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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과 소통 안하는 서울시장 안된다"


입력 2010.02.11 08:24 수정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인터뷰>서울시장 출사표 원희룡 의원 "난 당심에서 출발"

"세종시나 노무현 1주기 선거에 영향 없을것…청와대는 중립"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세훈이형, 나 같으면 서울시장 두 번 안해요."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선언한 원희룡 의원은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동료´관계였지만, 서울시장 재선을 노리는 ´라이벌´에게 던진 견제구였다.

원 의원은 최근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작심한 듯 오 시장의 시정을 비판했다. 오 시장의 ´전시행정 타파´를 주장하는 동시에 "서민의 주거, 교육, 복지를 등한시했다"는 점을 집중 공격했다.

하지만, 원 의원은 오 시장을 "세훈이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가까운 사이. 최근 한 연말행사에선 술잔을 들고 ´러브샷´도 함께 했다. 오 시장은 원 의원에게 "파이팅하라"는 격려 아닌 격려도 했다.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며 한발 앞서가고 있는 오 시장으로선 ´여유´를 보인 것이다.

원 의원도 받아쳤다. "한나라당에 인물들 많은데, 혼자 두 번씩 하려고 하느냐. 사람들이 너무 잘했으니깐, 한번 더 해달라고 하면 몰라도. 다들 한 게 없다고 하는데, 굳이 두 번씩이나 하느냐."

원 의원은 "오 시장과 만나면 불꽃이 튄다. 당내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에..."라며 오 시장과 치열한 승부를 예고했다.

"´현직 프리미엄´ 냉정하게 인식…난 ´당심´에서 출발한다"

원 의원은 선거를 4개월여 앞두고 당 소속 서울지역 국회의원은 물론,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등을 만나 ´기반´을 다지는데 주력했다. 이날 인터뷰 앞뒤로도 빽빽한 일정이 잡혔다. 오 시장이 현재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만큼, ´당심(黨心) 잡기´에 주력하고 있는 것. ´당 밖´에 있는 오 시장과 차별화전략이다.

이에 대해 원 의원은 "현직 시장의 프리미엄은 냉정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나의 출발은 ´당심´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오 시장의 지지율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시장에 대한 지지"라고 평가했다. 같은 ´한나라당 무대´ 위에선 얼마든지 자신에게 올 수 있는 ´표심´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오 시장이 한나라당의 서울시장이기 때문에 (당의) 지지율이 오 시장을 통해 나타난 것으로, 민심이 아직 오 시장을 ´한나라당 시장´으로 보고 있다"면서 "내가 여론조사 지지율을 뒤집는 것은 선거전 종반에 나타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선거가 시작되면, 오 시장은 각 후보들에게 ´가랑비에 옷 젖듯´ 매를 맞고, 또 서울시정에 대한 심판대에 올라야 한다는 것이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특히 ´당심´은 오 시장에게 등을 돌렸다고 했다. 그 이유로 당과 ´소통의 부재´를 꼽았다.

그는 "서울시장은 당선 순간 시민을 위해 충성을 다해야하는데, 그렇다고 당이 서울시정과 꼭 반대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정당이 민의수렴의 통로인데, 당과 소통을 안하면서 어디서 소통을 할 것인가. 당과 함께 가려는 노력, 소통의 절차와 과정이 도외시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 내 ´오 시장을 재선시켜서는 안된다´는 문제의식은 소통의 부재에서 나왔다"면서 "문제는 전시행정과 소통의 부재"라고 거듭 말했다.

그는 "그래서 현직 프리미엄은 껍데기라고 보는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비전을 짧은 시간에 제대로 전달하고, 특히 당내에서부터 전달되게 하는 것이 내 승부수"라고 강조했다.

"야당에선 한명숙이 가장 강력한 후보"

원 의원은 ´야당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가 누구냐´고 묻자 주저 없이 "단연 한명숙 전 국무총리"라고 답했다.

그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 전 총리가 ´노무현´이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고정적인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고, ´온화한 어머니´같은 부드러운 여성적 이미지가 있다"면서 "또 총리를 지낸 경험으로 인해 정책, 시정운영에 대한 안정감이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한 전 총리가 출마할 경우, 유시민 전 장관과 합칠 것이지만, 유 전 장관이 출마하면, 민주당과 합치기 어렵다"면서 "(때문에) 한 전 총리가 야당에서 가장 강한 후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전 총리와 한나라당 예비후보 간의 대결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여론조사를 보면, 오 시장과 한 전 총리가 맞붙을 경우, 오 시장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오 시장은 선거기간 내내 공세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면서 "오 시장은 ´4년 서울시정 평가´ 때문에 변명만 하다가 끝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내 예비후보로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에 대해서도 "한 전 총리와 가상대결에서 나 의원을 지지하던 40대 남성 지지층이 한 전 총리쪽으로 간다"면서 "전체적인 인지도, 인기에서는 나 의원이 앞서는 경우도 있는데, 가상 대결에서는 그런 빈틈을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 전 총리와 나의 대결에서는 지지기반이 엇갈려서 현재로도 내가 약간의 우위"라면서 "선거가 시작되면, 오 시장에 대한 거품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나라당에서 새로운 후보를 내야한다"고 역설했다.

실제 지난 6일 ´한길리서치´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희룡-한명숙-노회찬-유시민´의 가상대결에서 원 의원이 18.8%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유 전 장관(17.3%), 한 전 총리(16.0%) 순으로 나타났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세종시 문제´도 ´노무현 서거 1주기´도 선거에 영향 못줘"

원 의원은 정치권을 흔들고 있는 ´세종시 논란´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도 서울시장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6.2서울시장 선거일은 ´노 전 대통령 서거 1주기(5월 23일)´ 불과 열흘 차이다.

그는 세종시 논란에 대해 "가변성은 있지만, 지방선거 때는 더 이상 이슈가 아닐 가능성이 많다"면서 "서울시장으로서는 세종시에 기업이 간다고 했을 때 행정부처를 지키는 입장을 보일 것이다. 부분적으로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서거 1주기에 대해서도 "´젊은 투표층´의 투표율을 올리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오히려 노 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이것을 이용하는 세력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거꾸로 투표장에 안 가려는 사람들을 자극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하나의 작용이 있으면 또 다른 반작용이 있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 효과는 결국 ´플러스 마이너스´해서 중립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야당에서 제기하는 이번 선거의 쟁점은 ´이명박 심판, 오세훈 평가´가 될 것"이라며 "내가 후보로 나오면, ´오세훈 평가´가 아닌, ´생활정치´로 여야싸움의 성격이 바뀌어서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박근혜가 선거현장 진두지휘하면 모를까..."

그는 당 일각에서 제기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조기 전당대회 개최´주장에 대해 "현재 세종시 문제로 당 내 서로 의견이 갈리는 긴장상태에 있는데, 이를 두고 전대를 하면 갈등이 폭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현 지도부로 선거를 치러도 괜찮은가´라는 질문에 "누가 와도 어려운 선거다. 누가 당대표를 하더라도 ´유리하고 불리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서서 현장지휘를 하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차선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전 대표가 대표를 맡는다면) 당을 위해선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가장 강력하고, 대중적인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는 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박 전 대표와 의원회관에서 만난 것과 관련, "´(서울시장 출마하니) 관심가져 달라. 열심히 하겠다´라고 했고, 이에 박 전 대표는 그냥 웃고 넘어갔다"고 했다. 그는 "밖에서 기대하는 이야기가 오고간 것은 아니다. 박 전 대표가 오해받을 말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지 않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지방선거에서 특정후보 지지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박 전 대표가 어떤 후보를 찍는 수준의 정치를 하는 분이 아니다"면서 "물론 나를 도와주면 고맙겠지만, 이 역시 맞는 이야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 의원은 ´청와대와 교감을 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대해 "청와대는 중립일 수밖에 없다"면서 "청와대로서는 특정 후보의 편을 들어줄 이유가 없다. 지금은 국정동력을 모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당내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청와대의 오세훈 배제설´에 대해서는 "나도 그런 얘기는 들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다"면서 "그런 이야기가 사실인지 ´자가발전´인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오세훈, 전시행정 소통부재가 문제"

원 의원은 서울 지역의 모든 철도를 지하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도시재생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경부선 서울역-용산역´ 구간의 지하화를 제시하면서 그간 철도가 점유해 온 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주겠다고 했다. 또 ´초중등학교 무상급식´ 공약도 내놨다.

그의 공약 앞에 붙는 전제조건은 "현재 서울시의 전시행정 예산을 없애고..."이다. 오 시장의 시정을 지적하고, 그 자리에 자신의 공약을 끼어 넣는 공세전략이다.

그는 "오 시장이 자신의 관심 사업에 8조원을 쏟아 부어서 ´디자인 서울´ ´한강 르네상스´ 등을 했는데, 정작 급식, 보육, 주거 등 서울시민들이 실질적으로 소득을 올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 게 없다는 것에 대해 집중 공략할 예정"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면 ´거품´이 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 시장의 ´시정평가´는 50%를 육박한다. 그럼에도 원 의원이 오세훈 시정을 정면 겨냥한 이유는 "아직 서울시민들이 오 시장의 ´이미지´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오 시장이 서울시민의 예산을 ´겉멋´ 포장하는데 낭비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4년 내내 실질적으로 한 일 없이, 간판 고치다가 이제와 장기 프로젝트 발표하고 4년 더 하겠다는 것을 평가해야할 부분"이라며 "자기가 잘나서 된 줄 알고..."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서울시정 ´소통의 부재´도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 공무원들이 이명박 시장 당시에는 일선과장 사무관과 이야기하는데 아무런 벽을 안 느꼈는데, 오 시장은 국장급도 얘기를 붙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 시장은 공무원의 체계적인 의사결정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즉흥적인 감각대로 끌고 나간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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