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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민감한 뇌관’…병역 데드라인 임박


입력 2010.03.01 11:03 수정         이경현 넷포터

‘2년간 군입대’ 메이저리거 경력 치명타

최상의 시나리오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추추트레인´ 추신수(클리블랜드)의 미래를 거론할 때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병역 문제다. 82년생으로 올해 28세인 추신수는 30세가 되기 전에 2년간 군복무를 마쳐야 하는 병역 데드라인이 임박한 상황.

운동선수이자, 그것도 해외에서 뛰고 있는 추신수에게 한창 나이에 2년간 군에 입대해야한다는 것은 사실상 메이저리거로서의 생명에 큰 위기를 맞게되는 셈이다.

추신수는 2006 도하 아시안게임과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아예 대표팀 엔트리에도 탈락했고,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는 대표팀에 발탁돼 준우승에 기여했지만 병역혜택은 받지 못했다.

지금은 추신수에 대한 지지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만일 정말 병역문제가 발등의 불로 다가올 경우, 여론이 어떻게 바뀔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추신수에게 남은 기회는 올해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이다. 여기서 금메달을 따내면 합법적으로 병역혜택을 누리고 군 문제를 해결, 장밋빛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대표팀 지휘봉을 쥐고 있는 조범현 감독이나 김인식 기술위원장은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추신수는 무조건 발탁하겠다는 계획이다. 그간 추신수가 보여준 공헌도나 메이저리거로서의 상징성을 감안할 때, 올해 다소 부진하더라도 추신수가 대표팀에 발탁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하지만 만일 클리블랜드 구단이 추신수의 대표팀 합류를 극구 반대하거나 부상 같은 변수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할 경우, 혹은 대표팀에 참가하더라도 한국야구가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다면 추신수의 병역혜택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문제는 여기부터다. 추신수는 이제 병역문제 해결을 놓고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가장 손쉬운 대안은 역시 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취득하는 방법이다.

현재 추신수는 미국에서 매년 취업비자를 갱신해가면서 뛰고 있는 상태. 지난 방콕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면제를 받았던 박찬호도 마찬가지다. 추신수의 병역문제를 잘 알고 있는 클리블랜드 구단도 일찍부터 추신수에게 시민권 취득을 꾸준히 권유한 바 있다.

하지만 추신수는 영주권이나 시민권 취득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과거 백차승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병역기피 의혹이 불거지며 엄청난 비난을 받은 사례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주권과 시민권의 차이는 국적 유지에 있다. 시민권이 아예 한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 국적을 취득하는 것이라면, 영주권은 단지 미국에서 거주할 수 있는 권리만 얻고 한국 국적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만일 추신수가 영주권을 받으면 군복무를 면제 받는 것이 아니라 연기하는 것이 가능하다. 클리블랜드 구단이 지원한다면 추신수가 영주권을 발급받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추신수가 광저우 대회에서 병역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가장 유력한 대안이 되는 것이 바로 영주권 취득이다.

문제는 영주권이건 시민권이건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하는 것에 대한 한국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이다. 특히, 국내에서도 최근 몇 년간 운동선수들의 병역 비리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부상하면서 논란이 깊어지고 있다.

지금은 추신수에 대한 지지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만일 정말 병역문제가 발등의 불로 다가올 경우, 여론이 어떻게 바뀔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추신수가 시민권이 아닌 영주권을 취득한다고 해도 많은 이들은 그 영주권을 사실상 ‘시민권으로 가는 전 단계’로 의심할 수 있다. 당장은 추신수 본인이 그럴 의지가 없다고 하지만, 사람의 심리상 어차피 영주권을 취득할 것이라면 시민권에 대한 유혹 또한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추신수의 병역문제는 국내에서만이 아니라 미국 현지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그만큼 추신수의 메이저리그에서의 위상이 크게 높아진 것을 증명한다. 그러나 추신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병역의무에 대한 부담을 떨쳐버리고 올 시즌에는 야구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사를 일찌감치 밝힌 바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대선배 박찬호처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모든 논란을 깨끗이 정리하는 것이다.

올 시즌이 끝날 때 추신수는 다시 한 번 메이저리거로서의 밝은 미래를 기약하며 팬들 앞에 당당히 미소를 지어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데일리안 = 이경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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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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