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대북동영상 입수 보도 "단둥 세관서 트럭 지프 4천대 통과"
북한의 중국 의존도가 심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조선일보>는 23일 “중국제 군용 트럭과 지프 3000~ 4000대가 지난달 북한에 들어간 것으로 22일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대북소식통으로부터 입수한 동영상 8개(2~16분)에는 지난달 내내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세관에 중국에서 생산된 국방색 군용 트럭과 지프들이 매일 100여대씩 들어와 통관 절차를 밟은 뒤 북한에 들어가는 모습, 중국제 군용차들이 1만㎡ 크기의 단둥 세관 주차장에서 일반 차량들과 함께 통관을 기다리는 모습, 군용차량들을 가득 실은 2층 트레일러 차량이 단둥 세관에 들어오기 위해 도로변에서 대기하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북한 내부의 고위 소식통은 “김정일의 후계자인 김정은이 '7·27 전승기념일(정전협정 체결일)을 앞두고 군부에 하사하는 선물”이라며 “1970~1980년대 생산된 북한군 차량들은 너무 노후돼 작전 능력이 떨어지고 장병들의 불만도 크기 때문에 김정은이 군부의 충성심을 사고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중국 도움을 받아 낡은 차량들을 교체해준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신문은 단둥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평소 북에 들어가는 중국제 차량은 전부 민수용이었는데 7월에는 군용 차량들이 대거 들어갔다”며 “각급 부대의 전투지휘 차량으로 쓰일 지프는 장교들에게, 트럭은 사병들에게 각각 지급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또 동영상에는 군용 차량 외에 덤프트럭, 대형 버스, 승용차, 유조차, 농기계, 중장비 등 다양한 차량들이 북한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차량의 앞유리에는 조선승리무역회사, 대성9무역, 조선대성6무역상사, 조선남강무역총회사, 조선려명 등의 수취인 이름이 한글로 쓰였다. 수취인 가운데 대성무역은 김정일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 산하 무역회사로 미국 정부의 제재 명단에 올라 있으며, 대성6무역은 주로 수입을, 대성9무역은 중계무역을 담당한다. 승리무역과 남강무역은 인민무력부 산하 무역회사다.
이 밖에 ‘조선국제려행사’라고 측면에 페인트칠이 된 관광버스들이 단둥 세관 주차장 한쪽을 가득 메운 장면, ‘평북44’로 시작하는 번호판을 단 액화천연가스 운반차량 수십대가 줄지어 단둥 세관으로 들어오는 모습도 동영상에 포착됐다.
북한에 들어간 군용 트럭은 이치(一汽)자동차가 생산한 적재중량 6톤짜리 차량으로 김정일이 지난 5월 방중 당시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에 있는 이 회사 본사를 방문한 바 있다. 또한 군용 지프는 100마력 엔진을 탑재한 배기량 2200㏄짜리 BAW(베이징오토워크스)사 제품으로 현대자동차 중국법인과 합작관계에 있는 베이징자동차의 계열사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석유 등 필요한 화석연료 거의 전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데일리안 = 변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