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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이 지지할 서울시장 후보가 없지 않나"


입력 2010.02.18 08:13 수정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인터뷰>서울시장 후보로 출사표 던진 김충환 한나라 의원

"오세훈, 구청과 시청이 할 일 구분 못해…단일화는 없다"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은 <데일리안>과 인터뷰 내내 많이 웃었다. 이야기 중간중간 "이런 얘기는 언론에 처음 하는 것"이라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었다. 서울시장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그는 승부에 대한 집착 보단, ´도전´ 그 자체에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당락을 떠나 이번 경선을 기점으로 거침없는 정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현재 서울시장 경선에서 ´친박´계 후보는 김 의원이 유일하다. 그만큼 친박의 지지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는 "´김칫국´부터 마신다고 할 수 있겠지만, (친박쪽에서) 더 지지가 있지 않을까, 가능성이 높지 않나,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장은 구청장 출신 중 뽑는 것이 맞아"

김 의원은 서울시장 경선 예비후보로서 자신의 최대 장점으로 "구청장 출신"을 꼽았다. 행시 22회인 김 의원은 서울시 공무원부터 시작해 3선 강동구청장을 역임했으며, 구청장 시절 전국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를 창설했다.

그는 "시정 경험이 없는 정치인이 서울시장에 임명되면, 업무를 파악하는데 1년이 걸리고, 설령 파악을 하더라도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서울시정은 구청장 출신 가운데서 뽑는 것이 지방자치단체 원리에도 맞고, 민주성에도 맞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정은 시장과 25개구 구청장이 협력하는 체제가 필요하다. 이들이 ´서울시´라는 하나의 공동체 책임을 지는 시정이 될 수 있도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축구감독´이 되기 위해서는 그라운드에서 뛰어보고, 함께 호흡해본 경험이 있는 ´축구선수출신´이 제격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또 "한나라당에 다양한 후보들이 당원과 시민들의 선택을 받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면서 "나의 오랜 행정경험으로 당원과 시민들의 지지를 받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세훈, 공무원과 시민 간 ´교감부족´이 문제"

김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을 비교적 높이 평가했다. 그의 ´총평´은 "비교적 훌륭한 시정을 폈다"는 것. 그는 "오 시장이 서울시의 이미지를 신선하게 개선해주고, 공무원들이 일 할 수 있도록 바로 잡아준 것은 잘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쉬웠던 점은 당초 약속했던 ´세운상가 철거´, ´관광객 1000만 유치´ 등은 실천되지 못했다"면서 "무엇보다 25개 구청장과 공무원, 시민들과의 교감, 협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오 시장은 지방행정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면서 "구청이 할 일을 시청이 하고, 시청이 할 일을 구청이 하는 등 업무 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오 시장의 ´업무분담 미숙´의 사례로 ´숭례문 화재사건´과, ´광화문광장 스노보드 대회 개최´를 거론했다. 그는 "국보 1호인 숭례문에 화제사건이 났는데, 이를 중구청에 맡기고, 서울시는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하는 것은 인식의 차이"라면서 "광화문광장 스노보드 대회 개최도 해당 구청에서 할 수 있는 것인데, 1100만 시정의 책임을 진 서울시에서 이를 개최한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서울시 ´일자리 사업´과 관련, "희망근로 위주로 진행하고 있는데, 이것은 예산 나눠주기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이런 일자리 사업은 예산이 있어야 하고, 시기적으로도 한계가 있다"고 했다.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
그는 오세훈표 ´청계천´인 광화문광장 조성에 대해서도 "그것이 꽃밭인지, 논인지, 밭인지 구분이 어렵다. 광장의 개념이 없는 실패한 광장"이라며 "자질구레한 시설물로 복잡하게 조성돼, 서울시에 어설픈 이미지를 주고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광화문광장은 앞으로 업그레이드 돼야하고, 실제 그런 구상을 가지고 있다"면서 "공간에 불필요한 시설물 등을 정리하고, 바닥에 인조 잔디를 깔아서 시민들이 걸어 다니면서 시원한 느낌을 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여야 예비후보들이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무상급식´공약에 대해 "비현실적이고, 매우 섬세하지 못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공약을 만든다면, 서울시민에게 ´무상으로 주택으로 공급하고, 차량을 제공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서울시민 모두가 찬성할 일이지만, 예산 문제 등에 있어서 현실성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나는 학생들에게 전면 무상급식을 제공할 것이 아니라 저소득층에 질 좋은 급식을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움직일 ´공간´ 만들어야"

기자가 "당내에 ´박근혜 전 대표가 지원하는 후보가 당선 안될 수 있어도, 떨어뜨릴 수는 있다´는 말이 있다"고 하자 그는 망설임 없이 "절대적으로 공감한다"고 했다.

그에겐 박 전 대표가 ´선거의 여왕´이라는데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는 지난 17대 총선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역풍으로 인해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바닥을 쳤고, 국회 의석 3분의 1도 채우기 어렵다는 전망이 팽배했던 상황.

그는 "당시 총선에서 내 여론조사 지지율이 17%, 상대후보는 64%였다. 아예 승산이 없어보였다. 하지만, 이를 13일 만에 뒤집을 때 반전의 계기를 만든 분이 박 전 대표다. 나는 그것을 직접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상황을 뒤집었다"고 말하며 양손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정치권의 ´보통명사´이긴 하지만, 그 역시 "박 대표님"이라고 칭했다.

그는 이어 "그럴리는 없겠지만, 박 전 대표가 특정 후보에게 부정적으로 말을 하거나 무관심 하게 되면, 선거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명하다"면서 "그래서 선거 때 마다 박 전 대표가 나서주길 바라는 것이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지방선거에서 박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분위기와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당의 이익을 위해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친박에서 지지할 서울시장 후보가 딱히 없어"

김 의원은 언론에서 ´친박´으로 분류된다. ´본인이 친박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그는 "굳이 ´친이´ ´친박´으로 나누자면 내가 친박이구나 ´언더스탠딩(understanding. 이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 "지난 18대 총선 당시 친이쪽에서 나에게 공천을 안주려고 했다. 다른 사람을 우리 지역(서울 강동구갑)에 후보로 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친박에서 제기한 이른바 ´공천학살´에 자신도 타깃이 될 뻔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나를 ´친박´이라고 하는데, 친박쪽에서는 (나에 대해) 섭섭한 입장이 있을 것이다. 내가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부분이 있으니깐... 그에 대해서 뭐라고 할 수는 없고, 나는 이 대통령도 박 전 대표도 잘모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시 구청장협의회 회장으로 시정을 적극 뒷받침했고, 박 전 대표의 ´천막당사´ 시절에는 원내부대표로서 대안정책을 가진 정당으로 한나라당이 자리 잡도록 하는데 노력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
특히 그는 당내 계파 따른 ´서울시장 경선구도 전망´도 내놓았다.

"구도로 보면, 친박쪽이 지지할 후보가 없다. 오세훈 시장을 지지하는 것도 그렇고, 원희룡 의원을 (지지)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나경원 의원도 아니고,.. 딱 집어서 지지할 후보가 명정되어 있지 않다. 상대적으로 나를 봤을 때는 우호적이지 않나. 내가 꼭 ´친박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나를 지지해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결국은 친박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하자 "아마 지지는 친박쪽이 많을 것이다. 내가 ´김칫국´부터 마신다고 할 수 있겠지만, (친박쪽에서) 더 지지를 하지 않을까, 가능성이 높지 않나,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나에게 ´후보 단일화´란 없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후보단일화 제안이 온다면 어떻게 하겠나´라고 묻자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나에게 단일화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여야 정권 쟁탈전에 있어서는 정권을 잡기 위해 단일화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내 선거에서 후보단일화한다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면서 "후보가 다양할수록 좋지 않은가. 유권자들도 다양한 후보가 있는 당을 선택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서울시장 경선에서 후보단일화를 한다면, 오세훈 시장을 꺾기 위해 하자는 의미인데, 국민들이 볼 때 얼마나 무미건조한 선거인가. 오 시장이 아무리 강력한 후보여도 당과 대의원들에게 호소해야지, 단일화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개인의 정치적 목표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국민을 위한 정치에는 도움 안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2002년 대선경선 당시 1.5%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경선에서 중도 포기하지 않았고, 선거 후 당대표가 됐다. 민주당 정동영 대표도 2002년 대선경선에서 졌지만, 끝가지 완주해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정당성을 실어 줬다. 이후 당대표가 됐고, 대선후보도 됐다"고 말했다.

"이번 경선을 계기로 거침없는 정치를 할 것"

그는 2시간 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는 당락을 떠나서..."라는 표현을 수차례 썼다. 아직 선거전이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포기한 것일까. 그가 승리에 집착하지 않는 이유는 경선 자체가 아닌, ´경선 이후 정치행보´에 방점이 찍혀있기 때문이었다. 그가 이번 선거를 통해 자신에게 던진 화두는 "거침없는 정치", "자기정치"다.

그는 ´경선 이후를 생각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긴 숨을 내쉬었다. "처음 하는 이야기인데..."라고 천천히 두 손을 모으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의 나의 정치적 자세와 활동은 ´자제´와 ´절제´였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계기로 오픈되고, 적극적이고, 거침없는 정치를 할 것이다. 이제 내 나이도 50대 후반이라서 지금부터는 자기 정치, 또 무엇이든 거침없는 주장과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으로 가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누구 눈치를 보는 정치는 지났다. 이번 선거가 나에게는 당락을 떠나서 정치스타일과 정치의 길이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밖에도 그는 당내 일각의 ´조기 전당대회개최´ 주장에 대해 "조기 전대개최를 하자는 것은 지방선거를 이기기 위해서 하자는 것인데, 새 지도부를 구성한다고 해서 반드시 승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당 주류에서 전대에 나온 박 전 대표를 패배시킨다면, 이후에 박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다니겠는가"라면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조기전대 개최는 오히려 승리에 대해 확신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

그는 세종시 논란과 관련,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논의를 마무리 짓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세종시 문제는 정책이 아닌, 정치투쟁 성격으로, 이문제로 논의를 지속하는 한, 지방선거에 역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권력을 창출하는 사람의 문제로 논의할 수 있지만,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데 있어서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서울시장 선거를 열흘 앞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에 대해서도 "지방선거에 굉장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국민참여당과 민주당이 단일화 후보를 낸다면, 노무현 효과로 한나라당이 어려운 입장에 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가운데 민주당 김성순 후보를 "가장 바람직한 후보"라고 평가했다. 김성순 의원은 송파구청장 출신으로 자신과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그는 "김성순 의원은 송파를 키워낸 분이자, 서울시가 길러낸 훌륭한 행정가"라면서 "나와 김 의원이 경쟁을 한다면, 서울시의 장기 비전을 가지고 정책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야권의 다른 후보들은 김 의원에 비해 정치적으로 장점이 있지만, 서울시정 경험이 부족하고, 서울시정과 연결고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시민들 입장에서는 불안한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데일리안 =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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