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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가위기 탈출´ MB 초심으로 새판 짜야"


입력 2010.07.12 12:31 수정         김현 기자 (hyun1027@ebn.co.kr)

<6.2 지방선거 당선자 인터뷰-경기도지사>"쇄신, 시늉만 해선 안돼"

"지지부진한 규제완화도 문제…한나라 ´웰빙´만 관심 영혼이 없다"

6.2 지방선거에 당선돼 재선에 성공한 김문수 경기도 지사는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권력은 역시 오만할 수밖에 없게 되고, 오만은 방심을, 방심은 불행과 실패를 갖고 온다’는 생각을 많이 6.2 지방선거에 당선돼 재선에 성공한 김문수 경기도 지사는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권력은 역시 오만할 수밖에 없게 되고, 오만은 방심을, 방심은 불행과 실패를 갖고 온다’는 생각을 많이

민선 최초로 재선에 성공한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민선 5기의 키워드는 역시 ‘현장’이었다. 김 지사가 6.2 지방선거 당시 내걸었던 ‘더 낮은 곳으로’ 기치와도 일맥상통했다.

<데일리안>이 7일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만난 김 지사에게선 현장을 중시하는 그의 철학은 말 한 마디, 행동 하나하나에서 자연스럽게 배어나왔다. 이런 그의 철학은 지난 1일 열린 민선 5기 취임식을 전철역에서 ‘무료급식봉사’로 시작한 것에서도 드러났다. 도민들, 그 중에서도 서민들과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더욱 가까이 다가가 듣겠다는 그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한나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친서민 김문수’의 주가는 치솟고 있다. 청와대 박형준 정무수석은 한 언론과 “김 지사는 당당했고 자기 가치에 충실했으며 현장에서 뛰었다. (한나라당은) ‘김문수 리더십’을 배워야 한다”고 극찬을 아까지 않았다.

각종 언론은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의 여권내 유일한 대항마로 주저 없이 김 지사를 손꼽고 있다.

“취임식, 원래 연천 한센촌에서 하려 했다”

김 지사는 취임식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나는 원래 취임식을 거기가 아닌 연천에 있는 한센촌(한센인들이 모여사는 곳)에 들어가서 하려고 했다”며 “거기에 입지해 있는 건물은 100% 무허가이고, 불법노동자들이 있으며, 폐수가 흘러나오고 정부로부터 250번 이상 단속을 받은 그야말로 불법과 절망 밖에 없는 곳”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가 지난해 4월 도지사로선 최초로 포천 신북면에 있는 한센촌을 방문해 한센인들의 애환을 들은 적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취임식을 그곳에서 하려고 했다는 것은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김 지사는 “나는 최북단에 있는 거기서 하려고 했다”고 되뇌인 후 “연천은 원래 군인이 반이고 민간인이 반인 곳이며 98%가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라며 “그런 곳을 수도권이라고 해 놓고 (온갖 규제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 나는 거기 가서 이 정부의 행정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아직도 그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그런데 사람들이 다 반대하더라. 너무 멀고 너무 외지고, 또 한센촌 안에 들어가는 것은 좀 그렇지 않느냐 하더라”면서 “그래서 내가 중간 타협을 해서 의정부 가능역에서 취임식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더 내려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더 낮은 곳으로’ 가고자 하는 의지를 강조하면서 “취임식을 마치고 한센촌 2곳을 가서 그 분들의 얘기를 듣고 왔다”고 전했다.

“지방선거 결과, 이만하면 국민들한테 감사해야”

자연스럽게 여권의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질문을 했다. 하지만 김 지사에게서 되돌아온 답은 다소 의외였다.

그는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권력은 역시 오만할 수밖에 없게 되고, 오만은 방심을, 방심은 불행과 실패를 갖고 온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나는 원래 작년부터 ‘이번 선거는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착시현상이 많이 일어났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야권은) 기고만장해서 다 이긴 것처럼 하는데, 그래도 지금까지 (여권이 치른) 지방선거 중에 이번 선거가 가장 성적이 좋은 거 아니냐. 중간평가로선 여태까지 중에선 최고”라면서 “이만하면 많이 된 것이다. 나는 이만하면 국민들한테 감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물론 참패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은 더 참패했다”며 “(노 전 대통령 당시) 중간선거는 이번보다 더 참패였는데, 이번엔 덜 참패”라고 주장했다. “그 때 참패한 식으로 하면 나도, 오세훈 시장도 다 나가 떨어졌어야 했다”는 게 그의 논거였다.

김 지사는 다만 “정말 의외라고 보는 게 경남에서 뒤집어 진 것”이라고 지적한 뒤 “그건 오만 때문이다. 자기들이 뭔데 아무나 내도 된다고 생각하느냐”며 “그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고 여권 수뇌부를 비판했다.

그는 ‘강원도도 의외에 포함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강원도는 과거에 그런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다 치더라도 경남은 그런 사례가 없었다”면서 “완전히 건방 떨다가 잡힌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중간평가적 선거에서) 서울과 경기, 인천은 원래 집권당이 이기지 못했기 때문에 이만한 것도 오히려 감사해야 하지만 경남 선거에 대해선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6.2 지방선거에 당선돼 재선에 성공한 김문수 경기도 지사. 6.2 지방선거에 당선돼 재선에 성공한 김문수 경기도 지사.
“한나라당, 이번에 쇄신 못하면 더 세게 심판받을 것”

김 지사는 한나라당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영혼이 약하다”는 지적을 내놨다. 그는 “기본적으로 소위 영혼이라고 하는 애국심과 애민 정신이 약하다”며 “'웰빙'에 좀 더 관심이 많다. 그래서 다음에 어떻게 재선되느냐, 누가 입각하느냐, 누가 당직을 맡느냐, 후원금 좀 들어오느냐, 외국으로 어디 놀러갈까 이러고 있는 것 아니냐”고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정말 국민들을 위해 얼마나 눈물을 흘리고, 얼마나 잠을 못 자면서 고민해 본 적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지사는 ‘한나라당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변화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상대적인 관계”라고 전제, “우리가 안 변해도 상대가 더 못하면 국민들은 할 수 없이 우리를 택할 수밖에 없다”면서 “한나라당이 못하면 민주당 등 다른 당이 좀 잘 해주면 좋은데, 지금 상대도 보면 크게 변한 것이 없다. 그래서 대한민국 전체가 위기에 봉착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쇄신운동을 해야 한다. 그런데 쇄신의 힘이 내부에 있느냐, 내적으로 자기 쇄신의 열망이 굉장히 크냐가 문제”라며 “이번에 쇄신을 못하면 국민들은 아마 더 세게 심판을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굉장한 위기상황에 와 있다고 본다”고 강력한 쇄신을 요구했다.

그는 또 청와대와 정부의 인적개편 문제를 거론, “어떻게 할진 모르지만, 나는 청와대가 지금 하는 것을 보면 개각하는데도 정말 죽기 살기로 한다는 느낌은 별로 안 든다”며 “아직 여유가 상당히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실패할 것이다. 그것을 국민들도 읽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 제2의 취임식이라는 생각 갖고 쇄신해야”

지방선거 이후에도 쇄신바람이 언뜻 불다 금방 수그러든 여권의 답답한 상황 등에 대해 지적하자, 김 지사의 여권을 향한 쓴 소리는 거침없이 쏟아졌다.

그는 “나는 제일 답답한 게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이 왜 못 합치냐 이거다. 나는 이해가 안 간다. 이건 내가 선거 끝날 때부터 강력하게 주문했었는데 아직까지 안 된다”고 힐책했다.

그는 “이는 결국 두 사람 다 망하는 길”이라며 “박 전 대표도 굉장히 어려워 질 것이다. 자기(박 전 대표)도 득본 것 없고, 이 대통령도 득본 것이 없다. 이게 참 이해가 안 간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아울러 김 지사는 이 대통령을 겨냥, “지금 인선을 어떻게 한다는데, 사람 쓰는 것을 보면 대통령한테 편한 사람 위주로 쓰는 것 아니냐. 정말 어떻게 이 난국을 극복하려고 하는지...”라면서 “자기한테 가장 불편하더라도 그 분야의 제일 베스트인 사람을 찾아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일침을 놨다.

그는 손으로 테이블을 내리치며 “당도 그렇다. 지금 당 대표를 누가 해야 하느냐”면서 “당연히 지금부터 당 대표를 박근혜가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이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라는 물음에 “후반기요?”라고 반문한 뒤 “지금 완전히 새로 취임을 한다고 생각하고 판을 짜고 쇄신해야 한다”며 “‘개각’이라고 봐선 안 되고 초심으로 돌아가 완전히 새로 시작해야 한다. 제2의 취임식이라는 기분을 갖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2 지방선거에 당선돼 재선에 성공한 김문수 경기도 지사. 6.2 지방선거에 당선돼 재선에 성공한 김문수 경기도 지사.
“청와대에 앉아서 뭘 알 수 있느냐” … “현장으로 뛰어 나가야”

김 지사의 이 대통령을 향한 고언은 계속됐다. ‘현장으로 가서 민심을 파악하라’는 게 그의 포커스였다.

그는 “이 사회 밑바탕에 어떤 불신과 절망, 깊은 신음이 있는지에 대해 높은 사람들이 좀 알아야 한다”며 “그런데 청와대에 앉아서 뭘 들을 수 있느냐. 나는 여기 앉아서도 현실을 모르는데, 청와대에 앉아서 뭘 알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모르면 모른다고 생각해야 되는데, 청와대에만 가면 ‘자기가 다 안다’고 생각한다”면서 “보고서 보고 알 수 있는 게 뭐가 있느냐. 국정원, 경찰 등 오만가지 보고가 다 있지만 전부 엉터리다. 제대로 현실을 반영한 게 어디 있느냐. 그래서 나는 그걸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민심 파악이 완전히 틀렸지 않느냐. 이번에 제대로 예측한 기관이 어디 있느냐”며 “그러면 그거 고쳐야지. 요즘같이 달나라도 탐사하는 시대에 현존하는 민심도 파악 못하느냐”고 힐책했다.

김 지사는 이어 “여의도연구소를 대개혁하거나 청와대에 신설되는 사회통합수석에게 맡겨 ARS만 돌리지 말고 FGI(포커스 그룹 인터뷰), 최신기법 등에 대한 여론조사 전문가들과의 심층 스터디도 하고, 큰 민심의 주요한 파트를 불러다 여론도 듣고, 현장에 나가서 민심 동향을 파악하는 최고의 전문가들을 청와대에 딱 뒷받침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부연했다.

아울러 그는 “나한테도 이런 저런 보고가 들어오는데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니 올리지 말라고 확 줄여버렸다. 신문도 올린다고 해서 인터넷에 들어가면 다 보니 (올리는 것을) 아예 싹 없애버렸다”며 “대신에 ‘그 시간에 그 인력 갖고 현장에 뛰어 나가라’ 했다. 그래서 365일 24시간 민원실도 만드는 등 시스템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공무원들이 청사에 앉아서 뭐하느냐. 청사가 좁다고 하는데 왜 좁은가”면서 “우리는 며칠 전에 수원역사를 빌려서 365-24 민원실 만들었다. 앞으로 안양역이고, 부천역이고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관청을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러 가지로 지금 국민들과 어떻게 소통해 나갈 것이냐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고민의 일단을 내비쳤다.

김 지사는 ‘신문만 열심히 읽어도 민심을 파악하는데 도움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신문도 정신 차려야 한다. 신문도 다를 바 없다”며 “사실 기자들도 취재 안 하지 않느냐. 앉은뱅이 기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시늉만 해서 되지 않아 … 대대적인 대혁신해야”

이와 함께 김 지사는 지방, 국회, 당 등에 대한 강력한 분권을 요구했다. 그는 “지방자치 분권도 과감하게 해야 한다. 대통령 혼자 끌어안고서 뭐 하겠느냐. 국회에 권한을 줄 것은 과감하게 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특히 그는 “당은 ‘박근혜 너 당 맡아서 마음대로 해봐. 대신 나 도와줘’, 국무총리도 책임총리 임명해서 ‘너 해봐’ 하면 안 되느냐. 장관도 (권한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그런데 장관 이하 인사를 청와대에 앉아서 주물락거리려니 복잡하게 영포회도 필요한 것 아니냐. 권한을 주는데 청와대에서 뭐가 필요하겠느냐”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지금은 그냥 시늉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다. 이 나라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뒤 “내가 대통령에게 ‘규제를 풀라’고 했는데, 내가 도지사해서 돈 벌어 가져 갈 것도 아닌데 뭣 때문에 하라 그러겠느냐. 이런 정신 상태론 중국과 경쟁이 안 되기 때문”이라며 “대대적인 대혁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의 쓴 소리는 구체적으로 변화했다. 이명박 정부의 각 정책분야에 대해 하고픈 말이 있었던 듯 빽빽이 적힌 수첩을 꺼내 들여다보며 한 마디 한 마디를 더해 갔다.

그는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 “규제 같은 것도 자기(이 대통령)가 취임할 때 푼다고 했으면 초심처럼 확 풀어버려야 하는데 지금 지지부진, 지지부진이다”라고 지적했고, 공무원 구조조정에 대해 “행정도 대혁신해야 한다. 공무원들 봉급 올려주는 것은 좋은데, 그 밑에 공무원도 못 되고 공무원 하겠다고 ‘수백 대 일’로 줄서 있는 젊은이들의 절망 등에 대해선 무엇으로 답을 해야 하느냐. 이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정말 깊이 봐야 한다”고 소리쳤다.

김 지사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 “‘비핵·개방 3000’. 그래서 뭐냐. 이것만 갖고 일이 되느냐”며 “트랙을 하나만 갖고 해선 안 된다.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든지, 변화를 시키든지 여러 가지 트랙이 필요하다. 하나 갖고 안 되면 또 다른 트랙을 가동시켜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내가 탈북자들을 만나보면 (정부가) 탈북자들도 안 도와주고 있다. 요덕스토리는 돈이 없어서 못한다고 하고, (대북 삐라) 풍선을 올리는데 1년에 몇 억만 있으면 된다는데 그것도 안 도와주느냐. 도대체 뭐하는 통일부냐”고 질타했다.

6.2 지방선거에 당선돼 재선에 성공한 김문수 경기도 지사. 6.2 지방선거에 당선돼 재선에 성공한 김문수 경기도 지사.

“한나라당 교육도 없고, 뭘 교육할 건지도 없다”

김 지사의 포문이 이번엔 한나라당을 향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교육이 없고, 뭘 교육시킬 것인지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용어의 정의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보수라고 하는데, 뭐가 보수냐. 대한민국의 진짜 수구꼴통은 주사파, 좌파들이다. 그렇지 않느냐”며 “박정희가 얼마나 혁신적이고 개혁적이었느냐. 누가 개혁이고 누가 혁신이며 누가 진보냐”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본적으로 텍스트북이 없다. 한나라당이 뭘 하고자 하는 정당인지, 이 사회를 어떤 사회로 만들겠다고 해놓은 교과서나 텍스트북이 없다”면서 “예수교는 성경, 불교는 대장경, 이슬람교는 코란 등이 있고, 영국의 노동당도 노동당의 강령에 뭘 하고자 하는지 다 있는데, 한나라당은 뭐가 있느냐”고 질책했다.

그는 “이 텍스트북을 공부해서 기본정신에 일치하는 사람이 국회의원도 되고, 장관도 되는 등 움직여 나가야 하지 않느냐. 한나라당이 집권당이라면 그렇게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게 있더라도 그 사람이 매번 설교하고 예배보고 해야 한다. 나는 예수교가 성경이 있지만 매주 예배를 안 봤다면 망했을 것이고, 존재할 수 없었다고 본다”며 “그런데 이 한나라당은 바이블도 텍스트북도 없고, 신학교나 목사, 설교와 전도도 없다. 이게 안 망할 수 있겠느냐. 이건 백발백중 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의 주제는 4대강으로 넘어갔다. 앞서 그가 말했던 ‘전도의 필요성’에 대해 말하려는 듯 했다.

김 지사는 “(좌파들은) ‘물이 고이면 썩는다’고 이따위 선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 나는 (선거 당시) 유시민 후보하고 (TV토론) 할 때 ‘오늘 아침에 물 마셨느냐. 그 물 무슨 물이냐. 팔당댐 물 아니냐. 팔당댐 물은 고였느냐 흐르느냐. 그럼 썩은 물은 왜 먹느냐’고 했다”면서 “북한강엔 팔당, 청평, 의암, 춘천, 화천, 소양강 등 댐이 많기 때문에 수질이 1등이다. 댐이 많아야 수질이 가장 맑아지고 수량이 제일 풍부해진다. 수량이 유지돼야 똑같은 오염물질이 들어와도 희석돼 자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정말 간단한 이야기 아니냐”며 “(좌파들의) 선동이 ‘물이 고이면 썩는다. 댐과 보를 만들면 물이 썩는다’ 이런 거다. 일반인들은 그 되지도 않는 소리만 계속 듣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담배를 피워야 스트레스가 해소돼 장수한다’고 누가 그러고 있는데 ‘맞아, 맞아’ 하면서 듣고 있는 것과 똑같다”고 빗댔다.

“‘물통 발언’한 내가 무식하다고, 누가 무식한지 모르겠다”

김 지사는 최근 취임하자마자 이른바 ‘물통’ 발언으로 좌파 언론들의 집중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지난 달 29일 실국장회의에서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유기농가와 종교계를 겨냥, “물통안에서 기도를 한다고 하는데, 무엇을 기도하는지 모르겠다. 말도 안 되는 선동을 하고 있다. 11개 유기농가 때문에 물탱크 조성 사업을 포기해야 하느냐”고 비판한 게 발단이었다.

그는 “신부님들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하시면서 여기 와서 머리 깎고 고생하시고 있다. 또 팔당댐 안에 가서 미사하고 그러신다”고 언급한 뒤 유기농가 철거문제와 관련, “국유하천 부지안에 유기농을 하는 11가구가 있는데, 이걸 ‘철거하면 안 된다’고 하고 있다”며 “(수도권) 2500만이 마시는 물탱크 안에 들어가 소와 돼지의 똥으로 된 거름을 뿌리는 유기농을 한다는데, 그 거름엔 질소와 인이 대부분이어서 녹조를 발생시켜 수질엔 가장 해롭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사유지도 아니고 국유하천부지 안에서 이 짓을 하는데, 여기 가서 ‘생명평화미사’를 한다 해서 내가 ‘물 깨끗하게 하자는 미사를 해야지, 무슨 미사를 보고 있느냐. (유기농) 11가구가 자기 돈 버는데 이것을 가서 옹호해주는 미사 아니냐. 나머지 2500만은 이 사람들이 뿌린 소와 돼지의 똥을 마시고 살라는 것이냐. 이런 미사가 무슨 미사냐’고 했더니 내가 막말했다고 민주당까지 다 들고 일어나더라”고 너털웃음을 보였다.

그는 “나한테 ‘무식한 막말’이라고 하는데, 정말 내가 무식한지 자기들이 무식한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김 지사는 “오늘(7일)도 여주군수가 왔다 갔는데, 여주 군민 중에 90% 이상이 다 찬성인데 몇 명 안 되는 사람들이 데모한다고 하더라”고 말한 후 “반대하는 모임의 회장은 음식점을 하는 사람인데, (여주에 생기는) 보 앞에서 식당을 한다. 보가 생기면 이 사람은 돈을 엄청 벌게 돼 있다”며 “자기는 벌 거 다 벌고, 득볼 건 다 보면서 데모를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여주는 4대강 반대 데모의 최선봉을 서고 있는데, 여주군은 1500년 만에 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기회가 왔다”면서 “요즘에 여주를 가보면 장사며 술집, 밥집 등 음식점이 다 잘돼 보 3개만 다 막으면 그 때부턴 시로 승격한다고 여주가 꿈에 부풀어 있는데, 그 몇 명이 반대하고 있다. 그런데 밖에 알려지기로는 수경스님, 신륵사 등 (4대강) 반대의 진앙지로 돼 있으니 참 아이러니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서 경부고속도로 40주년을 거론, “옛날에 우리도 반대했다. 차도 없는데 고속도로 만들고, 이는 박정희가 독재하려고 히틀러의 아우토반과 똑같은 거 만든다고 반대했다. 그 때 서울대 교수들 등 다 반대했다”며 “그런데 요즘 고속도로 타고 다니면서 ‘그 때 내가 반대했던 게 문제가 있었다. 선견지명 부족했다. 박정희가 멀리 내다보는 힘이 있었다’고 자기 고백하는 사람 몇 명이나 되느냐. 난 10명도 못 봤다. 아직도 빡빡 우긴다”고 질타했다.

6.2 지방선거에 당선돼 재선에 성공한 김문수 경기도 지사. 6.2 지방선거에 당선돼 재선에 성공한 김문수 경기도 지사.

“대선출마, 현재 도지사로서 거기에 맞게 여러 가지 노력”

김 지사에게 마지막으로 2012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물었다. 그는 “현재 도지사로서 거기에 맞게 여러 가지 노력을 하겠다”고 피해갔다.

대신 안보의식 강화의 필요성에 대한 견해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는 “북한을 보면 북한은 오직 김일성의 빨치산 역사부터 김일성 동상만 있다.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있다는 소리를 못 들어봤다. 우리 민족이 그렇게 중요하고 ‘우리 민족끼리’를 말하는 저들은 민족은 없고 오직 국가, 그것도 국가라기보다 김일성 왕조 이외에 다른 공부는 안 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걸핏하면 ‘대~한민국’ 하면서 대한민국 국사도, 정통성도 모르고 애국심도 하나도 없다”면서 “이 사회 지도자들은 조선시대 사람인 세종대왕과 이순신 예찬론을 펴면서 정작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을 세운 이승만에 대해선 한마디도 아는 것도 없고, 존경도 안 하고 동상 하나 없으며 책 한권 안 읽는 이런 나라가 어디 있느냐. 그래서 김일성이 세운 저 나라와 싸워서 이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종교와 비유, “이쪽은 예수교인데,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성경도 없고, 읽어본 적도 없고, 설교나 전도도 안 하고 희생도 안하는데 저쪽은 사이비 종교지만 매일 읽고 암송하고 절하는 사이비하고 맞닥뜨리면 누가 이기겠느냐”면서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대한민국과 세계에서 가장 실패한 국가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하고 싸우면 어디가 이기겠느냐”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선군정치, 적화통일, 선제 기습공격을 할 수 있는 나라지만, 우리는 기습공격을 못하게 돼 있다. 그러면 누가 이기겠느냐”면서 “사상과 이념적으로 우리는 완전 무장해제 돼 있고, 저쪽은 완전히 똘똘 뭉쳐 있다. 경제가 조금 앞서 있다? 이거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보통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념의 시대는 갔다고 하는데 정말 갔느냐. 이거부터 토론해 봐야 한다. 세계는 다 갔더라도 우리 한반도는 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시간이 채 안되는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은 인터뷰 시간 동안 질문자의 질문보다 어떤 때는 앞서서 어떤 대목에선 더 깊고 자세히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던 김 지사는 인터뷰가 끝나자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먼저 일어서서 참석자들에게 다가와 악수를 건넸다. 굳게 힘주어 잡은 손이 아플 정도였다.[데일리안 = 이종근 편집국장/ 정리 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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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기자 (hyun1027@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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