라 주요 언론들이다. 그렇게 띄우더니 이제 구속되니 ‘가짜다’, ‘거짓에 놀아났다’고 한다. 그럼 놀아난 사람은 누군가. 무지한 국민을 놀아나도록 만든 언론들은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과연 우리 언론 품위의 수준이 어느 정도에 왔는지 이번 미네르바 사태를 통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번 사건에 대한 인터뷰 요청이 많이 들어오는 것 같다.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니 이 사건이 연말 10대뉴스가 될 판이다. 방송사마다 난리가 났다. 오늘 당장 인터뷰요청이 6~7개군데에서 왔다. 지금 거절하기 바쁘다. 미네르바 편을 드는 사람이 많으니까, 그 반대에서 이야기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모양이다. 전부 ‘쟤(전원책)같으면 하겠지’ 해서 몰려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두 군데는 해야 할 것 같은데, 이걸 하면 또 인터뷰 요청이 우르르 몰려올 것이다. 이게 언론의 선정주의다. 사회의 여론을 리드한다는 책임감을 가진 언론이라면 미네르바에 대해서는 간단한 사실보도를 하고 문제점을 짚은 뒤 발을 빼야 한다. 이게 무슨 대단한 사건인가. 인터넷 환경의 잘못된 행태를 치료하는 것인데 이걸 갖고 국가적 이슈로 보고 있다. 지금 이것보다 더 중요한 이슈가 있는데도 말이다.”

-더 중요한 사건이 무엇인가.

“오늘 당장 대북특사를 파견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줄 아는가. 북핵 불능화 1단계 마지막 코스에 들어가는 것이다. 핵 연료봉을 우리가 과연 돈 주고 사와야 하느냐의 문제가 달린 문제이다. 김정일은 엄청난 돈을 바랄 것이다. 또 당장 김정일이 실각을 할 가능성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 중국과 미국은 각각 군사를 재배치하거나 F22의 괌 재배치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나라들이 겁을 내고 있는 것이 북 핵이다. 김정일이 유고되면 자칫 잘못하면 통제 불가능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언론은 특히 명색이 보수신문들이 이런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심층분석 기사 하나 내지 않는다. 우리나라 핵전문가들의 경고발언도 한 번 나오지 않고 있다. 머리맡에 우리를 겨누고 있는 핵폭탄이 있고, 더군다나 핵폭탄을 갖고 있는 사람이 내일 죽니 모레 죽니 하면서 불장난할 수 있는데도 아직 언론들은 천하태평이니 참 대단한 나라다. 그렇다고 국민들에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건 국가신인도를 떨어트리는 문제니깐 말이다. 다만 우리 냉정하게 이런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을 불러서 최소한 검증된 문제로 토론을 한다든가, 글을 실어준다든가 해서 국민들에게 가야할 방향을 제시해주고 주위를 환기시켜주고 관심을 늘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일본에 대해 우리 언론들은 너무 선정적이다.”

-작년 말 TV토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해 화제를 모았다.

“2000년 6.15선언을 하고 서울공항에서 ‘전쟁은 없다’고 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 말대로라면 북한은 지금 어느 정도 개방체제로 나가고 북한 주민의 인권도 개선이 됐어야 했다. 근데 전혀 아니다. 개선된 것은 평양에 국한돼 있을 뿐이다. DJ는 이후 할 말이 없으니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것을 두고 ‘우리 영토가 넓어진다’고까지 했다. 그런 몰상식한 얘기가 어디 있나. 이제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놀라운 사태가 왔는데 그는 노구를 이끌고 전국 다니며 대학생들 앞에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니 북한을 절대 자극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지난 방송에서 그렇게 이야기 한 것이다. 최소한 다른 사람은 몰라도 DJ만큼은 안보위기를 말 할 자격 없다고 말이다. 본인이 이런 오판을 한데 대해 국민들에게 사죄를 해야 마땅한데 조금도 미안하게 생각하지 않고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북핵이 대남용이 아닌 대미용’이라는 황당한 이야기를 했다. 국가 원수로서는 사실 의무 포기한 이야기를 한 것이다. 북한 주력미사일인 노동미사일은 일본까지 안 넘어간다. 남한까지가 사정거리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런 이야기를 했고, 주눅 들었던 진보단체들이 모두 그 논리를 펼쳤다.”

-김정일의 만일 있을 유고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통일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야 할 것 같다. 아직 그런 분위기가 되지 않은 것 같다.

“10년전 쯤 김영삼 정권 때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남북간 통일 방식에 대해 흡수통일을 찬성하는 쪽이 80%가 넘었다. 그런데 지금은 10%도 채 안 된다. 흡수통일을 말 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는다. 까놓고 말하면 헌법에는 자유민주주의가 제일 큰 이상 아닌가. 그럼 자유민주주의 안에서의 통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명백하다. 자유민주주의로서의 통일이유일한 길이고 사실이 그게 인류 이상에도 맞다.

우리가 통일국가를 상징할 때. 독재국가나, 전체주의국가나 왕족국가를 생각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 누구나가 다 자유민주주의국가를 상징하고 있지 않나. 북한은 지금 자유민주주의국가가 아니다. 우리는 흡수통일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북한 체제 무너져서 개방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해서 동서독식의 흡수통일을 하는 것이 유일하게 가능한 통일방안이다. 그걸 하려면 북한 체제가 무너지도록 포위.압박을 할 수 밖에 없다. 지금 왜 우리가 통일방안이 시급하냐 하면, 지금 북에 살아있는 전체 세대 중 아주 노년층을 빼고는 김정일에 대한 광신도가 돼 있다. 김일성이 죽어서 주민들이 울고불고 한 것은 쇼가 아니다.”

-한때 탈북자들의 대북 삐라 발송을 놓고 논란이 있었다.

“나는 삐라를 보내는 것을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그것 하나하나가 광신도들에게 진실을 가르쳐 주는 내용이다. 북한의 실상을 박상학씨 등 탈북자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있나. 삐라가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고 온갖 욕을 들으며 보내고 있다. 그걸 왜 같은 남쪽에 있는 사람이 막느냐. 진보좌파들이 원래 정말 소수자.소외자, 개인의 인권과 자유에 관심이 높아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 한반도에서 가장 소외층은 북한주민들이다.

그 사람들에게 진실을 가르치는데 이것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느냐. 사실 삐라는 진보좌파들이 보내야 한다. 김정일 체제를 지원하는 것은 극단적으로 보면, 통일을 결사반대하는 것과 똑같다. 얼마전 민주당 대변인이 삐라 발송 단체를 두고 매국세력이라고 표현했는데 누가 매국인지 모르겠다. 과연 대변인께서 박상학 씨보다 북 주민 실상을 더 잘 알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우선 북한을 자극해서 남북이 경색되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다. 그것은 두려워한다기보다 자기들이 과거 펼친 정책에 너무 엇나가는 것이니까 싫어하는 것이다.”

전원책 변호사전원책 변호사
-보수인사이면서도 보수언론에 대한 비판을 매섭게 하시는 것 같다.

“신정아-변양균 사건이 터질 당시 <조선일보>는 1면에 16번이나 이 사건을 다뤘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 신정아가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은 기사는 사회면 밑에 2단기사로 취급됐다. 너무 선정적이지 않나. 이 사건을 되짚어보면 학력위조, 권력자의 정부로 놀아난 흥미로운 소재이긴 했다. 근데 막상 변양균이 엄청나게 해먹은 것도 없다. 대통령 형과 후원자가 증권사 매각하면서 몇십억, 몇백억 챙기는 판에 기껏 국가예산을 특정 사찰에 지원되도록 하거나 학교 교수로 임용되도록 압력을 행사한 정도인데 말이다. 거기에 엄청난 뇌물이 오간 게 전연 없다. 그런 사건을 그렇게 증폭시킨 것이다. 당시 대선을 앞두고 정부여당을 공격하기 위한 그 이상 좋은 소재가 없었기 때문이었을 게다. 문화일보가 신정아 누드사진을 게재한 것은 언론의 선정주의가 너무 심했다. 내가 오죽하면 ‘신정아를 위한 변명’이라는 칼럼을 썼겠나. 신정아를 아무것도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 여자가 과연 주홍글씨를 받을 정도로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것인가. 자기가 저지른 죄에 대해 법원이 1년 6개월로 판결했다면 그것으로 국한이 돼야 한다. 신정아가 아무리 범죄자라도 그의 인권은 누가 찾아주나. 그만큼 보수언론, 보수지식인, 보수논객들이 다 양식을 잃어버린 것이다.”

-화제를 돌려보자. 최근 국회 입법전쟁에서 일어난 폭력사태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크다. 어떻게 보는가.

“기본적으로 패거리 정치를 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돼 있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계속해서 일어나는 것이다. 이 상태로는 크로스보팅(cross voting: 자유투표, 소신 투표)이 불가능하다. 아무리 정치신인으로 채워도 이것이 불가능한 것은 세 당이 전부 지역당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영남, 민주당은 호남, 자유선진당은 충남·대전을 바탕으로 두고 있으니 지역에 가면 빗자루만 아니 빗자루 그림자만 세워놔도 당선이 된다. 선진당도 ‘충청도 핫바지론’으로 대전을 싹쓸이 했다. 이런 판국에 무슨 개인비전을 추구할 수 있겠나. 결국 당의 명령에 따라 본회의장을 점거하라고 하면 체인을 감는 등의 난리를 칠 수 밖에 없다. 당의 방침에 반발을 하게 되면 장래가 불투명해지지 않는가. 그래도 한나라당은 좀 낫다. 내부 의총에서 반대 의견도 나오고 하니 말이다.”

-크로스보팅을 실현시키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크로스보팅이 되려면 패거리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정계개편이 필요하다. 신념과 정강정치로 뭉쳐야 한다. 예를 들어 보수중에서도 리버럴리즘, 진보중에서도 프로그레시브를 표방한다는 등의 이념에 따라 이합집산을 해야 한다. 지역당은 서로를 속이는 것이다. 민주당 안에서도 한나라당 중간 지점보다 더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한나라당에서도 좌파적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 진보, 보수는 웃기는 면이 있다. 외국은 진보가 민족주의와 결합하는데 우리나라는 진보가 주창한다. 이게 사이비라는 것이다.”

-법조인의 입장에서 볼 때 국회가 시급히 해야 할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리나라 형법은 지금 누더기다. 법원에서 형사재판하는 걸 보면 형법이 적용되는 건 절반밖에 안 된다. 나머지는 다 특별법이다. 폭력행위처벌에관한법률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 형법을 벗어난 것으로 재판받는 게 오히려 더 많다. 국회가 국민들에게 법적 안정성을 줘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법치주의에 따르게 된다. 법을 알아야 법을 지키지 않겠나. 그러기 위해서는 형벌 법규부터 정리해야 한다. 이렇게 법이 산만해져서야 되겠는가.

그래서 국회의원들이 게으름뱅이 아니면 무식한 건달들이라고 하는 것이다. 엉뚱한 호주제 폐기 같은 것은 잘 하면서 형법법규 하나 통합 못하고 있다. 앞으로 상설국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상설 청문회 하고 국감제도도 폐지해 상시적으로 감사해야 한다. 국감기간에 온 행정기관이 마비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감사가 제대로 되지 않을뿐더러 공무원들이 한 달 전부터 국감 자료 만드는데 시달린다. 이런 낭비적인 비효율적인 국회는 없애야 한다.”

-얼마전에 민주당 의원들의 골프 외유도 국민적 실망감을 일으켰다.

“이런 위기 때 여당 의원도 그러면 욕먹을 판에 명색에 야당 국회의원들이 골프를 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나는 골프 금지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의다. 나도 골프를 배웠지만 근 20년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아름다운 우리나라 산이 묘지 아니면 골프장으로 훼손돼 있다. 골프라는 운동 자체는 위화감을 조성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지형에 맞지 않는 환경을 파괴하는 운동이다.”


-정치에 입문할 생각은 없나.

“사실 난 정치하기엔 공부가 안 돼 있다. 정치를 하려면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분야에 어느 정도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단순한 지식만 갖고 있어서는 안 된다. 비전이 있어야 한다. 교육제도, 군사제도, 환경정책을 어떻게 바꾸고 싶다는 국가적 비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거기에 맞춰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각 지역의 문제점과 발전구상을 다 꿰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정치에 발을 들여놔야 한다. 경제분야에 있어서도 전문가 수준으로 해박해야 한다. 그래서 남들에게만 들어서는 안 된다. YS처럼 남에게 듣고 본인은 판단만 하는 주의로는 안 된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도 너무 CEO적 사고를 많이 해왔다. 효율성은 많겠지만 어떤 신념과 비전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얼마 전 MBC ‘100분토론’ 특집 방송에 패널로 출연해 각종 ‘어록’으로 화제를 모았다. 토론에 자주 출연하시는 편인데, 어떤 전략 같은 것을 세우고 임하는가?

“토론방송은 진행자가 토론을 좌지우지 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을 이겨내려면 약간 독한 마음을 먹어야 하는데, 내 자신이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토론회는 그렇다. 그 문제에 정통하지 않으면 나가지 말아야 한다. 나는 일반적으로 토론을 할 때 정신이 맑으면 전투모드로 잘 안 들어가고 상대방을 설득시키려 애를 쓴다. 그러나 정신이 맑지 않을 땐 전투모드로 들어가게 된다. 토론을 하는데 있어 상대방의 명예나 감정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지만 하다보면 많은 국민들이 보고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절제되지 않는 용어를 쓰는 적이 있다. 일전에 내가 라디오 방송을 하다가 ‘이명박 대통령이 똥고집을 갖고 있다’고 했었는데 나중에 반성을 많이 했다. 품질 낮은 말을 그것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쓴 것이다. 나는 좋은 패널이 못 된다고 반성했다. 이렇듯 가급적 말을 순화하고 정확한 논리로 비판해야 한다. 비판만이 아닌 대안을 제시해야 좋은 토론이다. 또한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서는 일리가 있는 것은 긍정해줘야 한다. 아직 어떤 패널도 좀처럼 이렇게 하지 않는다.”

전원책 변호사전원책 변호사

-본인이 접한 많은 패널 중 훌륭한 토론자를 꼽는다면.

“보수쪽에서는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을 꼽고 싶다. 그 분의 경제정책을 들어보면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런데도 상당히 논리가 정연하고 책을 많이 읽고 공부를 많이 한 흔적이 나온다. 수많은 경제인들, 또 경제부총리까지 한 지금 야당의 중진의원들을 보면 너무 엉터리들이 많아 화가 막 날 정도다. 또 좌파쪽에서 보면 노회찬 전 민노당 의원이다. 겸손하고 자기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피력 해낸다, 그 생각에 내가 동조는 못하지만 논리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그 두 분이 내가 꼽는 베스트 논객이다. 그리고 솔직한 논객을 뽑자면 홍준표, 조순형 의원이다.

또 언론인 중에서도 좋은 논객이 많은데, 성한용 한겨레신문 기자 같은 분이 참 좋은 논객이다. 성 기자는 말씀도 차분히 잘하지만 항상 정리가 돼 있다. 보수쪽에서는 김진 중앙일보 기자의 논리가 정확하다. 근데 말씀을 많이 아끼는 것 같다. 방송을 떠나서 칼럼까지 이야기 하자면 돌아가신 분 중 정운영 논설위원의 글이 깊이 있고 절제하는 것이 여실이 느껴진다. 옛날의 김대중 칼럼도 좋았고, 류근일 주필의 칼럼도 괜찮았다. 모두 모범적인 글이다. 문법적으로도 번역체가 아닌 우리말, 우리글을 제대로 구사하는 글이었다. 가면 갈수록 그런 글들을 발견하기 힘이 든다. 대통령부터 ‘번영된 조국을 만들겠읍니다’라고 하니 말이다.”

-이명박 정부의 1년을 평가해 달라.

“이명박 정부의 지난 1년은 혼돈이었다. 쇠고기 촛불시위를 제대로 짚고 보면 원인을 만든 것도 이명박 정권이다. 사실 증폭시킨 것도 MBC방송의 책임도 있지만 이명박 정부다. 이 정부는 한미 FTA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환상을 가졌다. 취임하자마자 몇 달 안에 양국의 비준동의 끝내버리면 좋겠다는 CEO적 사고방식을 갖고 서둘러 쇠고기 협상을 추진한 것이다. 재작년 12월 24일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각료들과 청와대 수석을 모아놓고 10여시간 동안 대책회의하면서 ‘다음정부로 미루라’고 했었다.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는 그 사안의 휘발성이 강한 걸 몰랐다. 노무현 정부가 그러게 고민하다가 넘겼으면 독약이 묻어 있지 않았나 하면서 조심스럽게 받아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이것이 이명박 정부의 천박함, 경망함이다.

일본 왕을 만나서 인사하는 동영상을 보면 진짜 화가 난다. 굽실거린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일 어업협정을 하면서 독도를 암초로 만든 범죄를 저질렀는데, 이 대통령은 국가 원수가 돼서 비록 한 장의 사진이지만 일왕에 굽신거리는 상징적인 모습을 보였다. 강만수 장관은 북경올림픽을 앞두고 유가가 급상승하는데, 사실 고환율 정책 폈고 때늦게 유가가 떨어질때는 전세계 금융위기가 왔다. 그럼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해야 하는데, ‘원도 한도 없이 돈 써봤다’는 이야기를 했다. 황당하다. 도대체 장관인지 뭐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MB정부가 잘 될 것으로 보이는가.

“그 양반이 어떤 신념과 이념으로 대통령을 한 게 아니다. 그러나 나는 어떤 경우에도 이 대통령이 성공하길 바란다. 김대중, 노무현 때도 그랬다. 내가 그 분들을 반대한다고 해서 실패를 바라면 안 된다. 그건 우리 국민이 불행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겠다고 했지만 그건 잘못된 말이다. 군왕은 10년, 100년 뒤를 생각해야 한다. 우선 백성에게 거슬릴 수 있지만 있지만 훗날을 내다보는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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