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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준 "따분한 보수는 가라! 나는 쿨보수다"


입력 2011.10.04 08:15 수정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인터뷰>"보수 핵심은 변화 개혁 통해 자본주의 시장경제 지키는것"

"10~30대 탈이념의 세대 그들과 소통해야…강남좌파? 부조화의 조합"

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보수의 핵심은 변화와 개혁을 통해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자는 것이다. 이게 바로 ‘쿨(cool) 보수’다.”

‘MB의 복심’이라 불리는 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은 23일 <데일리안>과 만남에서 ‘쿨 보수’를 주창하고 나섰다. 최근 들어 화두인 듯 지속적으로 주장한 내용으로 평소 거침없는 그답게 ‘쿨 보수’에 대한 정의도 명확했다.

그는 우선 2011년 현재, ‘이념의 시대’는 끝났다고 바라봤다. 경제를 예로 든 그의 설명은 이렇다. 1960년대 저렴하고 싼 노동력 위주에서 1970~80년대는 정부주도형으로, 이후에는 기업 혁신으로 가고 있다. 기업 혁신은 우수한 산업자본으로 바뀌며 한쪽에서는 ‘부의 경제’로 다른 한쪽은 ‘산업 생태계 경제’로 간다. ‘부의 경제’는 막강한 부를 만들어 이를 바탕으로 언론과 정부기관을 컨트롤하면서 자기 기득권을 지키려고 한다. 이를 그는 ‘기득권 보수’ 혹은 ‘따분한 보수’라고 불렀다. 그리고 ‘산업 생태계 경제’로 가는 쪽은 변화와 개혁으로 국민에게 다가간다. 즉 ‘쿨 보수’라는 이야기다.

선진국의 보수당들이 장기 집권하는 이유도 바로 ‘변화와 개혁’을 통한 복지정책을 만들어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또한 상대적 개념으로 볼 수 있는 진보진영에서의 총선·대선 집권 전략으로 내세운 ‘강남좌파’라는 브랜드에 대해서는 “좌파, 우파 또는 보수, 진보 하지만 10대에서 30대까지는 이념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며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이 보수면 자신은 진보, 싫어하는 사람이 진보면 보수라고 하더라. 현안에 따라서도 통일문제를 진보적으로 외치는 사람들을 싫어하는 것 보면 굉장히 보수적이지만 기득권을 누리는 형태의 경제에 대해서 진보처럼 행동한다”고 평소 관찰한 지점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념 이야기는 정치권 밖에 없다”며 “특히 10대에서 30대가 주장하는 것은 ‘변화와 개혁’ 그 다음은 자기중심적인 생각”이라고 했다. ‘자기중심’의 사례로 그는 대기업 성장이 자신의 삶에 무슨 영향을 끼치느냐는 반문을 많이 듣는다고 했다. 자신의 삶과 어떤 연관이 있느냐의 여부부터 따지고 드는 세대라는 말이다.

특히 그는 “내가 규정하는 좌파는 시장경제를 부정한다”며 “‘강남좌파’는 그 내용 자체가 전혀 다른, 맞지 않는 두 단어가 붙어있다. 결국 자신이 규정한 이념과 행동이 다른 것인데 차라리 그냥 ‘변화와 개혁을 원하는 쪽’이라는 게 맞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오히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정체성을 잇는 보수의 재집권을 위해 10대부터 30대까지와의 ‘소통’에 방점을 뒀다.

“변화와 개혁의 포인트에는 10대부터 30대가 있고 이들은 빠르고 엄청난 파워가 있으며 소통구조도 다르다. 우리는 그들의 소통 구조를 배우고 서로 소통해 나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중산층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고 어쨌든 중산층이 두터운 나라로 만들도록 애를 써야 한다.”

“MB정부의 복지는 ‘따뜻한 경제’, 시장경제에서 탈락한 자들을 정부가 보듬어야”

‘변화와 개혁’의 ‘쿨 보수’라는 맥락에서 그는 이명박 정부 초기 내세웠던 프로젝트 ‘휴먼 뉴딜’부터 사교육과의 전쟁, 30년후 먹을거리 준비,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복지 논쟁’, 대기업 규제라 비판받았던 연기금 주주권 행사 등에 대한 의견도 풀어나갔다.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라는 주제로 시작한 프로젝트 ‘휴먼 뉴딜’. 이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 내세운 3가지 정책은 가계지출 줄이기, 가계수입 늘리기, 사회안전망 구축이다. 그는 “가계지출을 줄이기 위해 먼저 시작한 게 ‘사교육과의 전쟁’”이라며 “교육개혁이나 공교육 강화 차원보다는 가계지출을 줄이지 않으면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중산층 문제가 더 심각했다”고 토로했다.

가계수입을 늘리기 위한 대한민국 향후 30년 먹을거리 준비하기 위해 미디어 콘텐츠, 원전과 유전을 준비해왔던 것도 밝혔다.

아울러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불거진 복지논쟁에 대해서는 “복지, 경제집중, 양극화 이 세가지는 내년 대통령선거까지 이어 갈 이슈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복지 = 포퓰리즘’이라는 등식은 맞지 않고 예산이 되는 한, 정부가 시장경제에서 탈락한 자들을 보듬어야 한다”고 ‘따뜻한 자본주의’를 강조했다.

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모든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국가는 복지국가를 추구해왔고 자본주의 역시 항상 진화하며 다른 체제와 경쟁해 왔기에 이겨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또한 그는 “선택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로 나눠 싸우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어느 나라든 선택만 하고 보편적 복지를 하지 않는 나라는 없고 정부 예산 안에서 효율적 선택과 보편을 조합해야 복지정책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대기업을 옥죈다는 비판과 관련, 그는 “동반성장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게 아니라 대기업의 생존전략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중소기업이 해야 효율적인 것도 많다. 결코 ‘반기업’과는 전혀 다르다”고 부정했다.

감세 철회 등 ‘MB 노믹스’가 후퇴됐다는 지적에는 “MB노믹스의 일부만 보고 하는 이야기”라며 “감세 기조는 가는 데 일정을 조절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그의 후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민생활은 팍팍하다고 하자 “사실상 경제학적으로는 중산층이 50%인데 국민들에게 물어보면 20%만이 중산층이라고 답하는 것은 상대적 박탈감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며 “어떻게 경제집중화를 막고 양극화를 해소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도 나름대로 하고 있다”며 “그래도 내년이 되면 조금씩 개선되고 나아질 것이다. 그럼에도 (경제집중화와 사회양극화 해소를) 우리 정부에서 못하면 일단 기반을 마련해 다음 정부에 넘겨줘야 한다”고 멀리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

정치쪽으로 눈을 돌려서는 ‘안철수 바람’ 역시 국민들의 변화하고자 하는 열망 표현으로 봤다.

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한편, 곽 위원장을 만난 이날은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들에게 금품을 줬다는 의혹이 불거졌던 시점이다. 여기에 곽 위원장의 실명까지 거론했다. 이와 관련, 곽 위원장은 “진짜 모르는 사람”이라며 “2008년 그가 말했을 당시에는 청와대 수석 자리에서 물러나 있었다”고 어이없어 했다.

또한 그는 “여의도에서는 ‘유명세를 탄다’고 그러던데 교수라 그런지 기분이 안좋다”며 “이런 식으로 하면 법적 조치까지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27일 곽 위원장을 비롯해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임재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 등 금품·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측근 인사들은 일제히 이 회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데일리안 = 대담 이종근 편집국장 / 동성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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