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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수렁에 빠진 나를 버려라” 홈피 폐쇄


입력 2009.04.22 23:24 수정        

“진보 말할 자격 없어…더 이상 글 올리지 않을 것”

“이상 더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미 민주주의, 진보, 정의, 이런 말을 할 자격을 잃어버렸습니다.”

검찰이 22일 노무현 전 대통령에 소환조사의 사전 작업인 서면질의서를 보낸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이 “저는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져 있다”며 홈페이지를 폐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의 홈페이지인 ‘사람사는 세상’에 ‘사람세상 홈페이지를 닫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라는 제하의 글을 올리고 “더 이상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가 없다. 저는 이미 민주주의, 진보, 정의, 이런 말을 할 자격을 잃어버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에 시작된 이후 노 전 대통령이 홈페이지에 올린 6번째 글이다. 이전 글에서는 언론의 보도와 검찰 수사 등에 대해 ‘반박’ 또는 ‘불만’을 토로했으나, 이번에는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한다” “제가 할 일은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는 일”이라는 말로 복잡한 속내를 토로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공금횡령 혐의로 구속된 것과 관련해 “‘사실’이라도 지키고 싶었다. 앞질러 가는 검찰과 언론의 추측과 단정에 반박도 했다”면서 “그런데 정 비서관이 ‘공금 횡령’으로 구속이 된 마당에서 저는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가 없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분노와 비웃음을 살 것”이라고 참담한 심정을 드러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의 홈페이지인 ´사람사는 세상´에 더 이상 글을 올리지 않겠다며 폐쇄선언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처음 형님 이야기가 나올 때에는 ‘설마’했다가 국민에게 사과할 적당한 계기를 잡지 못했다”며 “(박연차 사건이 터지고 난 뒤) 제가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이미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명예도 도덕적 신뢰도 바닥이 났지만 저는 말을 했다. 국민들의 실망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피해를 입게 되거나 저는 믿고 있는 분들게 미안함을 덜고 싶었고, 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피의자의 권리는 별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마저 구속된 이후) 제가 무슨 말을 더 할 면목도 없다”며 “그는 저의 오랜 친구이고, 저는 그 인연보다 그의 자세와 역량을 더 신뢰했다. 그 친구가 저를 위해 한 일인데 제가 무슨 변명을 할 수 있겠느냐. 저를 더욱 초라하게 하고 사람들을 더욱 노엽게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제 제가 할 일은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는 일이다.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나면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 대국민사과를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노 전 대통령은 또 “제가 이미 인정한 사실만으로도 도덕적 명분을 잃었다”며 “이제 제가 말할 수 있는 공간은 오로지 사법절차 하나만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분은 이 수렁에 함께 빠져서는 안 되고,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한다. 적어도 한발 물러서서 새로운 관점으로 저를 평가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면서 “저는 이 사건에 관한 글을 올리지 않을 것이다. 오늘 아침 이 홈페이지 관리자에게 이 사이트를 정리하자는 제안을 했다”. 이제 ‘사람사는 세상’은 문을 닫는 것이 좋겠다”고 홈폐이지 폐쇄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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