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복귀는 곧 올 시즌 부활
30홈런-100타점 목표로 구슬땀
베이징올림픽 이후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이승엽(34·요미우리)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참가를 희망해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전남 강진군 도암면 강진베이스볼파크에서 KIA 타이거즈 선수들과 훈련 중인 이승엽은 지난 21일 “올림픽이 끝나고 국가대표를 그만 한다고 선언했는데 말이 조금 빨리 나온 것 같다. 실력이 된다면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엽의 대표팀 복귀 발언은 올 시즌 반드시 부활의 날개를 펼쳐 보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이승엽은 올 시즌 요미우리와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에 팀 내 입지를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해 2군행 설움을 딛고 다시 제 자리를 찾는다면, 재계약과 대표팀 합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된다.
이미 조범현 대표팀 감독은 금메달을 경쟁 상대인 일본과 대만을 잔뜩 염두에 둔 듯 “최정예 멤버를 구성할 것이며 해외파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나설 대표팀을 전원 프로팀 선수들로 구성할 전망이며, 최근 승부조작으로 얼룩진 대만 역시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모두 불러 모아 아시안게임을 통해 명예회복에 나선다는 각오가 비장하기까지 하다.
어느덧 고참 반열에 올라선 이승엽의 대표팀 합류는 태극전사들에게도 천군만마와 다름없다. 그동안 유독 큰 경기에 강했던 그는 한국야구의 위상을 세계로 떨치는데 지대한 공현을 해왔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일본과의 3,4위전에서는 괴물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로부터 좌중월 2타점 결승 2루타를 작렬하며 한국의 올림픽 첫 메달(동메달)을 안겼다. 이어 2006 제1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도 결정적 순간마다 결승홈런을 터뜨리며 한국의 4강 진출과 초대 홈런왕(5개)과 타점왕(10개)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영광의 순간에도 이승엽은 늘 태극마크와 함께 했다. 대회 내내 부진하던 그는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8회 승부를 결정지은 투런홈런을 뽑아낸데 이어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도 1회 결승 홈런으로 금메달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지난해 초 제2회 WBC를 앞두고는 “후배들의 앞길을 막고 있는 것 같다. 아쉽지만 태극마크를 반납하겠다”며 돌연 대표팀 은퇴선언을 했다.
이승엽의 말대로 그가 늘 자리해 있던 1루수 겸 4번 타자 자리는 김태균(당시 한화)이 완벽히 메웠고, 김태균은 이 대회에서의 활약을 기반으로 올 시즌 잭팟을 터뜨리며 당당히 일본으로 진출, 후배의 앞길을 터주는 결과로 이어졌다.
반면, 소속팀에 매진하겠다던 이승엽은 지난해 타율 0.229 16홈런 36타점으로 2군을 들락거리며 부침을 겪었다. 일본 프로야구 최고액 연봉(6억엔, 추정)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성적이었다.
현재 부활을 위해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승엽은 올 시즌 목표를 ‘30홈런-100타점’으로 잡았다. 절정기이던 지난 2006년 타율 0.323 41홈런(이상 2위) 108타점(4위)과 비교해 다소 목표를 낮게 잡았지만 조급해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묻어나오고 있다.
특히 그동안의 타격폼이 파워에 중점을 뒀다면 올 겨울에는 몸의 밸런스를 잡은 뒤 강한 임팩트를 살리는 타격 폼으로 수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술적인 면보다 정신적으로 더 강해져야 한다는 그는 주위 사람들과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야구를 즐기려고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가슴에 태극마크가 유독 잘 어울리는 ‘국민타자’가 올 시즌 요미우리 4번 타자로 힘차게 출발한 뒤 다시 한 번 광저우행 비행기에 올라 야구강국 위상을 드높일지 귀추가 주목된다.[데일리안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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